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팔레르모
지난밤은 자다가 자정에 들어온 같은 방의 승객 때문에 잠을 설치다가 덕분에(?)
기차를 배에 싣는 장면을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배에 자동차를 싣고 건너는 모습은 보았지만, 기차를 배에 싣고 건너는 것은 처음 경험하는
일인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구조물은 시칠리아 메시나 항구로 들어가는 길목에 세운 것으로
황금색 천사상이 보이네요.
2015년 10월 20일 화요일 아침 10시경에 팔레르모 첸트랄레역에 도착합니다.
기차 안 침대에 누워 아침 해가 떠오르는 색다른 풍경을 바라봅니다.
지난밤 9시 반경에 출발했으니 12시간 30분을 달려왔네요.
우리를 태우고 로마에서 출발한 기차는 바다를 건너 시칠리아 메시나에 도착하니
반으로 나누어 다른 칸은 시라쿠사가 있는 남쪽으로 내려가고 우리가 탄 기차 칸은
시칠리아 북쪽 해변을 따라 서쪽으로 달립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여명이 밝아옵니다.
팔레르모로 오는 방법은 우리처럼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고
비행기로 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물론, 나폴리 항에서 밤에 출발하는 배를 타고 오는 방법이 있지만,
기차로 오는 방법이 가장 저렴합니다.
시칠리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섬이며 또한 지중해에서도 가장 큰 섬이라 합니다.
본토와는 메시나 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인 에트나 화산이 있는
곳으로 섬이지만, 주로 산악지대로 이루어진 곳이랍니다.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무역으로 부를 쌓기도 했지만,
늘 주변 강대국의 힘에 굴복하며 힘든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네요.
왜 아니겠어요?
유럽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세력은 우선 거쳐야 하는 곳이 시칠리아고 유럽 대륙에서
힘을 키운 세력은 또 지중해를 넘으려면 지중해 한가운데 있는
시칠리아부터 접수해야 하잖아요.
그러니 어느 세력이나 외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시칠리아를 디딤돌로 삼아야 쉽기
때문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중해란 유럽이 대서양 시대를 개척하기 전에는
무역의 중심이 지중해고 지중해를 장악해야 무역권을 손에 쥐기 때문이겠죠.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게 시칠리아 자치주의 상징인 깃발이라 합니다.
장난하듯 조금 이상한 모습 아닌가요?
처음 그리스인의 이주로 시작된 역사는 한때는 독립된 나라로 있기는 했지만,
지중해를 중심으로 나타난 세력인 카르타고, 로마 제국, 아랍의 지배는 물론,
스페인이나 오스트리아의 지배도 받았다 합니다.
정말 파란만장한 굴곡의 역사를 지니고 있었나 봅니다.
우리에게는 대부라는 영화에 나온 마피아의 지방으로도 유명한 곳이죠.
이런 불만이 쌓여 마피아라는 조직도 생기지 않았겠어요?
마피아란 원래 외세 침략의 노략질에 대항해 자율적으로 생긴 단체였다고 합니다.
우리가 시칠리아에 온 이유는 단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로는 팔레르모 부근에 있는 몬레알레 성당을 구경하기 위함입니다.
정작 팔레르모에는 노르망 궁전 등 몇 곳을 제외하면 구경거리가 많지는 않네요.
다른 하나는 신전의 계곡인 아그리젠토를 구경하는 일입니다.
팔레르모 첸트랄레 기차역에는 거의 정시인 아침 10시경에 도착합니다.
지중해 가운데 있는 곳이라 날씨가 로마와는 사뭇 다릅니다.
오는 동안 비가 내리다 해가 나다 변화무쌍하며 기온도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숙소는 기차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예약해 놓은 곳이 있어 바로 찾아갑니다.
기차역 가까운 곳으로 정한 이유는 팔레르모 도착과 출발을 기차로 해야 하고
또 주변 도시를 다녀오려면 모두 기차역에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니 이른 시각이라 체크인하기는 어려워 일단 배낭을 리셉션에 맡기고
몬레알레부터 먼저 다녀오려고 지도를 얻고 몬레알레로 가는 버스 타는 곳을 물어봅니다.
버스 타는 위치는 기차역을 등지고 로터리 왼편입니다.
접수대에 근무하는 사내가 시계를 보더니만 지금 빨리 가야 몬레알레행 버스를 탈 수
있다고 해 서둘러 버스 탄 곳으로 나왔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헛심만 빼고 말았네요.
10시 버스는 이미 늦었고 11시 15분 출발하는 버스만 있습니다.
여기 몬레알레행 버스 시각표를 보여드리니 만약 우리처럼 몬레알레를 가시려는 분이
계시면 참고하세요.
이 버스 시각표는 기차역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 시각표입니다.
편도 1.9유로이고 왕복은 3유로이니 미리 왕복표를 사는 게 유리합니다.
버스표는 버스 정류장 앞에 있는 가게에서 팝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시칠리아에 생긴 마피아 조직은 그 조직의 일부가 미국으로 건너가며 범죄단체의 대명사가
되었고 일부에서는 마피아(Mafia)라는 용어는 이탈리아어로 말하기를 "이탈리아는 열망한다.
프랑스인의 죽음을! (Morte alla Francia Italia Anela)라는 문구의 머리글자를
취한 것이라고도 한다네요.
소득도 북부지방의 절반도 되지 않고 민족 자체도 북부와는 다르기에
이탈리아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은 곳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