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츨라프 광장 한가운데 서서...
바츨라프 광장(Václavské náměstí/Wenceslas Square)은 신시가지에 위치한
길이가 750m 정도 폭이 60m로 위의 사진처럼 길쭉한 광장입니다.
제일 남쪽 끝에 아주 고풍스러운 건물 하나가 서 있는데 국립박물관이라고 하네요.
크지는 않지만, 도시 규모에 비하면 대단히 큰 광장입니다.
우리가 들렀던 시기에 국립박물관은 외벽 보수 공사 중이네요.
이 박물관은 세계 10대 박물관 중 한 곳이라고 합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영화가 이 박물관 안에서 촬영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바로 그 건물 아래 말을 탄 커다란 청동상 하나가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네요.
바로 체코의 수호성인이라는 성 바츨라프 기마상(Statue of Saint Wenceslas)입니다.
바츨라프라고 하면 체코에서는 영웅이 아니겠어요?
바츨라프는 체코의 수호성인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바츨라프도
네 명의 수호성인의 호위를 받는 것을 보이네요.
1912년 요제프 미스르베크가 만든 청동상이라고 합니다.
성 바츨라프는 나라가 어려워지면 그라니크 동굴 안에 잠든 보헤미안 기사를 깨워
이들을 이끌고 함께 싸워 국난을 잠재웠다 하는 전설적인 인물이라 합니다.
여기도 백마 탄 초인이 있었나요?
세상 어디나 슈퍼맨을 그리나 봅니다.
위의 사진은 성 바츨라프 기마상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데이비드 체르니의 작품이랍니다.
죽은 말을 거꾸로 매달아 놓고 그 위에 한 남자가 올라가 앉아있습니다.
그의 엉뚱하고 기발한 작품 세계를 보는 듯하지 않나요?
위에 앉은 사람은 체코의 대통령이었던 동명이인인 바츨라프라고 합니다.
그는 체코 국민에게 존경을 받지 못한 대통령이었나 보네요.
이름이 같다고 모두 존경받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고무신 거꾸로 신겼다는 의미인가요?
원래의 바츨라프는 930년경 보헤미아 지방의 군주였다고 하네요.
이곳의 위치는 우리나라로 치면 광화문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세종대왕 정도의 위치일까요?
처음 이곳은 왕궁이 지금의 시민회관에 있을 때 프라하 성의 성벽이 있었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성벽을 헐어내는 과정에 생긴 곳을 광장으로 만들었네요.
격동의 세월 동안 성 바츨라프는 묵묵히 그 역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바로 이 광장에서 엄청난 많은 일이 벌어졌고 바츨라프는 이 자리에서
모두 두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죠.
만약, 그가 입을 연다면 체코의 암울했던 시기의 역사에 모두 눈물 흘리지 않겠어요?
그래서 입을 꾹 다물고 있나 봅니다.
점차 인구가 늘어나며 성벽에 가로막혀 더는 프라하가 발전할 수 없기에 프라하 왕궁은
이곳을 버리고 지금의 성 비투스 대성당이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가고
성벽을 허물어 광장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넓은 광장이 생기자 처음 이곳은 말을 거래하는 말 시장이 들어섰나 봅니다.
지금으로 치면 중고차 거래소라는 말인가요?
말을 거래하다 보니 소 시장도 있었고 건초를 파는 시장도
그 옆에 함께 형성되었다네요.
이곳에서 멀지 않은 하벨 시장은 석탄 거래 시장이었다고 했나요?
이렇게 광장이라는 게 옛날에는 주로 장이 서는 그런 곳이었잖아요.
광장 끝은 국립박물관이 자리했지만, 사실 이 부근 건물 모두가 박물관 같은 곳입니다.
사실 광장이라고 하지만, 어찌 보면 중앙분리대가 커다란 도로 같기도 합니다.
북쪽으로 트램이 다니는 도로가 있고 그 위는 무스테크 광장이라 하네요.
골목길 안을 들여다봅니다.
정말 다양한 건축물을 보는 것 같습니다.
골목 안에는 또 다른 세상을 보는 듯합니다.
주로 아르누보 양식의 건축물이라 하네요.
14세기에 들어서며 점차 광장으로 중심으로 건물이 들어서가 시작하며
반듯반듯한 계획도시로 변모하기 시작했다네요.
그래서 프라하를 건축 양식의 박물관이라 부르나 보네요.
다양한 양식이라 서로 이질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이렇게 함께 있으니 이 또한 조화롭습니다.
사람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모이면 논쟁과 갈등뿐인데 말입니다.
나치가 체코를 침공하려고 했을 때 대항하지 않고 바로 항복했기에
건축물이 상하지 않았을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1800년대 중반에 이르러 보헤미아 슬라브족의 민족주의가 싹트며 민족주의 신문의
편집장인 카렐 하블리체크 보로부스키라는 사람이 이 광장을 자랑스러운
성군이었던 바츨라프를 기리는 바츨라프 광장으로 명명하자고 제안해
지금의 바츨라프 광장이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