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폴란드

폴란드의 시작, 바벨 성(Zamek Królewski na Wawelu)

佳人 2018. 1. 24. 09:00

다시 계속 그로즈카(Grodzka) 거리를 따라 진행하다 보면

바벨성(Zamek Królewski na Wawelu)에 다다르죠.

바벨성은 역대 폴란드 왕이 살았던 왕궁이라고 하네요.

그때는 이곳 크라쿠프가 폴란드의 도읍이었지만, 지금은 바르샤바가 수도죠.

 

바벨성은 그 위치가 아주 절묘한 곳에 있습니다.

처음 이곳에 건물을 짓기 시작한 것이 1.000년으로 크라쿠프 주교에 의해 시작되었답니다.

정말 오랜 세월을 이곳에서 묵묵히 바라보았을 것 같습니다.

 

언덕조차 별로 보이지 않는 이곳에 비스와 강이 크라쿠프 구시가지 방향으로 흐르다 언덕에

가로막혀 갑자기 ㄱ자로 꺾이는 지점에 있는 단단한 바위 언덕 위에 성을 건설했습니다.

지관을 불러 풍수지리를 따져가며 입지를 정했겠지요?

 

지도를 살펴보면 비스와 강이 보이고 바벨성이 보입니다.

바벨성 북동쪽이 바로 구시가지로 성벽이 있던 자리는 녹지로 변해 공원이 되었음을

지도상으로도 볼 수 있고 왕궁을 지을 때 평지에 단단한 돌로 이루어진 언덕이라면

더 이상 좋은 입지 조건은 없지 싶습니다.

 

북쪽 끝으로 보이는 탑은 지그문트 탑(The Royal Sigismund Bell/Królewski Dzwon Zygmunt)

이라고 하는데 폴란드에서는 가장 큰 동종이 있다고 합니다.

1520년에 주조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국가적인 큰 행사가 있을 때는 타종을 한다고 합니다.

 

동종의 둘레가 무려 8m에 가깝다고 하네요.

특별히 종을 매단 부분은 나무로 만들었다는데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짜 맞추기 기법으로

만들어 종을 걸어두었다고 합니다.

종의 추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진부한 이야기 때문에 이곳에 오면 누구나 만진다네요.

 

바벨성 안으로 들어가는 문 입구에는 청동 기마상이 하나 보입니다.

18세기 말 3국 분할에 반대해 반란을 일으킨 폴란드의 영웅 타테우시 코시추시코입니다.

나라가 힘이 없으면 주변 강대국에 휘둘리는 게 불문가지가 아니겠어요?

 

재미있는 이야기로는 어느 날 갑자기 이 청동 기마상이 사라져 버렸답니다.

아마도 청동 기마상이 스스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네요.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못마땅해 말을 타고 가버렸나요?

 

지금의 모습은 1976년 다시 만든 것이라 합니다.

어디로 갔을까요?

아직 어디로 사라진 지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성문을 통과하자마자 오른편을 보면 우리 눈에도 친숙한 교황 바오로 2세의 청동상이 보입니다.

바오로 2세는 고향이 바로 이곳이라지요?

대학도 여기에 있는 야기엘론스키 대학교(Uniwersytet Jagielloński)를 졸업했다고 하네요.

 

교황을 배출한 대학이라 자부심도 대단하겠지요?

대학뿐이겠어요?

이곳 크라쿠프의 자랑이겠지요.

 

여기에 교황의 청동상을 세운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요한 바오로 2세가

1978년 교황에 선출되기 전 1946년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에 이곳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성당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의미 있는 성당이기에 문 앞에 청동상을 세워두었다 합니다.

당시 이름은 카를 보이티와였다고 하네요.

사제 서품을 받고 그다음 날 이 성당 지하에서 사제 서품 후 첫 미사를 집전했던 곳입니다.

그리고 1958년 9월에는 크라쿠프 대교구의 보좌 주교로 서임되기도 한 곳이라네요.

 

조금 위로 올라가며 왼쪽을 바라보면 세 개의 예배당이 있는 성당이 보입니다.

이곳이 바로 카테드라 바벨스카라는 바벨 대성당이죠.

바벨성 대성당(Katedra Wawelska)은 바벨 언덕에 자리 잡은 성당으로

지금은 크라쿠프 대교구의 대성당이랍니다.

 

1320년 고딕 양식으로 착공되어 수 세기 동안 증축하며 건축양식도 르네상스 양식과

바로크 양식이 가미되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건축 기간이 길어지면 건축 양식 또한 유행을 타게 마련이겠지요?

 

바벨성의 모습을 청동으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폴란드 왕국이 이곳에 있을 때는 물론 바르샤바로 천도한 후에도

왕의 대관식과 영결식이 열렸다고 하니

전통을 얼마나 중시하는 곳인가 알 수 있습니다.

 

대성당 지하에는 폴란드를 통치했던 역대 왕들의 무덤이 있고 성직자나 폴란드를 빛낸

유명인사의 무덤이 있다고 하니 성당에 묻힌다는 일은 유럽인에게는 영광된 일이 아니겠어요?

광장 가운데 서서 바라보면 황금색 돔 모양의 

지그문트 예배당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이 건축물은 폴란드에 있는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 중 백미로 꼽히는 곳이라 하네요.

지그문트 왕의 요청으로 이탈리아의 건축가에게 부탁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건축 기술은 이탈리아가 선진국이었겠네요.

 

대성당과 이어진 건물로 남쪽에 있는 건물이 바로 왕궁으로 사용된 곳이라 합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라죠.

 

위의 사진에 보이는 부분이 구왕궁 건물입니다.

왕가의 소장품이 전시되어있고 대관식에 사용되었던 물품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무기고도 있고 다양한 물품이 보관되어 있어 관심이 있는 분은

시간을 내어 들어가 봐도 좋겠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러나 대성당이나 박물관은 인원 제한이 있어 늦게 도착하면 들어갈 수 없을 수도

있다고 하니 만약, 내부 방문을 하시려면 일찍 이곳부터 오셔야 하지 싶네요.

그러나 바벨 성 내부 정원은 언제든지 무료로 들어와 구경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 있는 크라쿠프에 대한 동영상이 있어 연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