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기 2014/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사비카 언덕으로

佳人 2015. 11. 19. 08:00

 

 그라나다라는 의미는 스페인어로 붉은 석류라고 합니다.

알람브라라는 말은 이곳에 궁전을 세웠던 무어인의 언어로 붉은 성이라는 말이랍니다.

붉은 사암이 흔한 지역이라 붉다는 말이 흔하게 사용되었던 모양입니다.

알람브라(Alhambra)를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이 알함브라라고 표기합니다.

영문으로는 알함브라라고 해야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영문 h가 묵음이라고 하니

여기 佳仁의 여행기에서는 알람브라로 표기하겠습니다.

 

 

예전 터키 여행에서 같은 종교를 가진 오스만 튀르크의 궁전 톱카프와 돌마바흐체를 구경하며

느꼈던 것보다 알람브라 궁전은 더 애잔한 생각이 드는 곳이네요.

오스만 제국처럼 왕조만 끝난 곳이 아니라 여기는 한때 맹주를 자처하고 풍요롭게 살다가

패망과 더불어 보따리 챙겨 고향으로 돌아간 흔적이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2014년 10월 27일 월요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아주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숙소로 만들었기에

건물 층간 높이가 우리나라의 두 배는 넘지 싶네요.

처음 도착했을 때 우리 부부에게 준 방은 2층이라서 괜찮았는데 방이 좁고

침대가 하나만 있는 방이라 트윈 침대로 바꿔달라고 하고 돌아와 보니

방은 넓고 좋은 데 4층 방입니다.

이게 모두 72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층간 높이가 너무 높아 오르내리는데

등산보다도 더 힘드네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식당으로 달려가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합니다.

빨리 알람브라 궁전의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번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며 꼭 들려야 할 몇 곳 중

알람브라 궁전이 제일 순위였습니다.

 

 

어제 미리 알람브라 궁전으로 올라가는 골목길 입구를 확인해두었기에 단번에 찾아 올라갑니다.

이른 아침이라 통행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도 없는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누가 우리에게 손짓합니다.

드루와~ 오늘 밤에 드루와~~

밤에 시간이 나면 플라멩코 공연이나 보러 오라고 하네요.

 

 

더 올라가니 문이 하나 나타나네요.

이 문은 석류의 문이라는 곳입니다.

그라나다는 석류라는 의미라 했나요?

 

 

그러면 이 문을 그라나다 문이라고 해도 될까요?

문 위 상인방을 확대해 보면 세 개의 석류가 보입니다.

석류의 문 인정.

 

 

잠시 사비카 언덕을 계속 오르려니까 동상이 보입니다.

누구세요?

미국인 작가 워싱턴 어빙입니다.

 

 

그는 1829년 이곳 알람브라를 방문해 이곳에 머물며 "Tales of the Alhambra"라는 소설을 쓴

작가로 그는 진정 알람브라의 가치를 세상에 알린 홍보대사라고 해도 되지 싶네요.

그가 이곳 알람브라에 머물 때, 이곳은 아무나 들어와 살던 그런 곳이었다 합니다.

 

 

잠시 더 걸어 올라갑니다.

그런데 추석 귀성표 사는 전쟁이라도 났답니까?

이른 아침 8시 10분경인데 이미 매표소 앞에는 표를 사려는 인파가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혹시 다른 도시에서 이곳으로 바로 오셨다면 배낭은 어찌하시렵니까?

그것도 걱정하지 마세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매표소 건물 지하로 내려가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화장실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고 그곳에 래커가 있습니다.

안으로 더 들어가면 화장실이 있고 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화장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입장권을 사려면 우선 여기서 직접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삽니다.

지금은 비수기라서 이 정도지 성수기에는 1~2시간도 더 걸릴지 모릅니다.

위의 사진은 오후에 다시 들려보아도 그 줄은 줄지 않고 더 길어집니다.

 

 

입장하는 관람객의 숫자를 제한하기에 성수기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도

표를 구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합니다.

예매는 3개월 전부터 가능하다 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표를 사기보다 예매가 더 비쌉니다.

 

 

이게 싫다면 미리 예약하고 오면 됩니다.

우리는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나라에서 미리 예약했습니다.

예약한 사람은 예약 때 사용한 신용카드를 지참하고 알람브라 궁전 입구에 있는

매표소 오른쪽 작은 건물로 가면 됩니다.

 

 

여기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곳에는 근무자가 있어 예약한 사람은 발권을 도와줍니다.

우리처럼 나이도 많고 어리벙벙하게 바라보면 먼저 다가와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여기서 팁 하나...

매표구는 표를 사기 위해 현금을 들고 사는 곳입니다.

그러나 위의 사진에 보이는 예매한 사람을 위한 자동 발매 기계가 있는 곳에 가면 제일 왼쪽에 보이는

기계는 예약하지 않고 와도 카드를 이용해 현장에서 입장권을 바로 살 수 있습니다.

이런 기계가 있는지 모르기에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기다리지 않고 말입니다.

 

 

미리 출발 전에 예매하지 못하셨다면 매표서 앞에서 고생하며 줄을 서서 기다리지 마시고

카드를 들고 티켓 마스터 기계가 있는 이곳에서 바로 표를 뽑으세요.

우리는 미리 예매를 했기에 티켓마스터 기계를 이용해 바로 뽑았습니다.

티켓 제일 아래 나스르 궁전 입장 시각이 9시 30분이라고 찍혀 나오네요.

 

 

표를 뽑았으면 이제 사람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알람브라 궁전에서 가장 뛰어난 보석 같은 건축물인 나스르 궁전은 입장 시간을 예약하는

곳으로 입장 시각 전에 미리 도착해 기다려야지 시간이 늦으면 자동 취소가 된다고 하네요.

나스르 궁전을 제외하고는 다른 건물은 크게 시간의 제약이 없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기에 혼잡을 피하고자 시간별로

입장객의 수를 제한하여 입장시키기 때문이죠.

1인 15.4유로에 한국에서 2달 전에 미리 입장권을 예매했습니다.

혹시 이곳을 가시려는 분이 계시면 미리 예약하시는 게 편리할 겁니다.

 

 

안 그러면 현장에서는 매표하려는 사람이 많아 1~3시간을 기다려야만 합니다.

현장 구매는 13유로로 오히려 저렴합니다.

입장하는 방법에는 야간 입장까지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개인별로 좋은 방법을 택하면 됩니다.

아니면 빨리 사는 방법이 있기는 하더군요.

 

 

들어가는 길에 보았던 아벤세라헤스 궁전터입니다.

지금은 기초만 남고 모두 사라지고 말았네요.

그렇다면 이 궁전터가 아벤세라헤스의 한 장수가 왕의 애첩과 눈이 맞아 사랑에 빠졌다가

들키는 바람에 가문의  모든 남자 36명이 파티를 가장해 나스르 궁전으로 불려 가

멸족을 당했다는 그 명문가문이 살았던 곳인가요?

 

 

우리는 입장 시각을 정하여만 들어갈 수 있는 나스르 궁전 입장 시각을 9시 30분으로 정했습니다.

제일 이른 시각은 8시 30분부터 입장하더군요.

먼저 나스리 궁을 보고 나머지와 헤네랄리페 정원은 예약 시각을 정하지 않기에 여유를 가지고

오후에 보는 것으로 하고 오늘 하루 종일 알람브라에만 투자할 생각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사비카 언덕을 걸어 올라와 예매했던 알람브라 궁전 입장권을 받아

안으로 들어온 이야기였습니다.

내일부터는 알람브라 궁전을 돌아다니며 찍었던 사진을 순서대로 보며

구석구석 샅샅이 다니며 보려고 합니다.

인간이 신을 위한 건축물도 아니고 자기만을 위한 보석 같은 건축물을 지었습니다.

신이 보고 매우 아름다워 화딱지가 나 무어인을 아프리카로 쫓아버렸을 겁니다.

佳人이라도 그랬지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알람브라 궁전은 제법 넓습니다.

그렇기에 모두 표를 확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표를 확인하는 것은 알카사바, 헤네랄리페와 나스르 궁전 세 곳이고

카를로스 5세 궁전 등 많은 곳은 입장권 없이도 자유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지요.

시간이 넉넉하시면 다른 곳은 나중에 다시 와도 되기에 우리는 다음날 또 이곳을 찾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