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마링허 협곡의 하이라이트 관폭대(观瀑台) 앞에 서서...

佳人 2017. 3. 7. 09:00

이곳 잔도를 따라 걷다 보면 폭포 아래를 통과해야 하는 곳도 있네요.

비옷이나 우산이 없다면 떨어지는 물을 잠시 맞아야 합니다.

그래도 이런 곳을 걸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도 마링허 협곡을 사진을 통해 구경합니다.

이곳에 서서 바라보면 마치 우리가 원시 시대로 돌아온 느낌이 듭니다.

고요함 속에 물 떨어지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느낌도 무척 좋습니다.

더군다나 지금 이곳은 우리 네 사람 외에는 인적마저 끊어진 모습입니다.

 

협곡 양쪽을 밀어붙이면 어떻게 될까요?

마링허 협곡을 아름다운 상처라고 하니 그 상처가 딱 달라붙지 않겠어요?

 

그러나 이곳은 지질학적으로 서로 어느 날 쩍 소리 내며 갈라진 게 아니라

약한 지반이 침식작용 때문에 물에 씻겨 내려가며 파이면서 협곡이 생긴 것이라 합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자연현상을 많이 볼 수 있지요.

 

양쪽 절벽을 지금도 조금 힘을 가하면 쉽게 무너져내린다 합니다.

그러니 오랜 세월 동안 지반이 무른 곳이 운귀고원 오몽산으로부터 흘러온 물에 점차 씻겨 내려가며

이런 장관을 연출했다 합니다.

 

잠시 걷다 보니 계곡 강바닥에 무너져버린 다리가 보입니다.

아마도 예전에 길을 지나는 사람은 이 다리를 통해 건너다녔나 봅니다.

부서진 모습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러니 이 협곡을 지나가기 위해 저 높은 곳에서 내려와 이 다리를 건너

다시 가파른 절벽 사이로 낸 길을 따라 오르내렸단 말이 아닌가요?

정말 힘들게 건너다녔네요.

 

이제 폭포군 모여있는 관폭대로 내려갑니다.

나무로 데크를 만들어 폭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곳이네요.

이곳에 만든 관폭대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마링허에서는 가장 멋지네요.

여기가 마링허 협곡의 꿈동이 폭포 군입니다.

 

폭포의 모습을 즐길 수 있도록 관폭대(观瀑台)를 두 곳이나 마련해 두어 그곳에 서서 폭포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네요.

여기가 마링허 협곡의 하이라이트처럼 느껴집니다.

가물어도 이곳 폭포만큼은 수량이 많이 줄지는 않았네요.

물론, 우기철에는 더 많은 물이 쏟아지겠지만요.

 

비록 11월에 접어들어 수량이 부족한 건기지만, 여기서는 몇 개의 폭포를 한꺼번에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곳은 물이 흐른 흔적만 알 수 있지 물은 떨어지지 않네요.

폭포의 모습을 제대로 즐기려면 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에 와야 하겠습니다.

 

만약, 우기에 이곳을 오게 되면 100여 개의 폭포가 지금 우리가 걸어온 길 위로 쏟아진다고 생각하니...

100여 개라...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짜릿한 대단한 장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치 물로 만든 발을 내리친 그런 모습이 아니겠어요?

이 부근에 있는 황궈수 폭포에 가면 수렴동이라고 있잖아요.

수렴동은 작은 공간을 통해 잠시 내다보지만, 이곳은 이 모든 길이 수렴(水簾)으로 장식하지 않겠어요?

우기철에 말입니다.

 

상상만으로도 몽환적인 분위기 아닌가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건기에는 이런 상상으로 여행하면 즐겁습니다.

그래도 이런 곳은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없는 풍경이라 좋습니다.

 

떨어지는 물줄기는 하얀 소매를 길게 늘어뜨린 여인의 춤사위를 보는 듯하기도 하고요.

오랜 세월 동안 맺힌 한을 풀어내기라도 하듯이...

한 마리 나비가 춤을 추며 팔랑거리며 날아가듯 생각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상만으로도 여행을 즐겁습니다.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여러 가지 풍경을 지닌 윈난을 그들은 치차이 윈난(칠채운남:七彩云南)이라고 부르더군요.

윈난의 일곱 가지 나물 이야기가 아니라...

그러나 이곳 구이저우는 윈난보다 한 술 더 떠 다차이 구이저우(다채귀주:多彩贵州)라고 한다네요.

 

그러니 겨우 일곱 가지 정도로만 끝나느냐는 거죠.

이는 그만큼 구이저우라는 지역의 다양한 모습을 일컫는 말이 아니겠어요?

사실 구이저우를 다녀보면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기는 하더군요.

 

다양하다는 말은 그만큼 지형조건이 변화무쌍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곳 마링허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중국 제일의 폭포라는 황궈수 폭포보다는 규모가 작은 폭포지만,

지형이 주는 독특함 때문에 아름다움에서는 더 앞서는 곳이 아닐까 하는 느낌입니다.

 

이제 폐문 시각이 가까워져 옵니다.

3시 40분에 들어가 6시 10분에 나왔으니 마링허 협곡을 둘러보는데 두 시간 반 정도 걸렸네요.

충분하지는 않지만, 급히 돌아보면 대체로 모두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엘리베이터는 타지 않고 걸어서 내려갔다 왔습니다.

굳이 이런 곳에 저런 흉물스러운 엘리베이터가 필요할까 생각하지만, 혹시나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마링허 협곡이 있는 곳은 구이저우 성(귀주성:贵州省)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귀주성이죠.

이번 여행에서 귀주성도 일부 간다고 하니 어떤 분이 거란이 고려에 침입했을 때 강감찬 장군께서

귀주에서 크게 싸워 물리친 귀주대첩(龜州大捷)이 벌어진 곳이냐고 묻더군요.

귀주는 귀주라도 번지수가 다른 귀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