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에스파냐~(Hola! Espana~)
여행 중 길을 걷다가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세요.
저 모퉁이를 돌아서면 어떤 풍경이 우리를 마주할까 상상해 보세요.
여행이란 이렇게 저 모퉁이 너머 어떤 풍경이 우리를 반길까 상상하며 떠나는 일입니다.
물론, 그 풍경이 모두 우리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우리는 늘 새로운 세상을 동경하며 떠나는 게 아니겠어요?
당신에게도 꿈이 있었지요?
세상에 꿈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꿈조차 없는 삶이란 너무 슬픈 일이잖아요.
우리 나이가 되면 50년 전에 누구나 한 번쯤 꾼 꿈이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먼지만 켜켜이 쌓여 어느 구석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그런 꿈 말입니다.
지금 그 먼지만 잔뜩 쌓인 그 꿈 하나를 툴툴 털고 살포시 꺼내보렵니다.
많은 꿈들이 지금은 대부분 개꿈으로 변했지만, 그래도 먼지 탈탈 털어보면 실현 가능한 게 있게 마련입니다.
바로 그 꿈 중의 하나가 여행이었고 여행지 중 유럽은 아니었나요?
이제 우리 부부...
그 꿈을 향해 스페인으로 날아갑니다.
배낭 하나씩만 둘러매고 말입니다.
여행이란 우리 나이에는 어떤 의미일까요?
많은 사람이 여행을 꿈꾸며 먼 나라로 떠나지만, 그 의미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요.
佳人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행이란 우리와는 다른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고 세계의 역사 속으로의 산책이며
다른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우리와 다른 모습에 환호하고 같은 생각에 동감하는 일이지 싶습니다.
이번 여행에 목적지는 우리와는 관련이 많지 않은 나라인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입니다.
스페인은 꽃보다 할배를 통해 이제는 우리에게 무척 친숙한 여행지라 생각합니다.
실제 그곳에 가보니 유명 관광지는 마치 한국 국민 관광지가 된 기분이 들 정도로 많은 사람이 있더군요.
할배는 슈퍼 짐꾼이며 인간 내비게이션인 서지니라는 걸출한 젊은이를 대동했기에
여행이 공부보다 무척 쉬웠을 겁니다.
佳人 부부에게는 서지니가 없고 함께 여행할 지기도 없이 오직 부부 둘만의 여행이기에 고난의 행군이 되겠지요.
여행지의 역사나 내력도 알려줄 작가도 없고 짐조차 작은 배낭 하나씩만 짊어지고 가기에 힘든 여정이 될 겁니다.
그래도 여행이 즐겁다는 생각이기에 즐기며 다녀오려 합니다.
서지니 같은 하늘이 내린 짐꾼은 없어도 佳人은 하늘이 버린 머슴이잖아요?
일정 또한 10일 내외도 아니고 우리 나이에 제법 긴 46일이나 되기에 비행기 티켓 발권부터 여행지 루트며
숙소 선택, 현지에 도착해 구경할 장소 선택, 다음 장소 이동 방법 등 스스로 결정해야 할 것이 무척 많습니다.
옆에서 누가 도와줄 사람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모든 일정을 혼자 힘으로 계획하고 결정해야 하니 쉬운 일이 아니네요.
우리 나이가 되면 남는 게 시간이고 모자라는 게 경비입니다.
그동안 중국을 배낭만 메고 부부 둘이서만 여행하며 숙소는 늘 현지에 도착해 구경하며 선택했지만,
이곳은 서양이라 우선 처음 몇 곳은 우리나라에서 미리 예약했고
그다음부터는 현지에 도착해 선택하며 다니려고 합니다.
사용할 비용은 카드와 일부 현금을 가져가 사용하려고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일들.
1, 비행기 예약은 루프트한자 항공 사이트로 들어가 직접 인터넷으로 하기.
2, 호텔 예약은 미리 국내에서 호텔 사이트를 통해 하거나 여행하며 며칠 전 모바일로 예약하거나
현지에 도착해 당일 정하기.
3, 중요 여행지는 미리 구글 맵에 저장해 모바일로 확인하며 찾아가기.
4, 비싼 우리나라 통신사의 로밍 대신 현지에 도착해 심 카드를 구매해 저렴하게 그 나라 통신사의 데이터 사용하기.
5, 기차는 스페인 렌페를 바르셀로나에서 마드리드행은 출발 전 인터넷 예약으로 저렴하게 반값에 이용하기.
6, 도시간 이동은 주로 현지에서 직접 버스를 이용해 이동하고 시내는 두 발로만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
7, 현장 입장권 구매가 어려운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알람브라 궁전은 미리 한국에서 예약하고 출발해 들어가기.
8, OTG 케이블을 준비해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메모리에 백업 저장하기.
9, 한국어에 능통한 우리는 구글 통역 앱을 깔아 대강만이라도 감만 잡고 돌아보기.
그 나라 언어를 안다는 일은 여행에 있어 편리한 일이지만,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몰라도 우리 부부처럼 얼마든지 배낭여행을 할 수 있답니다.
10, 숙소는 스페인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처음 도착한 바르셀로나와 마지막 여행의 정리를 위해
출발할 때의 도시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까미노 길을 걷고 난 후 휴식을 위해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그리고 여행이 20일이 지나면 일정의 반 정도 되니 한식이 그리울 것 같아 포르투갈 리스본,
이렇게 네 곳은 한인민박을 출발 전에 미리 우리나라에서 정하였고 나머지 숙소는 몇 곳은 우리나라에서
호텔 예약 앱을 통해 예약했고 나머지는 이동하며 일정을 보아가며 하루 전이나 현지에 도착해 직접 찾아가거나
아니면, 여행자 안내센터를 방문해 소개받아 정했습니다.
예약 앱을 통해 미리 숙소를 정한 곳은 그냥 가면 됩니다.
이미 우리 예약자료가 그곳 숙소에 통보되었기에 우리는 도착해 예약자 이름만 확인시켜주면 됩니다.
우리는 회사 말만 듣고 예약 확인서를 모두 프린트해 들고 갔습니다.
역시 아날로그 세대는 티를 내고 다닙니다.
현지 숙소에 묵을 때 여권이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복사본만으로도 충분하니 여권 원본은 깊숙이 보관하시고 복사본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여행 내내 한 번도 원본 보자고 한 곳이 없었습니다.
이런 내용들은 젊은이는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아날로그 세대인 우리 나이에는 모르는 분이 많지 싶습니다.
뭘?
디지털 세상 말입니다.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이 다르기에 우리 방법이 옳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여행할 때 사용해보지 못했던 기능들을 이번에는 그런 세상의 여행을 하려고 합니다.
우리처럼 아날로그 세대가 디지털 세상에 산다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이번 여행에 그런 것도 일부 경험해 보렵니다.
이런 많은 디지털 세상을 경험하며 여행하기가 두 배는 어렵지만, 경험하고 나니 찾아가는 번거로움이 없고
오히려 시간 절약과 시행착오가 없어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특히 모바일폰의 역할은 이서진이를 데리고 출발한 할배들보다 더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우리와 비슷한 나이의 60대 젊은 배낭여행자를 위해 하나씩 제가 이용했던 방법을 이야기하며
혹시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여러 가지 생각(소는 누가 키우나, 강아지 밥은? 난은 물을 주지 않으면 죽어! 는 빼고)
때문에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읽어보시고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분이야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9월 23일 인천 공항에서 루프트한자를 타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 환승 루트를 따라 이동해
바르셀로나로 출발하는 게이트에 도착했지만, 대기하는 사람이 없어 공항 안에서 자전거 타고 다니는
공항 직원이 있기에 티켓을 보여주니 변경된 게이트 번호를 알려주어 찾아갔습니다.
공항 검색에서 물병에 넣어온 미숫가루가 걸립니다.
가방을 열라고 합니다.
열어 보여주며 쌀가루라고 하니 웃으며 통과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무료로 차를 마실 수 있는 코너가 곳곳에 있어 한잔하며 대기합니다.
한국에서는 물은 셀프지만, 여기서는 커피도 셀프더군요.
독일에서 입국 검색은 아주 까다롭게 했지만, 스페인으로 입국할 때는 같은 유럽연합국에서 온 비행기는 검색이나
입국심사 없이 우리나라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나오듯 그냥 통과합니다.
우선 바르셀로나 엘 프라트(El Prat) 공항에 도착해 제일 먼저 한 일은 공항에서 시내까지 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두 개의 터미널 중 터미널 1에 도착했습니다.
자정이 다 된 늦은 밤이라 숙소에 찾아가 곤하게 자는 사람 깨우기 미안해 공항 노숙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시내 들어가 다시 숙소를 찾아간다면 분명 새벽 2-3시경이라 자는 사람을 깨워야 하지 않겠어요?
바르셀로나 공항에서의 노숙은 자유롭습니다.
그날 50여 명이 불편한 의자에 앉거나 눕거나... 아니면 바닥에 침낭 깔고 아주 안방처럼 잡니다.
아침이 되면 공항 직원이 돌아다니며 알아서 깨워줍니다.
아주 안전합니다.
버틸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자주 이용해도 좋겠습니다.
간간이 휴대품 조심하라는 방송으로 안내멘트까지 해주는 센스도 발휘합니다.
공항 안에서 꼴랑 15분 무료 와이파이가 연결되기에 집에다 무사히 도착했다는 카톡도 날렸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싼 직항은 피하고 저렴한 경유하는 비행사를 선택했습니다.
우리가 이용한 항공사는 독일 항공인 루프트한자로 3개월 전에 저렴한 프로모션이 있어 1.191.100원/1인이었습니다.
인천 국제공항을 14:50분에 출발해 11시간 25분을 비행하여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1시간 50분 후인
21:05분 출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23시:05분에 도착했습니다.
기내식은 두 번 나오고 간식이 한 번 나옵니다.
그리고 비행기 제일 뒤에 가면 라운지가 있어 무료로 언제든지 차나 음료수 그리고 간단한 빵이나 간식까지
마음껏 먹을 수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공항의 정식 명칭은 엘 플라트 국제공항이라 합니다.
세 개의 터미널이 있는데 제1청사가 국제선이고 제2청사는 국제선과 국내선이 함께 사용하고
나머지가 국내선 전용이라네요.
그다음이 모바일 폰을 사용하기 위해 그 나라 심 카드를 구매하는 일입니다.
로밍하면 되지 왜 번거롭게 그딴 짓 하느냐고요?
우리나라 통신사의 로밍은 비용이 무척 비쌉니다.(하루 약 만 원정도)
우리 부부처럼 46일이나 여행하려면 로밍요금 폭탄에 맞아 귀국하지도 못하고 현지에서 장렬하게 전사할 수 있다는
사실. 그래서 젊은이들처럼 저렴하게 그 나라 심 카드를 구매해 이용합니다
우리는 아들이 작년에 스페인을 여행하며 보다폰 심 카드를 사용하고 난 것을 가져가 충전해 사용했습니다.
충전은 일반 슈퍼마켓에서 심카드 전화번호만 알려주고 돈을 10유로만 주며 Recarga(레까르가) 한마디만 하면
알아서 해주고 금방 내 전화기에 보다폰에서 문자가 날아옵니다.
내용은 어쩌구저쩌구 스페인어라서 모르고 한 달간 600메가의 데이터와 20분 무료통화,
20건의 문자메시지를 준다는 내용인 듯. 그냥 심 카드 사는 것보다 100메가 더 주나 보네요.
5유로짜리도 있고 더 비싼 것도 있겠지만, 한 달 여행하며 사용해도 600메가가 남지만,
한 달째 되는 날에 자동으로 끊어집니다.
렌페 저렴하게 한국에서 미리 예매하기
렌페 예약은 미리 출발 두 달 전에 하시면 반값에도 표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접속이 쉽지 않지만, 노력하여 일주일 만에 우회접속 하여 단박에 성공했습니다.
참고하세요. http://blog.daum.net/nhk2375/7165425
렌페는 보통 두 달 전에 예약하면 평소의 반값으로 구매할 수 있더군요.
예약 확인을 받으시려면 G메일로 받으세요.
그냥 예약확인 번호만 알면 역구내의 자동발매기에 확인번호만 입력하면 승차권이 바로 나옵니다.
알람브라 궁전 한국에서 미리 예약하기
워낙 많은 사람이 구경 오기에 현장에서 표를 사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줄을 서지 않고 카드로 사는 곳이 있어 쉽게 사는 방법도 있더군요.
참고하세요. http://blog.daum.net/nhk2375/7165429
현장에는 도우미가 있어 입장권을 뽑아줍니다.
혹시 없으면 자동발매기에 카드만 넣고 예약번호를 입력하면 입장권이 바로 나옵니다.
알람브라 궁전 예약하기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며 몇 가지 미리 한국에서 준비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세상은 모두 손바닥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입니다. 장거리 이동할 때 스페인 기차인 렌페를 미리 예약하면 반값에
blog.daum.net
사그라다 파밀리아 한국에서 미리 예약하기
여기도 현장에서 표를 사려면 한두 시간은 기본으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참고하세요. http://blog.daum.net/nhk2375/7165420
이런 예약이 현지에서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되지만, 문제는 정확하게 시간을 지켜서 들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늦어지면 무효가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예약은 메일로 받을 때 가능하면 G메일을 이용하셔야 바로 확인 가능하더군요.
소중한 사진 백업받기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OTG라는 저렴한 케이블을 이용해 간단하게 백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이폰에서는 작동하지 않고 많은 분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에서는 무척 유용합니다.
OTG 케이블을 이용해 카메라의 사진을 휴대전화에 옮길 수 있고 반대로도 됩니다.
또 그 사진을 휴대폰을 매개로 해 다른 저장매체(USB 메모리, 외장 하드, 다른 휴대전화)로 자유롭게
이동시켜 보관할 수 있어 이번 여행 중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참고하세요. http://blog.daum.net/nhk2375/7165324
이번 여행에 만 오천 장이 넘는 사진을 찍고 OTG 케이블을 이용해 저녁마다 모두 USB 메모리에 백업시켜놓았습니다.
이상은 이번 여행에서 처음 시도했던 방법들입니다.
더 좋은 방법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능력의 한계로 이 정도로 여행을 준비하고 떠나게 되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을 알고 계신 분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올라! 에스파냐! (Hola Espana)는 안녕! 스페인!이라는 말이라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출발부터의 이야기였습니다.
佳人처럼 여행하면 우리나라 누구도 여행을 떠나지 못할 분은 아무도 없습니다.
단, 집에 기르는 개를 45일 이상 다른 데 맡길 곳이 없는 분은 떠날 수 없습니다.
집에 기르는 화초도 45일 이상 물을 주지 않아도 살지 못한다면 역시 어렵습니다.
소를 대신 키워줄 사람이 없는 분도 어렵지 싶습니다.
죽어도 우리나라를 벗어날 수 없는 분도, 비행기 멀미가 심해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분도 어렵습니다.
독수리 오 형제와 함께 근무하거나 A/S를 책임지시고 계시는 분도 어려울 겁니다.
갈 때는 "올라!"라는 인사말만 알고 갔지만, 올 때는 감사하다는 "그라시아스"도 알고 헤어질 때 하는
안녕이라는 인사인 "아디오스"까지 알고 왔습니다.
이 세 마디만 알면 스페인 여행이 모두 해결됩니다.
여러분!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