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강산 대한민국/경기, 인천

눈 내린 성곽길을 걸어가며

佳人 2017. 1. 30. 09:00



설 명절 잘 보내고 계시는가요?

아직도 귀성 전쟁이 한창이겠지요?

올해가 붉은 닭의 해라는 정유년이라네요.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작은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낸다는 말이랍니다.

아무리 작은 힘이라도 쉬지 않고 계속 노력한다면 능히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말이겠죠.



그런데 이 말은 사실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부정적인 이야기로 생겼다 하네요.

북송 때 장고애라는 사람이 있었다네요.

그가 숭령이라는 곳에 현령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 한 관원이 황급히 창고에서 급히 뛰어나오는 것을

수상히 여겨 그 관원을 조사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 관원의 상투 속에서 엽전 한 닢이 나왔다네요.

그 관원이 창고 안에 보관한 엽전을 훔친 것이지요.

장괴애는 그 관원의 판결문에 이렇게 그의 죄목을 적었답니다.



일일일전 천일천전(一日一錢 千日千錢)

하루 일전이면 천일은 천전이 되며

승거목단 수적천석(繩鋸木斷 水滴穿石)

노끈으로 톱질해도 나무가 잘리고 작은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낸다.



그 관원은 엽전 한 닢 훔친 게 무슨 잘못이냐고 따졌지만,

장괴애는 위와 같은 글을 적으며 그 관원의 목을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사실, 부정적인 의미로 시작한 말이지만, 성곽길을 걸어가며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요즈음 세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뿌연 세상이지만,

노끈으로 톱질해도 나무를 자를 수 있고 작은 물방울도 능히 바위를 뚫을 수 있기에

한 걸음씩 전진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지 싶습니다.



설날 오후에 가까운 남한산성을 찾았습니다.

며칠 전 내린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아 길은 빙판을 이루었고 아직 성벽 위에 잔설이 남아있네요.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날 기분 좋은 산책을 했습니다.

올해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려 합니다.

목표를 정하고 한걸음씩 전진하며 나아가렵니다.

그리하다 보면 올해 말에는 목표한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