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기 2014/그라나다

사자의 궁전(Palacio de los leones)인 레오네스 궁

佳人 2015. 11. 26. 08:00

 

알람브라에서 눈이 먼다는 것보다 더 잔인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순간 내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뭐 알람브라에서만 눈이 멀어 불행하겠어요?

세상 살며 우리 몸에 어느 하나 부족해도 불행한 일이잖아요.

 

 

여러부우우운~

정말 이런 예술작품 같은 건축물을 보지 못한다면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정말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봐야 할 곳 아니겠어요?

바로 사자의 궁(Palacio de los Leones)입니다.

 

 

정원을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가면 라이온 궁으로 부르는 한가운데

사자의 정원(Patio de los leones)이 나타납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정말 눈을 의심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요?

작은 둥근 형태의 분수를 12마리의 사자가 대형 수반의 받침이 되기를

자처하고 있기에 그렇게 부르나 봅니다.

 

 

알람브라 궁전의 많은 궁 중 대부분은 사라지고 지금까지 버티고 남은 세 개의 궁이 있는데

제일 처음 구경했던 메수아르 궁이 제일 먼저 만들어진 곳이라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노란 원 안의 모습은 메수아르 궁만 보이고 처음 이곳

사비카 언덕에 터를 잡고 성벽을 쌓았던 모습입니다.

성벽 외에 왕궁의 모습은 초라한 모습입니다.

시작은 그랬지 싶습니다.

 

 

그 후 만든 곳이 방금 구경했던 코마레스 궁이라네요.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궁 중의 사자의 궁이 가장 늦은 시기에 만들어졌다네요.

 

 

이런 과정을 생각하며 시기적으로 건축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는 일도 좋습니다.

입구로부터 들어오며 순서대로 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위의 사진을 통해 다시 순서를 살펴봅니다.

나중에 지은 궁전일수록 더 섬세하고 화려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들어선 사자의 궁이라고 하는 곳은 무하마드 5세가 만든 곳으로

시기적으로 가장 늦게 만들어졌다는데 역시 가장 후기에 만든 곳이라 섬세함과 조형미 등

다른 두 곳보다는 뛰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한때 궁중 암투에 밀려 이곳을 피해 카스티야 왕국이 있는 세비야의 페드로 왕에게

몸을 의탁하는 처지가 되었다네요.

 

 

다시 돌아와 세비야 궁전보다 더 훌륭한 궁전을 만든다고 했기에 지금처럼 세상에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궁전이라는 사자의 궁전이 만들어진 것이라 합니다.

 

 

태양이 아무리 찬란하게 빛나도 언젠가는 지기 마련입니다.

여기에 보석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하게 가꾸고 꾸며놓고 살았던 무어족도

이제는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곳에서 볼 것은 두 자매의 방(Sala de los dos Hermanas), 왕의 방(Sala de los Reyes),

 사자의 정원(Patio de los leones) 그리고 아벤세라헤스의 방(Sala de los Abencerrajes)이 있답니다.

 

 

알람브라 궁전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그중 백미는 바로 사자의 정원과

그 정원을 빙 둘러 만든 방입니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 눈을 크게 뜨고 입마저 크게 벌리고 연신 감탄사만 내뱉는 곳이죠.

인간이 만든 최고의 건축물이라는 찬사가 빈말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나스르 궁에 들어와 가장 오래 머문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죠.

오늘부터 보석보다 더 아름다운 사자의 정원과 그 방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이 사자 때문에 궁전의 이름도 사자의 궁이라 했나요?

생명도 없는 돌사자가 무척 많은 일을 하네요.

그 주변을 124개의 대리석 기둥이 수풀처럼 빙 둘러 회랑을 만들어

비를 맞지 않고도 여러 방을 옮겨 다닐 수 있게 만들었네요.

 

 

열두 마리의 사자가 받치고 있는 분수는 예전에는 물시계의 역할을 했나 봅니다.

그러니 한시가 되면 한 마리의 사자 입에서 물이 솟아오르고 두 시가 되면

두 마리의 사자 입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12시가 되면 장관이겠어요.

가로 35m 세로 20m의 직사각형 파티오가 가운데 있습니다.

 

 

열두 마리가 모두 물을 뿜느라 정신도 못 차릴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지금 12시도 되지 않았는데 쟤들 왜 저러는 겁니까?

원래 원본 사자는 다른 곳에 옮겨놓고 이곳에는 짝퉁 사자가 있습니다.

 

 

이들은 알람브라 궁전을 만들며 지진이나 적의 대포 공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궁전을 지으려 했나 봅니다.

지금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날림공사를 보며 그들이 얼마다 건축에 대한

열의와 정성이 강했나 알 수 있잖아요.

이런 형태의 벽 장식을 스투코(치장 벽토)라 하나 봅니다.

 

 

건축도 그들은 혼을 불어넣으려 했나 봅니다.

그런 마음으로 지었기에 아직도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우리에게 놀라움을 선물하나 봅니다.

 

 

기둥과 천장이 마주하는 곳에는 납을 넣어 만들었답니다.

지진을 대비해 만든 건축의 지혜가 놀랍지 않습니까?

지금도 세상에 지진이 나면 쉽게 무너져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잖아요.

 

 

그 납의 목적은 지붕의 무게를 어느 정도 완충하는 역할이 있어 지진 등 자연재해나

적의 대포 공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니 믿어야죠?

그렇다고 확인을 위해 대포 한 방 쏠 수 없고 어쩌겠어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슬람 장식의 특징은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게 우상숭배라는 문제였지 싶네요.

왜 이곳 사자의 궁에는 사자가 12마리나 있지요?

그래서 주로 식물에서 문양을 만들었고 중간중간 글자를 넣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들 글자를 바라보면 누가 불어버린 라면을 먹다가 벽에 던져버린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