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밤이 낮보다 더 화려한 리장.

佳人 2017. 1. 23. 09:00

리장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지금까지 여행하며 제법 많은 도시를 찾아보았지만, 여기 리장만큼 아름다운 곳은 별로 생각나지 습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아름다움에서는 리장과 비교할 곳이 없지 싶습니다.

리장은 꽃과 물이 어우러진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지요.

 

그리고 밤은 밤대로 낮은 낮대로 아름다운 곳이 리장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오히려 밤이 낮보다 더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리장에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숙소를 정한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리장이라고 하면 사시사철 여행자로 미어터지는 곳인데 이곳에도 비수기에 들리면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더군요.

 

기차표를 산 후 천천히 걸어 고성 입구로 가는데 여자 한 분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우리를 보며 웃음을 띤 얼굴로 말입니다.

이역만리 머나먼 곳에서 누가 우리를 안다고 웃으며 다가오며 말까지 건넵니다.

네...

그랬습니다.

역시 삐끼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부부는 "왜 삐끼가 없지?" 하며 걷던 중이었어요.

여행하다 보면 여행지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이 바로 삐끼입니다.

삐끼란 이렇게 늘 웃는 얼굴로 접근합니다.

인상을 쓰고 다가오는 삐끼는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는 처음 도착한 도시에서 삐끼가 없으면 오히려 우리가 불안해집니다.

 

생소한 여행지에서 이방인을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는 사람은 삐끼뿐입니다.

삐끼는 우리가 찾지 않아도 언제든지 그들이 우리를 먼저 발견하고 다가옵니다.

그들은 순간적으로 우리가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습니다.

그 나라 말을 우리가 잘 몰라도 그들은 우리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이야기합니다.

못 알아들으면 충분히 이해하도록 여러 차례 천천히 그리고 온몸을 사용하고 글로 써가며 설명합니다.

 

삐끼란 약속하지 않아도 우리가 언제 어느 곳에 나타날지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삐끼란 제일 먼저 우리에게 대강의 이곳 시세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즉석에서 가격절충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삐끼를 따라가고 거절하는 일은 순전히 우리의 몫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삐끼가 좋습니다.

우리 계획은 이곳 리장에서 4박 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여행 떠나기 전 모레는 2인실 하나와 글피는 4인실 하나를 미리 숙소를 예약하고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니 오늘 구해야 할 방은 오늘 밤과 내일 밤 묵을 2인실 두 개와 모레 2인실 하나기에

모두 다섯 개의 방이 필요합니다.

 

원래 객지에서 늦은 밤은 그쪽이 갑이고 우리가 을이 되는 것은 우주의 법칙상 분명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비록, 밤일지라고 다섯 개의 방만으로도 역전이 가능해 업어치기 한 판으로 우리가 갑이 될 수 있습니다.

단, 비수기에 말입니다.

아주 즐거운 협상이 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합니다.

 

이럴 경우 조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우선 방을 먼저 보고 가격을 결정하면 됩니다.

전기장판이 깔렸고 방도 아주 넓고 깔끔하네요.

욕실을 확인하니 더운물도 아주 잘 나오고요.

방 하나에 100원 부르는 것을 아주 저렴하게 50원씩 하기로 합니다.

고성 안보다는 무척 저렴하고 더군다나 우리는 비수기에 여행 중이라 저렴하게 숙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쿨하게 가격절충에 응해준 여주인 겸 삐끼에게 나중에 고맙다고 화장품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윈난성 여행은 이곳 리장에서만 4박이나 하게 되었네요.

처음 계획은 호도협에서 2박 정도 예상하고 이곳에서 3박을 예정했는데 호도협을 1박 2일로 끝내니

할 수 없이 리장에서 1박을 추가하게 되어 총 4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기 전에 예약하지 않았더라면 하루 정도 줄여서 다음 여행지로 일찍 갈 수 있지만...

좌우지간 처음 출발 때부터 웬모에서 방향 선택을 이곳으로 했기에 하루를 손해 보는 기분입니다.

 

리장 숙소를 미리 예약한 이유는 수년간 유럽 여행 때 어느 호텔 예약 사이트를 이용해 예약을 하다 보니

10박에 1박이 무료여서 무료로 머물 수 있는 숙박권이 몇 장 있었는데 아직도 두 개나 남아 있었습니다.

그 무료 숙박권의 유효기간이 이번 여행기간 중이라서 어쩔 수 없이 리장의 두 곳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두 개 중 하나는 가격이 160.000원 정도였고 다른 하나는 60.000원 정도로 추가 요금 없이 사용할 수 있었네요.

이보다 가격이 비싼 숙소는 추가요금을 내지만, 저렴한 숙소는 거스름돈 없이 그냥 퉁치고 맙니다.

그래서 비싼 곳을 4인이 머무는 곳으로 했고 다른 하나는 2인만 머무는 곳으로 예약하고 왔습니다.

역시 고성 안은 유럽에 비해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네요.

 

결론적으로, 구글 지도에 호텔 위치가 잘못되어 두 곳 모두 엉뚱한 곳에 가서 찾는다고 고생하며 겨우 찾았습니다.

중국의 숙소에서 자신의 호텔을 올릴 때 위치 표시를 잘못 올린 것인지 아니면, 호텔 예약 사이트의 잘못인지...

구글조차 막아놓은 중국이기에 이런 점은 세상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 중국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군데는 호텔 이름마저 달랐고 예약조차 확인되지 않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중국은 예약보다는 오히려 도착해 바로 숙소를 구하는 게 우리에게는 훨씬 편했습니다.

오늘도 고성 입구의 쌍수차는 우리 마음처럼 정신없이 돌아갑니다.

아!!!

단테형~~

리장 숙소가 왜 이래~~

 

고생은 나중의 일이고 우선 다음 이동할 곳의 기차표와 리장에 머물 숙소를 구했으니

숙제를 모두 마친 셈이라 홀가분합니다.

먼저 숙소에 배낭을 내려놓고 리장 고성 안으로 들어가 야경이나 즐겨볼까요?

위의 사진은 소원패를 걸어놓은 리장 고성 입구의 공장입니다.

 

이번 리장의 숙소는 1박에 전기장판 깔린 방을 50원에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7년 전 우리가 이곳 리장에 왔을 때도 1박에 이번과 같은 가격인 50원에 묵었습니다.

그때는 화장실도 외부 공용 화장실이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숙소입니다.

 

그때는 고성 안의 숙소였고 이번은 고성 밖의 숙소입니다.

그만큼 고성 안과 밖의 가격 차이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니면 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숙소의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고요.

 

고성 안이 여러모로 구경 다니기에는 편하겠지만, 경제적인 여행을 하시려는 분은

고성 밖에 숙소를 정하는 방법도 검토해보세요.

조금만 발품을 파시면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답니다.

여행 중 숙소는 필수지만, 어디로 할 것인가는 선택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제 오늘부터 나흘 동안 리장의 속살을 헤집고 다녀보렵니다.

리장만 구경하기에는 4일은 많은 날이지요.

그래서 계획에 없었던 리장 주변의 마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선 수허꾸전(속하고진:束河古鎭)과 위후춘(옥호촌:玉湖村)이 먼저 떠오르네요.

옥룡설산도 있지만, 고산증이 있고 비용 대비 얻을 수 있는 게 적어 포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