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기 2014/그라나다

헤네랄리페 물의 계단(Water Stairway)

佳人 2015. 12. 29. 08:00

 

헤네랄리페에서는 가장 멋진 풍경이 바로 물의 계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모습이 가장 보고 싶었거든요.

바로 이곳을 흐르는 물이 헤네랄리페는 물론 알람브라를 있게 한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죠.

이곳에서의 물은 그냥 물이 아니라 과학입니다.

 

 

이제 술탄의 정원을 나와 조금 더 들어가면 수로를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황하를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다스린다 했나요?

물만큼은 어느 나라나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요즈음 우리나라도 기후변화로 말미암아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잖아요.

 

 

바로 이 물로 말미암아 알람브라가 존재한 이유가 아니겠어요?

만약 물이 없었다면 이곳은 황폐한 언덕에 불과했을 것이기에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물을 사시사철 이곳으로 물길을 만들어 끌어왔습니다.

많은 여행자가 이곳은 그냥 슬쩍 올려다보고만 가는데

꼭 보시고 의미를 알고 가는 게 좋습니다.

 

 

이곳에서도 이렇게 물을 잘 다스려 260여 년간을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겨우 이 정도의 물관리만 해도...

만약 물의 양이 4배만 되었어도 천 년의 제국을 경영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이곳을 지나면 헤넬랄리페에서 제일 보고 싶어 했던 물의 계단이 나옵니다.

위에 있는 저수조에서 물길을 계단 양쪽 난간에 만들었기에 물의 계단이라고 하고

 물의 계단 아래에도 어김없이 분수를 만들어 습도 조절도 하고

더운 여름을 이기는 지혜를 보여줍니다.

 

 

물이란 어떻게 관리해야 항상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바로 여기에 답이 있습니다.

고인 물을 만들지 말자.

그게 물의 계단을 따라 흐르든 아니면 분수를 만들어

솟구쳐 올랐다가 떨어지든 상관없습니다.

 

 

물과 함께 흐르는 퇴적물을 걸러내자.

물의 흐름도 속도를 달리하자.

소용돌이치며 채에 거르듯 작은 모래를 가라앉히자.

 

 

위의 사진처럼 흐르는 도중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 두면

모래 같은 이물질이 가라앉습니다.

같은 웅덩이라도 높낮이를 달리하면 물의 속도를 줄여 모래를 가라앉히기 수월하죠.

 

분수를 이용해 물을 뿜어 올렸다가 떨어뜨리자.

이렇게 물속에 산소량도 함께 포함하며 물관리를 했습니다.

물의 양이 항상 일정하게 흐르지는 않지요.

 

 

물의 계단에도 과학이 숨어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물이 많아 넘칠 때를 예상해 중간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넘치는 물은 웅덩이에 만든 배수구를 통해 다른 수로를 통해

빠져나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물이 흘러내려 오면 밖으로 그냥 흘려보내는 방법을 도입했고

가물 때를 예상해 바로 언덕 위에 저수지를 만들어 말의 힘을 이용해

물을 끌어올려 다시 저장했습니다.

이제 헤네랄리페에서도 보고 싶은 모든 곳을 어느 정도 보았습니다.

다시 길을 따라 나가야겠네요.

여기까지 와 물의 계단을 보고 이런 의미를 느끼지 못하면

알람브라에 왔어도 마음으로는 보지 못한 겁니다.

 

 

무어인은 이렇게 물의 계단으로 천국의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헤네랄리페를 천국의 정원이라 했습니까?

알람브라 궁전에서 보았던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 개인적으로는 이곳 물의

계단이라 할 수 있는데 사람이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궁전을 짓고 주민과 병사가 머무를 시타델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물이지요.

물이 있으니 이번에는 정원을 만들고 싶고 정원에는 꽃을 가꾸고

나무를 심고 분수를 만들고 싶어 이렇게 만들었을 겁니다.

이 물이 없는 알람브라는 아무 것도 아니죠.

 

 

그러나 그 정원은 세월이 흐르며 하나씩 사라지고 지금 유일하게 남은 정원이

바로 헤네랄리페라고 부르는 왕실 정원입니다.

이 정원을 만든 목적은 꽃만 가꾸기는 아니었을 겁니다.

바로 관상뿐 아니라 긴급한 때를 예상해 생산을 위한 농토였을 겁니다.

모두가 안에서만 생산되는 농산물과 축산물을 먹으며 살아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을 대비했잖아요.

 

 

최후로 남은 마지막 이슬람의 통치지역인 그라나다를 가톨릭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이슬람 왕들은 난공불락의 공중도시인 알람브라를 만들고 그 안에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을 이주시켰고 그들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공간과 먹을 음식 생산을 위해 농토를 위한 공간이었지 싶습니다.

게다가 물의 계단을 통해 늘 안정적이고 깨끗한 물의 확보에도 신경을 썼다는 말입니다.

 

 

원래는 14세기에 만든 왕가의 여름 별궁이 있던 곳의 정원이었다네요.

이 지역의 여름 더위는 살인적이라지요?

나무가 우거지고 물이 흐르는 이런 정원이 있으면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견딜만하지 않겠어요?

 

 

물을 소중히 여기는 이슬람은 언제나 이곳에서 정원 가꾸기에 열을 올렸나 봅니다.

정원을 가꾸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게 물이라지요?

물이 있어야 나무도 자라고 꽃도 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멀리 시에라네바다 산맥으로부터 물을 끌어오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을 것이며 그 물이 이곳으로 끌어오기 위해 수로의 건설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업이었을 겁니다.

그 물로 말미암아 정원에는 분수를 만들 수 있고 언제나 물이 흐르는 에덴동산 같은

정원이 만들어진 것이기에 그래서 여기가 아름다운 곳이 되지 않았을까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집터는 술탄이 초대한 사람이 머무는

게스트하우스 역할을 한 곳이라 합니다.

여름 별궁은 술탄 혼자만 지냈던 곳이 아니었나 봅니다.

 

 

물이 나무를 자라게 하고 꽃을 피우니 언제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새와 벌 나비가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사막에 살았던 민족이기에 물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을까요?

이곳에서 계곡 건너편의 나스르 왕 궁전과 카를로스 궁전도 바라봅시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로 알람브라 궁전의 모든 곳을 돌아보았습니다.

역시 능력의 한계로 더 많은 것을 알지 못해 이곳에 올려드리지 못했습니다.

만약, 알람브라 궁전을 구경하러 가실 분이 계시면 사전에 미리 공부하셔서 보시는 게

좋다고 생각하며 그냥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는 게 아니라 역사와 그에 따른 다양한

모습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아시고 가시면 다 많은 감동을 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