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매의 방(Sala de los dos Hermanas), in 나스르 궁전
제왕의 방을 돌아나가면 두 자매의 방(Sala de los dos Hermanas)이 있습니다.
제왕의 방은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내부 수리 중으로 일부만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모습은 대부분 복원한 모습이지 싶습니다.
오랜 세월로 말미암아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은 대부분 사라지고 추한 모습으로 남았을
것인데 그 이유는 아직 복원 중인 곳을 찾아보니 아름다운 모습은 그 흔적뿐이었거든요.
사람이든 건축물이든 가꾸지 않고 내버려 두면 세월이 흘러 예전 그 모습은 사라지잖아요.
두 자매의 방은 레오네스 궁에서 가장 오래된 방으로 알려진 곳이죠.
알람브라 궁전의 완결 편이라고 해야 할까요?
위의 사진은 두 자매 방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천장의 모습입니다.
무려 5천 개의 모카라베 장식이 압권입니다.
팔각형 천장에 각 방향으로 두 개의 창을 만들어 하늘의 빛을 받아들였습니다.
정말 호화로움의 극치라고 해도 되겠죠?
종유석 동굴 속에 들어온 느낌이 나지 않나요?
두 자매라고 한 이유는 바닥의 큰 대리석이 두 개가 있어 그리 불렀나 봅니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두 사람의 자매를 왕이 사랑했다고 해
그들을 위한 방이라고도 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가 천일야화와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요?
천장에서 벽으로 대단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방입니다.
이 방이 나스르 궁의 백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화려한 방은 없다고 하는 듯합니다.
발코니 안쪽으로 스테인드 글라스를 이용한 채광은 압권이 아닌가요?
천장으로부터 벽으로 내려오며 다른 이질적인 모습이 어느 한 곳 흐트러짐 없이
매끈한 느낌으로 인간을 위한 곳을 이렇게 만들었으니 신의 노여움을 받아
멸망한 왕조가 되었지 싶네요.
마치 종유석이 무수하게 달려있는 보석 동굴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드네요.
어디 한 부분 흠잡을 데가 없고 서로 이어지는 곳에 부자연스러운 곳이 없지 싶네요.
모카라베 장식이 무려 5천 개나 된다고 전혀 바쁘지 않은 누가 세어보았나 봅니다.
무슬림의 종교란 그들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제일 좋은 것은 신에게 바치고 그들의 삶은 신을 위한 삶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왜?
여기 이렇게 아름다운 건축물은 신을 위해 짓고 신에게 바쳐야 하지 않나요?
왕과 신이 동격이라 생각했을까요?
그래서 신의 노여움을 받아 이곳을 포기하고 쫓겨났나요?
이슬람에서 술탄이라고 부르는 국가 지도자가 종교지도자까지 겸임하는
절대 권력자를 칼리프라고 부른다지요?
칼리프는 전지전능한 존재인가 본데 그런 의미에서 칼리프가 기거하는
궁이라 신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양보했지 싶네요
그들은 방안에는 물론, 주랑에도 위의 사진처럼 분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물을 보고 마음을 깨끗하게 하라고 가르치신 장자의 관수세심(觀水洗心)의 말씀을
일찍 알아듣고 따르려 해서일까요?
아니면 노자의 말씀을 따라 물의 가르침을 따르려 했을까요.
후궁은 이곳에서 정원을 내다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격자무늬 나무로 만들었기에 밖에서는 방 안의 후궁 모습을 볼 수 없고
방안에서만 간신히 내다볼 수 있지요.
벽을 올려다 보면 위의 사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환기를 위한 장치일까요?
아니면 밖에서 안의 소리를 몰래 엿듣기 위한 시설일까요.
사실 중세에 살았던 여인들은 많은 제약이 따랐을 겁니다.
지금도 이슬람의 율법은 남녀의 구별이 엄격하잖아요.
더군다나 이런 곳에 들어와 밖에서 볼 때는 호화로운 생활이라 부러워할지 모르지만,
실제 이들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었을 겁니다.
이 방을 가득 채웠던 여인의 한숨을 들은 사람은 몇 사람이나 될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태양이 아무리 찬란하게 빛나도
언젠가 지기 마련입니다.
언제까지 권력을 지니고 천하를 호령할지 알았는데
세월은 그 힘마저 빼앗아 갔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한 줄기 바람이요.
잠시 피어오르다 사라지는 뜬구름 같은 것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