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 성당은 또 하나의 세상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사도 베드로의 제대입니다.
사진의 밝은 부분에는 성령을 의미하는 비둘기가 보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의자는 베르니니가 만든 것으로 베드로의 청동 의자라 합니다.
대성당 문으로 들어서서 제일 앞쪽 끝에 보이는 곳에 있습니다.
청동 의자는 베드로의 나무의자를 대신해 만든 것으로 교황청 기록에 따르면
원래의 나무의자 조각은 4세기경 교황 다마수스가 세례당을 만들고 그 안에
보관했으며 9세기경에는 교황 아드리아누스 1세가 자신의 소성당을 지어 보관했다 합니다.
이렇게 베드로의 성좌는 대대로 이어오며 보호받았습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는 이게 베드로의 의자라고 증명할 수 없지만, 이것이 예전부터
베드로의 무덤을 표시하기 위해 세웠던 기념비와 함께 전해 내려온 유물로
기독교도들에 의해 경배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진은 성심 제단의 제단화입니다.
제단은 1923년에 만든 제단으로 그 위에 그린 제단화는 카를로 무치올리가
그린 것으로 1923년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에게 예수가
발현한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합니다.
믿음이 강한 사람에게는 이렇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현몽 하듯 나타나나 봅니다.
위의 사진은 레오 10세의 제단입니다.
그는 메디치 가문 출신으로 로마를 유럽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고
교황권력을 하나의 정치권력으로 만든 사람이랍니다.
그러나 사치스런 생활로 교황청 재산을 탕진했으며 종교개혁에 맞서
마르틴 루터를 파문한 교황이라 합니다.
교황 알렉산더 7세 석관이 모셔진 곳입니다.
이 무덤은 바로크 예술의 대가인 베르니니가 80을 넘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운 곳이라죠.
두 손을 모으고 죽음을 앞에 둔 경건한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 아래에는 천으로 보이는 붉은 대리석이 있고 대리석 안으로는 해골이 손만
내밀어 모래시계를 들어 모두에게 보여주며 피할 수 없는 죽음에 임한 그런 모습입니다.
그래요! 죽음을 피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게 설령 교황일지라도...
산 피에트로 성당은 하나의 박물관입니다.
그 안을 둘러보면 마치 박물관 안에 들어온 기분입니다.
가톨릭 신자에게는 이곳에 우리와는 다른 느낌이 들겠지요.
산 피에트로 성당은 하나의 역사입니다.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기독교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합니다.
종교라는 틀에서 벗어나서 말입니다.
세상의 역사에 하나의 굵은 줄기가 되어 수많은 사건과 이야기가 여기에 남아있습니다.
굳이 종교와 무관한 우리 같은 삶이 보아도 그렇습니다.
산 피에트로 성당은 하나의 세상입니다.
이곳은 우리가 사는 그런 평범한 세상과는 다른 세상입니다.
이들의 삶은 그 목표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느낌이 듭니다.
이곳 산 피에트로 성당에서는 그냥 있는 그대로 보고 느껴야겠습니다.
그 원인과 결과는 우리의 상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런 내용들이었습니다.
佳人의 수준을 넘어선 곳이라 우리 같은 사람이 평가하고 논할 그런 곳이 아니기에
공연히 여러분의 귀와 눈을 어지럽게만 한 듯하여 미안한 마음입니다.
산 피에트로 성당은 있는 그대로 보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대로 나와야 합니다.
가톨릭의 총 본산이고 세상의 많은 종교 건축물 중 가장 많은 예술 작품을 지닌 그런
곳으로 기독교의 문화가 바로 유럽의 문화였고 그 문화란 바로 음악은 물론
그림이나 조각 나아가서는 건축에 이르기까지 유럽 문명의 중심에 서서
지금까지 문명을 이끌고 예술을 발전시킨 그런 곳이라 생각합니다.
어디 그뿐이겠어요?
유럽인의 사상까지도 지배했던 그런 곳이 아니겠어요?
그러나 우리 같은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는 이곳은 또 다른 세상으로
너무 어렵고 힘든 곳이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제 오늘로 산 피에트로 성당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종교적인 이해와 지식이 있었다면 더 많은 이야기와 풍부한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었겠지만, 아는 게 하나도 없기에 정신없이 둘러보고 나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