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응접실이라는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
위의 그림은 1699년 WITTEL Casper Adriaansz, van이라는 화가가 그린 나보나 광장의 모습으로
마드리드 티센 미술관에 소장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00년도 더 넘은 그 시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그림입니다.
그때의 모습과 다른 것은 광장을 찾는 사람의 숫자만 다르지 전혀 변한 게 거의 없습니다.
오늘은 로마의 응접실이라는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을 구경합니다.
로마에 많은 광장이 있지만, 나보나 광장은 조금 특이합니다.
이곳은 처음부터 광장으로 만든 게 아니었다 합니다.
처음 로마 시대에는 경기장으로 사용되다가 나중에 광장으로 변경했다지요.
그렇다 보니 네 곳이 모두 막힌 직사각형의 길쭉한 광장에 분수가 세 개나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보면 이곳이 광장 이전에 마차경기장으로 사용되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광장은 포포먼스를 하는 사람이 많아 심심하지 않은 곳입니다.
더군다나 페인트를 이용한 그림을 많이 하네요.
유럽의 광장문화는 확실히 우리와는 다릅니다.
원래 이곳은 86년 도미티아누스 황제 재임 때는 경기장으로 사용한 곳입니다.
어쩐지 반듯한 직사각형의 타원형 광장이라 생각했지요.
트랙이 보이시죠?
지금 광장 주변으로 돌아가며 많은 건물이 있지만, 예전에는 바로 그곳이
경기를 관람하던 관람석이었지 싶습니다.
당시 이곳은 모두 3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가 아주 큰 경기장이었다고 합니다.
광장에는 바로크 양식의 분수 세 개가 있습니다.
남북으로 길쭉한 광장 가운데 있는 피우미 분수(Fontana dei Fiumi)가 있습니다.
세 개의 분수 중 가장 유명한 분수로 이노센트 10세가 1651년 베르니니에게 의뢰해
설계한 분수로 4대강을 의미하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답니다.
그런데 또 오벨리스크...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오벨리스크를 가져온 겁니까?
너무 헤픈 오벨리스크는 오벨리스크가 아닌 것을...
저 오벨리스크는 과거 막센티우스 경기장에 있던 것으로 교황을 상징하는 비둘기와
올리브 나무가 새겨져 있습니다.
가운데 17m의 오벨리스크가 있고 오벨리스크 하단에 네 개의 파라다이스 강을 상징하는
거인상이 있는데 이는 각각 유럽 대륙의 다뉴브 강, 아시아 대륙의 갠지스 강, 아프리카 대륙의
나일 강 그리고 남아메리카 대륙의 플라타나 강을 상징하는
네 개의 신상을 조각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4대 강이 흐르는 분수라고 부른다네요.
이 분수는 로마의 가장 유명한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광장에 있는 바바르카차 분수와 더불어
3대 분수라 한다는데 그럼 여기에 함께 있는 저 두 개의 분수는 뭐가 되는 겁니까?
베르니니는 당시 이 분수를 만들 때 그의 라이벌이라고 하는 보로미니가 설계한
산타네세 인 아고네 성당과 마주한 나일강을 의미하는 거인상에 보자기를 씌웠답니다.
이는 강의 신비한 근원을 의미하고 또 다른 의미는 차마 눈뜨고 형편없는 건물을
볼 수 없다는 의미라고도 합니다.
게다가 성당을 보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고 라플라타 강을 상징하는 거인상의 팔을
당장에라도 성당 건물을 향해후려칠 듯한 형상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 속이 이렇게 좁아서야... 질투에 미워하고...
또 다른 작가를 비하하는 일도 서슴치 않고 했나 봅니다.
용서는 모래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긴다 했나요?
이 사람들은 미움을 이렇게 돌에 새기고 용서는 분수에 실려 흘러버리고 말았나 봅니다.
북쪽에 네튜노 분수(Fontana del Nettuno)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아테네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이곳에서는 넵투누스라고 하겠지요.
바다의 신인 넵투누스가 바다뱀을 꽉 쥐고 있는 형상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남쪽에 모로 분수(Fontana del Moro)가 있어 각각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1576년 교황 그레고리 13세의 명령을 받아 포르타가 설계한 분수로
용과 돌고래를 형상화한 것이라네요.
분수의 이름과는 달리 가운데 보이는 신은 실제로 다른 바다의 신으로 알려졌다네요.
잘못된 이름은 아마도 베르니니가 설계한 것 중 돌고래를 첨가한 조각가 안토니오 모리에서
모로 분수라는 이름이 나왔지 싶답니다.
분수 가운데 보이는 인물은 무어인이라고 하네요.
무어인을 모로라고 불렀기에 모로 분수가 되었을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무어인은 모슬렘으로 바다를 건너 한때 이베리아 반도에 살았던 사람들로
알람브라 궁전을 만든 부족이죠.
이들은 남유럽에 널리 퍼져 살고 있어 조각의 많은 소재가 되더군요.
이 무어인은 베르니니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이 두 개의 분수는 가운데 분수보다 이전에 만든 것으로 베르니니가 나중에 조금씩 손을
보았다고 하며 이렇게 나보나 광장에는 분수가 세 개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