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로마 특별전이 열렸던 윈난 성(省) 박물관

佳人 2017. 4. 13. 09:00

중국 윈난 성(云南省) 여행기를 올리는데 웬 로마극장이라는 콜로세움입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오늘 찾아갔던 윈난 성 박물관에는 로마 특별전이 열리고 있더라고요.

그냥 쿤밍에서 특별히 갈 곳은 없고 하여 박물관 구경이나 하려고 왔는데

난데없이 로마 유적을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얼마 전 로마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아가 찍은 콜로세움 사진입니다.

제일 위의 서진과는 비슷한 위치의 사진입니다.

그때 로마에 갔을 때 밤에 보는 콜로세움의 모습은 어떨까 궁금해 나갔다 왔네요.

 

오늘은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윈난 성 박물관은 이 지방에서 출토된 것이나 이 지방만의 특별한 과거를 구경하기 위함인데

로마도 아닌 곳에서 로마를 만나게 되었네요.

지금까지 중국 여행을 하며 가는 곳마다 박물관은 대부분 들렀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눈을 끄는 유물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고 대부분 입장료도 없기 때문이지요.

 

11월 12일 토요일 오늘은 윈난 성 박물관을 찾아갔던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까지 중국 여행을 다니며 성마다 있는 박물관을 찾아본 결과,

중국의 박물관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경이로웠습니다.

과거의 인류가 살아오며 사용했던 찬란했던 문명세계를 볼 수 있었지요.

 

워낙 오래전부터 기록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고 그때에는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했을

명을 자랑하던 곳이 바로 중국이 아니겠어요?

그때는 그랬지요.

 

그래서 윈난 성 성도인 쿤밍에 있는 윈난 성 박물관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가는 방법은 쿤밍 역 광장을 등지고 오른쪽 한 블록 더 가면 永胜路라고 있습니다.

 

그곳 버스 정류장에서 31번 버스를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네요.

내리는 정류장은 관도 고진(官渡古鎮)이라는 곳입니다.

버스 안에는 전광판으로 내릴 정류장을 알려주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요.

 

버스는 중앙차로에 정차하고 길을 건너려면 육교로 올라가야 합니다.

육교 위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저기 보이는 큰 건물이 박물관입니다.

버스 진행방향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쉽게 찾을 수 있더군요.

 

지금까지 중국 여행을 하며 들렀던 모든 박물관이 좋았기에 기대를 하고 찾았지만...

여기는 기대에 어긋나게 전시된 유물이 다른 박물관에 비해 초라해 큰 실망만 하고 온 곳입니다.

아마도 중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유물을 전시했기에 그랬지 싶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문은 그 유명한 세베레스 황제의 개선문으로 보입니다.

 

제가 직접 찍은 세베레스 황제 개선문입니다.

로마 특별전을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다른 방에 전시했던 이곳 전시물은 실망만 하고 말았네요.

허접한 것으로 채워두어 눈길을 끌만한 것은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은 로마의 유물을 보여주니까 이런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마는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잖아요.

얼마 전 우리 부부는 이탈리아를 여행했기에 로마 유적과 많은 작품을 구경한 터라

그리 신기하지도 않고 전시물도 주로 석상뿐으로 다양한 유물은 많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찾아왔으니 전시된 작품 몇 점은 보고 가겠습니다.

로마 특별전이라고 하여 별도로 입장료도 받지 않는 걸요.

중국 여행을 가신다면 박물관은 꼭 들러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중국의 관광지는 놀랍게도 입장료가 엄청나게 비싼 곳이 대부분이지요.

그러나 국가나 성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은 거의 입장료가 없고 내용물도 알차게 전시된 곳이 대부분입니다.

 

위의 사진은 대리석 조각인 미네르바입니다.

그리스에서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 여신과 동일시된다는 로마의 신이죠.

로마가 그리스 스토커처럼 모든 부분에서 모작으로 출발했지만, 이렇게 신마저 베낄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사실 짝퉁의 나라를 중국이라고 하지만, 그 역사로 볼 때는 로마 제국이 지존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중국은 문화적으로 앞선 곳이지만, 근세에 들어서며 중국은 남의 기술을 배끼는 것이 대부분이지요.

 

위의 흉상은 푸틴과 흡사합니다.

이 사람은 "푸틴 너마저도!!!"라고 외친 사람이 아니네요.

"브루투스 너마저도!!!"라고 외친 카이사르라고 합니다.

무척 날카롭게 생겼네요.

처음 보았을 때 푸틴인지 알았습니다.

 

아름다운 미의 여신이라는 비너스 상입니다,

우리가 비너스라고 하지만, 사실 로마에서는 베누스라고 불러야 하지 싶습니다.

로마의 비너스도 사실은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아프로디테를 모방한 신이라지요?

중국에서 자랑하는 4대 미녀와 한번 겨루어보게하면 어떨까요?

하늘을 날던 기러기가 그냥 떨어지고 꽃이 고개를 숙이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잊어버리고

달이 부끄러워 숨었다고 하는 낙안, 수화, 침어, 폐월이 모두 집합시키라고 할까요?

 

머리 손질을 하는 모습으로 조각했으니 안타깝게도 머리 부분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름답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아는 트로이 전쟁은 바로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떨어뜨린 황금 사과를 삼미신이라는

헤라와 아테나와 우리가 비너스라고 부르는 아프로디테 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여신에게

건네주라고 하며 시작했다지요?

 

(이탈리아 출신의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ANTONIO CANOVA)의 작품으로 삼미신(THE THREE GRACES)입니다.

위의 작품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예르미타시 마술관에서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이에 세 여신은 파리스의 선택을 받기 위해 파리스를 꾀기 위해 로비에 들어갑니다.

이게 세상에서 제일 먼저 열린 월드 미인대회였을 겁니다.

지성미와 건강미를 지닌 아테나가 제일 먼저 나타나 칼날 같은 잿빛 눈으로 파리스를 은근히 바라보면서 그 사과를

내게 주면 세상에서 으뜸가는 지혜와 무패와 명예를 파리스에 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정숙미와 위엄을 갖춘 헤라도 유럽과 아시아의 패권과 재물과 권력과 명예를 모두 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위의 조각상은 유노 소스피타(juno sospita) 여신상으로 그리스에서는 헤라라고 하지요.

위의 작품은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에서 찍은 조각상입니다

 

요염하고 풍만하며 눈이 깊은 바다처럼 파란 아프로디테는 꼬아놓은 금실 같은 타래 머리를 하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기만큼 아름다운 여자와 짝을 지어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아름다운 황금색으로 색칠한 저녁노을처럼 눈이 부셨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것을 택하시렵니까?

세 개 모두 취하면 안 되겠습니까?

저 佳人 말입니다.

 

The Judgment of Paris c. 1636, Oil on canvas, 145 x 194 cm National Gallery, London
 

이리하여 세 여신은 파리스 앞에 위의 그림처럼 창피하게 옷을 벗고 심사를 받게 됩니다.

옛날에는 미스 월드 심사를 이렇게 확실하게 했답니까?

왜 요즈음은 이렇게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나잇살을 먹었나 미의 여신이라고 하기에 많이 부족합니다.

이것은 그림을 그린 화가가 아마도 미의 여신의 안티였나 봅니다.

 

아름다움을 다툼에 신이 인간 앞에 이렇게 모두 벗어도 되는 겁니까?

아름다움이란 도대체 무엇이기에 신이 자존심도 벗어버리고 영혼마저 악마에게 팔 듯이

인간에게 이런 짓거리를 합니까?

신들의 굴욕사건이 아닙니까?

파리스 왕자 옆의 저 덜수같은 사내는 왜 이 자리에 있습니까?

고개를 앞으로 쭉 빼고 아주 눈동자가 풀어져 버렸습니다.

 

Benjamin West, Helene brought from Paris

 

파리스는 아프로디테 여신만큼 아름다운 여자를 준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며

지혜와 권력과 풍족함을 주겠다는 두 여신의 약속을 잊고 말았습니다.

파리스는 사실 트로이의 왕자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버려져 목동으로 자랐기에 뻑~ 소리 나는 마누리면 됐지 다른 게 뭬가 더 필요하겠습니까?

아~ 사내에게는 아름다운 여자란 어떤 존재입니까?

왜 마음이 아름다운 것은 알지 못합니까?

 

눈이 뒤집혔다는 말이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그래서 황금 사과는 아프로디테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제우스도 껄떡거리던 아름다움의 화신이라는 아프로디테...

그녀와 미모를 다툰다는 말은 파리스에게는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프로디테가 소개해준다는 미인은 헬레네라고 유부녀였고 그녀를 데려옴으로 트로이 전쟁이 벌어진 겁니다.

 

한 몸매 한다는 아프로디테인 비너스가 여기 있습니다.

비너스의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해보세요.

대리석으로 만든 석상은 바다에서 막 솟아오르는 형상이라 합니다.

원래 처음 발견된 스페인 이탈리카에는 모조품이 있고 진품은 세비아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한 것을 찍었습니다.

 

이에 황금 사과를 받지 못한 두 여신이 저주를 하게 되고  드디어 나중에 트로이 목마로 널리 알려진

트로이 전쟁이 일어났다지요?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린다는데 여신의 한도 인간 못지 않습니다.

 

아주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신을 소개합니다.

바로 전쟁의 여신이라는 아테나입니다.

아테나는 그리스에서 부르는 이름이고 로마에서는 미네르바라고 하던가요?

 

투구를 쓰고 뱀과 메두사의 얼굴이 새겨진 장식은 아테나의 상징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오른손에 창을 든 모습으로 생각되지만, 창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위의 작품은 나폴리 국립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로마의 기원과 관련된 조각입니다.

조각 아래 부분에는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늑대 젖을 먹고 자랐다는 설화를 나타낸 조각품이네요.

그리고 위로는 그 유명한 독수리를 조각한 대리석으로 만든 석상입니다.

독수리는 로마 황제의 상징이죠.

 

지금 유럽의 대부분 국가가 독수리를 문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로마를 계승하겠다는 그런 뜻은 아닌가요?

로마와 관련이 없는 러시아나 미국까지도 독수리 문장을 사용하고 신성 로마 제국의 합스부르크가의 오스트리아는

머리가 둘 달린 쌍두 독수리를 사용하기도 하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중국 여행기를 올리다가 오늘 갑자기 로마가 튀어나왔습니다.

왜?

저도 이런 제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로마를 맛보기 전에 佳人은 정말 이탈리아로 배낭을 꾸려 다녀왔기에 쉽게 이해했습니다.

그것도 로마뿐 아니라 북쪽의 베네치아부터 시작해 이탈리아 반도를 대중교통만을 이용해 종단하고

그리고 기차를 배에 싣고 바다를 건너 시칠리아 섬까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