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파티오의 도시 코르도바(Cordoba)
재미있는 사진이 있어 여기 올렸습니다.
높고 하얀 담장에 화분을 걸고 집을 아름답게 치장한 모습과 높은 곳에 걸린 화분에
물을 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비가 자주 내리지 않는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담장을 하얀색으로
칠하고 집집이 화분을 걸어 그곳에 꽃을 피우고 늘 푸릇한 모습으로 가꾸며 살아가는 지방이지요.
이런 모습은 이곳 사람의 실제 모습이지 싶습니다.
비가 자주 내리지 않는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담장 높은 곳에 걸어놓은 화분에
물을 어떻게 주는지 궁금했는데...
"그런데 아가씨! 어깨끈이 흘러내려요!!!"
코르도바는 참 특이한 곳이었습니다.
물론,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예전 모습을 볼 수 있고 그에 따른 역사적인 유적이
많은 곳이지만,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대할 수 있는 곳이어서 좋았습니다.
그라나다가 술탄을 위한 도시였고 호화로웠던 그의 삶을 슬쩍 넘겨다 볼 수 있었다면,
이곳은 권력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힘겹게 살았던 백성의 숨결이 느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같은 안달루시아 지방이지만, 이렇게 서로가 다른 느낌이 드는 두 도시였습니다.
위의 집은 파티오라고 부르는 정원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눈을 사진 위로 올라가다 보니 헉!!! 1897이라는 숫자가 보입니다.
이 집이 200년도 더 넘었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바로 그해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제국이 수립된 해이기도 하지요.
코르도바는 매년 5월 초순부터 중순경까지 파티오 축제가 열리는 곳이라 합니다.
그때는 집을 개방해 관광객에게도 공개한다 합니다.
그리고 이때 파티오 콘테스트를 열어 순위도 정하고 등수에 든 집은 늘 관광객에게 내부를
의무적으로 공개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그 집안을 칭찬하려면 그 집 아들을 칭찬하기보다 파티오를 칭찬하라고
할 정도로 정원 가꾸기에 온 정성을 기울인다고 하니 정말 파티오에 열광적이라고 해야 하겠네요.
그래서 코르도바를 꽃의 도시니 파티오의 도시니 하고 부른다네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래도 있는데...
어디 집안의 파티오만 아름답게 가꾸나요?
골목길도 아름답게 가꾸던데요. 뭘...
이 집은 2014년 파티오 콘테스트에서 수상한 집인가 봅니다.
그런데 실제가 아니고 그림으로 그린 것인가요?
상상 속의 파티오란 말인가요?
그래서 묻고 물어서 저 집을 찾아갔습니다.
여기 실제 모습을 보여드립니다.
바로 그림 속의 집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사람을 위한 집인지 꽃을 위한 집인지 주객이 전도된 느낌입니다.
너무 야단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게 이들의 삶이랍니다.
너무 야단스럽지나 않은가는 몰라도 이 집 주인은 아마도 크나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사진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뭣인가 분명 있는 곳입니다.
자식 칭찬보다도 더 즐거워한다는 파티오 칭찬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코르도바는 파티오를 음식점으로 고쳐서 영업하는 곳이 많습니다.
이런 식당을 찾아 식사하며 즐겨보는 일도 좋네요.
그렇게 한다면 이들의 파티오 문화도 어느 정도 이해하지 않겠어요?
마치 에덴동산 속에서 식사한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겠어요?
그래서 우리도 한 번 도전했습니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일지라도 이런 곳은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파티오를 식당으로 꾸민 근사한 집에 들어가 우아하게 칼질하려고 했지만,
역시 한국인은 밥심입니다.
그냥 우리 입맛에 맞는 빠예야로 정했습니다.
이슬람의 파티오 장식 문화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특징이지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유럽에는 보기 쉽지 않은 정원 가꾸기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스페인만의 색깔이 아닌가요?
그중에 코르도바의 파티오가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아마도 일 년 내내 비가 적게 내리고 더운 곳이기에 이런 조경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을까
생각되고 이런 문화는 북아프리카로부터 들어온 이슬람 전통의 조경문화로 특히 이곳
코르도바에 둥지를 튼 시리아에서 건너온 무어족인 우마이야 왕조의 영향이 분명합니다.
덥고 건조한 기후는 이들에게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주었을 겁니다.
벽은 하얀색으로 칠하고
물을 가두어 습도조절과 온도 조절을 하고
화분을 벽에 걸고 화초를 심어 늘 푸르게 가꾸다 보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지 않을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코르도바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여러 도시 중 한 곳입니다.
이 지역은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여러 문명의 교차점이며 충돌지점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반도 국가에서도 다른 대륙과의 근접성 때문이겠죠.
더군다나 이베리아 반도는 오랜 세월 동안 주변 강대국의 지배를 2천 년 정도 받았던 곳이기에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없는 그런 지역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곳만의 특이한 문명이 아닐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