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기 2015/아그리젠토

신전의 계곡, 코림베트라(Kolymbethra)로 들어가며...

佳人 2017. 6. 22. 09:00

 

우리가 시칠리아로 온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오늘 구경할 아그리젠토라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유적을 좋아하기에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탈리아 모든 일정을

변경해 도시마다 머무는 일자를 줄이며 시칠리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미 비행기 인, 아웃과 일자까지 확정하고 발권이 끝난 상태라 확정한 여행지의

체류 일자를 일부 줄여야만 시칠리아를 추가할 수 있었네요.

그래서 우리의 일정이 베네치아나 피렌체가 하루만 머무는 기형적인 일정이 되었지요.

 

 

처음 계획에 마지막 일정을 나폴리로 잡았기에 비행기 아웃할 도시를 나폴리로 정했습니다.

만약, 먼저 시칠리아가 결정되었다면 당연히 전부 구경하며 내려와

이곳 팔레르모에서 아웃했을 겁니다.

그동안 줄이고 줄인 일정 때문에 다시 나폴리로 올라가서 아웃 해야 하네요.

 

 

애초에 이곳을 염두에 두었더라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

즉흥적으로 일 처리를 하다가 생긴 일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저기 보이는 돌덩이가 그냥 예사 돌은 아니지 싶습니다.

 

 

이제 입장권을 사고 신전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장료는 10유로입니다.

 

 

입구는 이곳 말고도 다른 곳도 보였지만, 여기가 가장 접근하기 좋은 곳이네요.

시내에서 이곳으로 올 때 1번 버스를 타야 바로 입구에 도착하나 봅니다.

우리는 다른 번호를 탔기에 출구에서 내리라고 했지 싶네요.

다음에 이곳에 오실 분은 걷든지 아니면 기차역 광장에서 1번 버스를 타고 오세요.

 

 

여기는 5번 출입구인가 봅니다.

당연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겠죠.

이곳 신전의 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무척 많지만, 

그러나 늘 모든 문을 열어두지는 않은가 봅니다.

 

 

길을 따라 5번 출입구로 들어서면 우선 왼편에 보이는 유적군은 폐허 수준입니다.

유적은 제대로 서 있을 때 그 가치가 있지 위의 사진처럼 모두 쓰러지면 그냥 덩어리 돌입니다.

이 길은 그냥 신성한 장소로 대지의 신에게 바쳐진 곳으로 연결되는 곳입니다.

이 지역을 도나리 테라스라고 한다고 하네요.

여기에는 치료의 신 세레스와 지하의 여신 페르세포네를 모신 곳이라 합니다.

세레스 신이라면 턱수염이 요란하고 머리에 바구니 같은 것을

이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신이죠.

 

 

자 너머 네 개의 기둥만 보이는 유적이 보입니다.

복원이라고 해보았지만, 저 정도가 최선이었나 보네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걸어들어온 이 길 지하에 최근에 발견된 지하통로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습이지만, 일반인에게는 개방하지 않아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곳이죠.

이게 비밀통로인지 아니면 지하 수로관인지 알 수 없습니다.

 

 

용도는 무엇이었을까요?

그 길은 북으로 Kolymbethra로 연결된다고 하네요.

이게 바로 당시 풀장인 Kolymbethra로 연결된 약 50m 길이의 수로랍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게 코림베트라라고 하는 계곡입니다.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계곡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이곳을 Kolymbethra 정원이라고도 하며 당시로는

에덴의 동산이라고 생각했지 싶습니다.

지중해의 싸움꾼 카르타고는 늘 시칠리아를 지배하려고 했다네요.

 

 

그러던 중 기원전 480년 카르타고는 하밀카르 지휘 아래 대규모 군사를 이끌고

시칠리아로 들어오며 싸움이 시작되어 시칠리아에 흩어졌던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힘을 합쳐 시라쿠사의 참주 겔론을 중심으로 뭉쳐 대항하였다네요.

당시 시칠리아는 로마제국의 힘이 미치지 못한 곳으로 그리스로부터 흘러들어온

유민이 주인이었다 합니다.

 

 

아크라가스의 참주였던 테론도 이에 결탁해 힘을 보태 히메라 근처에서 큰 전투가

벌어지고 카르타고군은 대패하게 되었고 카르타고군을 이끌고 왔던 하밀카르는

참패하게 되며 자살했다고 역사에 기록으로 남아있다지요?

 

 

카르타고의 유명한 한니발은 바로 여기서 자살했던 하밀카르의 손자로 나중에 할배의

원수를 갚겠다고 아예 이탈리아 전체를 공격하기도 했지요.

이에 히메라 전투에서 카르타고는 패하며 이때 잡힌 포로를 이용해 만든 풀장이랍니다.

전쟁하러 왔다가 졸지에 적국의 공사장 인부가 되었네요.

 

 

이곳 아크라가스는 참주 타이런트인 테론이 히메라 전투 후 도시형태를 완벽하게

갖추었다고 하며 Kolymbethra라는 말의 의미는 그리스어에서는 풀장이고

여기서는 양어장이라는 말이라네요.

개인적인 생각은 물을 가두는 저수지를 계단식으로 만들어 물놀이하는 풀장도 있었고

고기를 기르는 양어장도 있었지 싶네요.

 

 

높은 곳에서 지하수로를 통한 물이 이곳 계곡을 늘 가득 채웠고 18개의 수로를 통해

아래로 물을 흘려보냈다네요.

이 계곡은 5헥타르 정도의 넓이에 물을 채워 적으로부터 방어에도 용이하지만,

숲을 가꾸어 과실나무를 심었고 동물이 노닐도록 가꾸어 마치 에덴동산처럼 만들었나 보네요.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1세기경부터 용도폐기가 되었다가 12세기경 다시 복원했다고

하며 지금은 이탈리아 국립 신탁 재단에서 특별 관리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과거의 영광은 과거의 일입니다.

그때는 에덴동산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이곳을 찾아오는 여행자조차

계곡 아래로 내려가기를 꺼립니다.

그만큼 구경거리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