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타오샤 차마 객잔에서의 쉼
차마 객잔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호도협 트레킹 시작하는 입구에서 출발해
나시 객잔을 지나 28 벤드를 통과해 이곳 차마 객잔으로 오는 방법입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이런 루트로 차마 객잔으로 오죠.
물론, 보통 트레커가 도착하는 티나 객잔으로부터 거꾸로 중도나 티나 객잔을 거쳐 오는
방법도 있을 것이며 실제로 걷다 보면 반대로 걷는 마주 오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요.
이 방법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같은 풍경이라도 반대로 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들지 않겠어요?
또 차를 타고 바로 방금 우리가 걸어 올라온 포장길을 따라 차마 객잔으로 바로 올라올 수도
있는데 이 방법이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걷기 어려운 분이나 노약자의 경우 차를 타고 올라오는 방법이 좋겠네요.
올라오는 길이 지그재그로 올라오기에 차를 타면 심장이 쫄깃쫄깃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처럼 호도협 트레킹 시작지점을 그냥 버스를 타고 통과해 상호도협에서 내려
아래로 걸어 내려가 호도석을 구경하고 난 후 천천히 여유롭게 이곳으로
바로 걸어 올라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배낭을 그냥 타고 온 버스에 실어 종점까지 보내 보관시킬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일반 여행자가 지나칠 수 있는 상호도협까지 구경할 수 있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다만, 버스를 리장이나 샹그릴라를 출발할 때 티나 객잔까지 가는 버스를 타야 상호도협에서
내릴 수 있는데 버스 출발시각은 리장은 아침 7시 30분 출발이고 샹그릴라는 10분 빠른
7시 2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야 합니다.
위의 시각표를 다시 첨부합니다.
특히 무거운 배낭 때문에 호도협 트레킹이 걱정되시는 분이시라면
배낭을 바로 그 버스편으로 티나 객잔까지 보내면 무료로 보관해주니
우리처럼 가볍게 걸어 올라오세요.
아니면 호도협 트레킹 출발 지점에 있는 가게나 객잔에 보관료를 주고 맡겨야 하지요.
다만, 귀중품은 반드시 몸에 지니고 다니셔야 합니다.
이렇게 하루를 편히 차마 객잔에서 머물고 다음 날 룰루랄라 하며 가벼운 차림으로
티나까지 걸어 멋진 설산을 바라보며 트레킹을 마친 후 티나 객잔에서 배낭을 찾아
각각 오후 3시 30분 티나를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다음 일정인
리장이나 샹그릴라로 갈 수 있습니다.
상호도협으로 내려가 급류를 구경하고 걸어서 차마 객잔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1시 30분입니다.
간판에 보이는 그림은 아마도 나시족의 동파문자가 아닐까요?
객잔이라는 글자는 집 속에 사람이 큰 대자로 누워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새벽부터 움직이며 이곳에 도착한 오늘 같은 날은 방안에
저렇게 큰 대자로 누워 게으름도 피우고 싶네요.
차마 객잔에 도착하면 숙박 여부나 식사 여부 불문하고 무조건 따뜻한 차를 무제한으로 제공합니다.
이는 중국 뜨거운 물의 인심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서비스입니다.
사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트레킹에 나서 중도 객잔까지 걸어가 그곳에 오늘 밤을 머물 수 있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밤을 지낼 생각입니다.
이런 곳에서 머물지 않고 그냥 간다는 일은 너무 바쁘게 사는 게 아닐까요?
사실, 우리처럼 약한 체력이라도 하루 만에 호도협 트레킹을 완주할 수 있습니다.
트레킹만을 위해 이곳에 왔다면 그냥 우리나라 아무 곳이나 걸으면 되잖아요.
걷다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게 있잖아요.
그러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심심하지요.
올라오는 길에 배낭에 넣어둔 과일과 빵으로 요기도 하였기에 배가 고프지 않나
미리 오후 4~5시에 이곳의 하이라이트 명품 요리인 닭백숙을 부탁했습니다.
아무래도 폭 고으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이들은 삼계탕이라고 메뉴판에 써놓았지만, 인삼이 결코 없습니다.
대신 마늘을 무척 많이 넣어 끓였네요.
인삼이 없는 삼계탕은 삼계탕이 아니지요.
밥도 닭백숙을 시키면 포함인데 밥의 양이 무섭습니다.
저걸 다 먹으면 배 터져 죽을 것 같습니다.
가격은 160원으로 다음 날 아침 죽까지 무료로 제공하니 네 사람은 비싼 편은 아닙니다.
식사량이 많은 분에게는 부족하지만, 우리같은 사람에게는 아주 적당한 양입니다.
김치는 별도로 큰 것은 15원입니다.
그런데 너무 시어 먹기 곤란할 정도였습니다.
너무 시다고 하니 내일 김치를 담그는 날이랍니다.
깊은 산중에 있지만, 가격은 시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전에 스페인 까미노를 걸었을 때 그곳은 오히려 다른 큰 도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놀란 적이 있네요.
이게 아침에 먹는 죽입니다.
죽을 담은 그릇이 세숫대야 크기입니다.
죽이기에 금방 꺼지기는 하지만, 중국사람이 생각하는 그릇은 우리와는
다른 크기가 분명합니다.
이런 세숫대야 죽을 필요하면 여러 번 가져다 먹어도 됩니다.
위의 사진은 7년 전 이곳 차마 객잔의 메뉴판입니다.
그때는 대나무 죽간처럼 만들어 두루마리 형태의 메뉴판이었지만,
지금은 여느 곳과 같은 메뉴판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전 메뉴판이 더 정이 갑니다.
대나무에 만든 메뉴판이 얼마나 긴지....
식탁을 덮고도 남아 몇 번 더 돌려야 하지 싶네요.
7년만에 변화가 오히려 예전의 모습이 더 그리울 때가 있네요.
호도협 산길을 걷다가 만난 이 닭...
아마도 우리 다음에 이 길을 걷던 한국인이 "닭백숙?"이라는 말 한마디에
금방 옷을 홀랑 벗고 요염한 자세로 냉큼 식탁 위에 올라가지 싶습니다.
그럼 "염소!"라고 말한다면?
호도협을 걷다 보면 염소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아직까지 염소 한 마리 먹은 트레커는 없지 싶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차마고도를 걷다가 멈추면 차마 객잔이 있습니다.
차마 객잔은 7년 전과는 많이 변했습니다.
그만큼 이곳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는 말이겠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예전의 고즈넉한 느낌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변화란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