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한 폭의 수채화같은 푸저헤이

佳人 2017. 3. 29. 09:00

칭롱산은 아담하고 작은 산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앞으로는 아름다운 푸저헤이 마을의 전경을 볼 수 있고

뒤로는 먀오족의 생태 마을이라는 차이화징(채화정:菜花菁) 마을 방향을 구경할 수 있는 뛰어난 명소입니다.

산 위에 오르면 주변을 한 바퀴 돌아가며 전경을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가 네 곳이나 있는 그런 곳입니다.

이곳에서 내려다 보니 마치 한 폭의 수채화와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우리 외에는 산에 오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호젓하게 구경합니다.

오늘 산 하나를 통째로 전세 내어 구경합니다.

아무리 인구가 많은 중국이라도 이른 시간에 이런 곳에 오면 정말 사람 흔적조차 볼 수 있는 곳도 있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이 바로 예전의 모습과는 다른 망가져버린 푸저헤이 촌입니다.

 

위의 모습은 그 뒤로 보이는 곳이고요.

이곳은 아침 일찍 비가 부슬거리며 내릴 때 올라왔다가 저녁 무렵 날씨가 좋아지기에 또 올라왔습니다.

바쁜 여행자가 같은 곳에 하루에 두 번 올랐던 사람은 우리 외에는 별로 없지 싶습니다.

2박이나 하니 그만큼 갈 곳도 많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겠네요.

그래서 아침 모습과 저녁에 보았던 모습을 섞어서 올려봅니다.

 

위의 모습은 저녁무렵에 올랐던 사진입니다.

아! 이곳도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세상은 아름다운 것으로 가득합니다.
다만, 우리가 워낙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까 그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갈 뿐입니다.
그 속에서 보는 것과 달리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니 또 다른 아름다움이 보이네요.

 

푸저헤이는 물과 산과 연꽃과 논밭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있는 곳이었습니다.
배를 타고, 건너편에서 이곳에 내려 산을 올라 마을과 호수를 내려다보고 유유자적하는 삶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무조건 천천히 생활하는 곳으로 느껴집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동은 물론 생각도 천천히 해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우리의 삶도 천천히 진행되고 신선의 삶처럼 더 오래 살 것 같습니다.
산의 모습은 가까이 있는 산은 짙은 색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산은 흐릿하게 색칠을 했습니다.
가까이 있는 집은 장난감 집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대부분 집이 황토로 빚어 벽을 쌓아 올린 그런 집입니다.
오히려 황토로 만든 집이라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러면 황토로 만든 집 사이로 마구마구 헤집고 돌아다녀야 하지 않겠어요?
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그런 황토로 지은 집은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아~ 이곳은 세외도원이라는 또 다른 세상의 모습입니다.

조금 전의 푸저헤이 모습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 뒤로 보이는 곳은 산과 호수와 들판과의 조화입니다.

 

저 아래 난 예쁜 길이 어디로 가는 길입니까?
그런 상상을 하며 갑자기 걷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예쁜 길을 바라보면 걷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닙니까?
예전에 한 번 걸었기에 이제는 두려움도 없습니다.

 

이런 곳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다면 한 편의 영화 장면처럼 아름답게 보일 겁니다.

한 편의 시가 되고 노래가 되지 싶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당신을 영화나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그런 곳입니다.
칭롱산에라도 올라 발아래 펼쳐진 풍광이라도 보면 마치 신선이나 된 것처럼 당신을 만들어 드릴 곳입니다.
다시 마지막 전망대인 3차 전망대에 오릅니다.

 

푸저헤이는 한 장의 엽서처럼 아름다운 곳입니다.

뭐 엽서 사진이 별거겠어요?
여기 사진 찍어 인쇄하면 엽서가 되는걸...

 

호수 물빛조차 아름답고 호수 안에 물길 따라 일렁이는 마치 소녀의 머릿결 같은 수초마저 아름답습니다.
호수가 산을 품고 있는지 산이 호수를 품고 있는지 아니면 서로가 품고 있는지,
산 사이로 물길이 생겨났는지 잘 모르겠지만,

신선이 살 것같은 그런 풍경화처럼 생각되지는 않습니까?

 

산과 물이 무척 잘 어울린 모습입니다.

이래서 동양에서는 산수화(山水畵)가 대세였던 모양입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얼굴은 넉넉하고(?) 6개 부족이 어울려 살아가는 마을입니다.
이곳에서도 워낙 많은 봉우리를 볼 수 있기에 여기를 다녀가면 완펑린은 그리 감동적이지 않을 겁니다.

 

오늘 여기서 佳人은 하얀 도화지 위에 만개의 봉우리를 그렸습니다.

그 봉우리 아래는 노란 유채꽃으로 색칠했습니다.
그다음에 호수를 그려 넣었습니다.
그리고 호수 위에 아름답게 핀 연꽃을 그렸습니다.
호수 위를 건너는 다리도 그렸습니다.
산과 호수 사이에 마을을 그려 넣었고 그 마을 안에는 사람으로 채웠습니다.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을 그려 넣었고 코 끝을 싱그럽게 스치는 바람을 채웠습니다.

그런 다음 佳人이 생명의 입김을 훅~하고 불어넣었습니다.
푸저헤이가 생명력을 얻어 이 세상에 나타났습니다.

이게 바로 佳人이 그린 푸저헤이의 그림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푸저헤이란 이족 언어로 물고기와 새우가 많은 호수라는 말이라 합니다.

비가 오면 비 오는 대로,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오늘처럼 구름 낀 날은 햇볕이 없어도 좋습니다.
연꽃이 피면 꽃이 아름답고 유채꽃이 피면 원색의 화려함이 있어 좋습니다.
겨울의 문턱에 다다른 오늘 같은 날에는 추수가 끝나 조용하고 넉넉한 모습이 좋습니다.
수채화면 어떻고 수묵 화면 또 어떻습니까?
내 마음이 넉넉하면 세상 모두가 넉넉해지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