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를 출발해 머나 먼 크라쿠프(Kraków)에 도착
아름다운 여인이 아주 멋진 제복을 입고...
조명을 예쁘게 밝힌 하얀 마차에 앉아 두 마리 말이 끄는 마차에 앉아있습니다.
이 마차에 당신을 태워 황제처럼 대접하며 달릴 크라쿠프의 미녀 마부입니다.
체코 여행을 모두 마치고 오늘은 아름다운 여인이 마차를 모는 폴란드 크라쿠프로 왔습니다.
크라쿠프는 이렇게 환상의 도시인가 봅니다.
저럼 마차를 타고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미녀의 안내를 받으며 구시가지를 돌아본다면...
오늘부터 폴란드의 고도 크라쿠프를 구경합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도착 예정시각보다 20분 늦은 오후 5시 25분에 도착합니다.
오는 내내 산이 없는 유채꽃이 활짝 핀 벌판을 달렸으며 날씨는 흐렸다 비가 왔다 해가 났다를 반복합니다.
545km의 먼 거리를 달리다 보니 많은 기후변화를 느끼며 왔네요.
버스는 총 7시간 45분 걸렸습니다.
체코의 브르노에서 한번, 폴란드 카토비세라는 도시에서 각각 정차하고 손님이 내리고 탑니다.
그리고 폴란드 국경을 넘어 휴게소에는 딱 한 번 정차했습니다.
이층 버스 제일 앞자리는 전망은 좋으나 햇볕이 따갑고 많은 벌레 때문에 지저분하더라고요.
버스터미널은 기차역인 중앙역 바로 옆에 붙어있습니다.
터미널 위치는 구시가지 북동쪽에 인접해있어 구시가지에 숙소를 구했다면 그냥 천천히 걸어가면 됩니다.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이 있는 곳은 갈레리아 쇼핑몰로 우리가 상상하며 찾아온
중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초현대식 쇼핑몰입니다.
근처 소금광산이 있는 비엘리치카로 직접 찾아가시려면 쇼핑몰 건너편에서 304번 시외버스를 타면 됩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방법은 오른쪽에 있는 바르바칸(Barbakan)이라고
부르는 둥근 형태로 만든 폴란드만의 독특한 방어시설이 있네요.
그 옆으로 들어가 왕의 길이 시작되는 플로리안스키 문을 통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입구가 벌써 중세로 들어가는 마법의 문처럼 생각됩니다.
바르바칸으로 가기 전에 길 건너 제법 커다란 광장이 있고 그 광장 한가운데 동상이 있는 기념비가 있습니다.
광장은 얀 마테이코 광장(plac Jana Matejki)이라고 하는데 폴란드의 유명한 화가 이름이라 합니다.
동상은 그룬발트 전투 기념비(Pomnik Grunwaldzki)라고 하네요.
광장 이름은 이 전투를 대작으로 그려낸 화가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합니다.
동상 앞에 보이는 대리석으로 만든 조형물은 무명용사의 무덤이라 합니다.
이 무덤과 조형물은 1920년 그룬발트 전투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 합니다.
제일 위의 청동상은 당시 그룬발트 전투를 이끌었던 폴란드 왕 브와디스와프 야기에워의 동상이라 합니다.
그러나 나치가 이곳을 강제 점령했을 때 철거했다고 하며 지금의 모습은 1970년에 다시 만든 것이라 합니다.
힘이 약한 나라는 이렇게 또 한 번 수모를 당할 수 있는 겁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작품이 얀 마테이코가 그린 그룬발트 전투로 당시 독일이 야심을 품고 영토확장을 위해
튜튼 기사단을 보냈을 때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연합해
독일의 야욕을 꺾은 전투였다고 합니다.
세상은 이렇게 이웃 나라와는 서로 살갑게 대하고 살 수 없나 봅니다.
폴란드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아니었까요?
이 그림을 그렸던 얀 마테이코의 청동 조각상입니다.
화가였음을 알리기 위해 액자 위에 앉아있나요?
그는 오늘도 액자 위에 앉아 그룬발트 전투 기념비를 말없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지하도를 통과해 공원을 지나 크라쿠프 역사 지구인
구시가지 북동쪽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따라서 구시가지와 기차역이나 터미널이 멀지 않기에 굳이 택시나 버스를 탈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버스 터미널에서 천천히 걸어 숙소를 찾아갑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시티 호스텔로 2인 1실 조식 및 무료 와이파이 포함 2박에 72.000원으로 저렴한 곳입니다.
화장실은 방안에 있지만, 욕실은 공동욕실을 사용해야 하는 곳이라 1박에 36.000원 정도로 저렴한가 봅니다.
그래도 구시가지 안에 있기에 만족스러운 곳이었습니다.
이번 폴란드 여행을 하며 보았던 이곳의 물가는 우리나라보다도 저렴한 듯하더라고요.
위치는 줄리우스 슬로와키 박물관(Teatr im. Juliusza Słowackiego) 바로 옆입니다.
박물관이라고 표기되었지만, 사실을 극장으로 보였습니다.
숙소에 배낭을 내려놓고 역사지구 지도 한 장 얻어 얼른 나왔습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중국인이 우리를 붙잡고 아우슈비츠로 가는 방법을 물어보네요.
안내에 물어보라고 하니 중국어 외에는 말을 몰라 그렇다고 우리 보고 대신 물어봐 달라고 합니다.
비슷하게 생긴 같은 동양인이라 매달리며 알려달라고 해 가던 길을 멈추고 안내에 함께 데리고 가
자세히 아우슈비츠 가는 방법과 버스 출발 시각 그리고 버스 타는 플랫폼까지 알아서
알려주느라 잠시 지체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은 의지인가 봅니다.
정말 폴란드어는 물로 영어도 모르면서 이렇게 먼 곳까지 가이드 북 하나 들고 오신
나이 든 중국인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도 그동안 중국어도 모르고 중국 여행을 수십 번 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한 번도 길을 찾지 못해 여행을 포기한 적이 없었습니다.
중국 여행을 하며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 글도 쓰고 그림까지 그려가며 다녔습니다.
어떤 때는 말이 통하지 않자 우리가 찾는 곳까지 데려다주고 자기 갈길을 가던 분도 계셨습니다.
지금 우리도 폴란드 말 하나도 모르고 폴란드에 온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