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어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기둥의 중간 부분에 사자, 천사, 황소, 독수리가 각각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복음을 전파한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을 상징하는 표식이라 하네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건축물 가운데 으뜸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싶고 건축에 대해 문외한일지라도 살아생전 이런 건물은...
가우디가 있기에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모여듭니다.
바라보고 모두 감탄합니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도 오래도록 잊지 않고 기억될 그런 건축물입니다.
기독교 신자는 물론, 신자가 아닐지라도...
죽기 전에 봐야 한다고 했더니 정작 가우디는 이미 고인이 되어 지금의 모습도
보지 못하고 지하 예배당에 잠들어 있습니다.
그가 잠든 곳에 내려가 인사라도 하고 싶지만, 우리가 갔던 그 시각에 미사가 있어
경비원이 지키고 내려가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지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서서 그가 잠든 곳이 조금 보여 찍은 사진입니다.
아! 장미 두 송이...
나중에 지하 전시장에 내려가도 그곳에서도 제대로 볼 수 없더군요.
이곳에서만은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여기에 비하면 이곳보다 비싼 다른 곳은 무척 비싼 곳이죠.
여기는 그만큼 후회하지 않을 곳이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카탈루냐 출신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하고 완공되면 1만 3천 명이 함께 미사 올릴 수 있는
공간으로 내부 면적은 가로 90m 세로 45m 그리고 높이가 170m의 거대한 성당입니다.
이 정도라면 거의 축구장 크기만 합니다.
1만 5천 명이 한꺼번에 예배드릴 수 있는 곳이 스페인에는 또 한 곳 있죠?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말입니다.
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을 헐고 세상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을
지었다고 탄식한 곳 말입니다.
메스키타라면 모스크를 스페인에서 부르는 말이라네요.
사그라다 파밀리아라는 말은 성 가족이라는 말로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요셉을 말한다 합니다.
그동안 성당 건축이 시작된 후 스페인 내전 때 일부 부서지기도 했고 제2차
세계대전으로 공사가 중단된 적은 있으나 지금까지 계속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워낙 일반 성금만으로 공사가 진행되니 늦어질 수밖에요.
그래도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이 모여들어 입장료를 내니 형편이 많이 나아졌을 겁니다.
이제는 공사비의 대부분을 입장료 수입으로 충당한다네요.
그러니 관광객은 기왓장 보시하듯 입장료를 내고 구경하시면 되겠어요.
그러니 가우디는 가고 없지만, 그가 설계했던 성당 건축은 아직도 진행 중이네요.
가우디는 돌에 영혼을 불어넣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차가운 돌이지만, 보는 사람에게 따뜻함을 느끼게 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단단한 돌에 꽃을 피우고 보는 이에게 마음마저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가 생각한 건축의 목표는 자연을 닮은 모습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의 건축 모두 자연을 소재로 하나씩 만들어갔고요.
그의 생각인 "가장 완벽한 것은 자연이다."라는 생각을 이곳에 실천하고 있나 봅니다.
자연은 대지에 뿌리를 두고 살아갑니다.
가우디는 건축물도 자연이라 여기고 대지에 뿌리내린 자연의 하나로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건축물도 뿌리가 있기에 자란다고 생각했겠지요.
맞아요.
그는 갔어도 그가 심은 씨앗대로 지금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니까요.
보세요.
바닥은 대지요. 기둥은 나무줄기요, 천장은 꽃입니다.
천장에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그가 상상했던 대로 지금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그가 생각한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것 중 가장 완벽한 것은 자연이라 생각했을 테니까요.
우리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을 보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런 생각이었을까요?
가우디는 건축물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마술을 여기다 부렸습니다.
기존 성당과는 또 하나의 다른 점은 바로 빛입니다.
밝은 빛 말입니다.
지금까지의 성당은 우리 같은 비신자는 음습하고 어둡고 칙칙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일거에 사라지게 하고 하나의 기둥에서 가지가 솟아 나오고 그 가지에
잎이 돋아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한 가우디가 아닌가요?
이 안에 있으면 마치 숲이 우거진 밀림 속에 있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그 숲 사이로 아름다운 햇살이 비치듯...
위의 사진은 지금까지 사그라다 파밀리아 보다 크고 힘이 센 바르셀로나의 주인인
카테드랄인데 사진을 아주 밝게 하여 찍었지만, 역시 어두침침합니다.
카테드랄이라 하면 주교가 있어 대도시와 그 인근 지역을 모두 아우르며 큰 구역을
관리하여 그 지방에서 대단한 권력을 가진 곳으로 넓은 지역을 통틀어 오직 하나밖에
없는 대단한 성당을 의미한다네요.
그런데 만약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완공되면 그 자리가 위태로울까요?
카테드랄이라고 하면 예전에 나라로 따지면 천자나 황제가 다스리는 군주국이
교황청이라면 그 아래 지방자치를 약속받고 그 지역의 왕 노릇하며 살았던
제후국 정도라고 해도 될까요?
성당 내부를 어둡게 하는 게 신앙심이 깊어지고 성령의 부름을 받는지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어두침침한 것은 사실입니다.
가우디 성당은 지금까지의 성당 내부와는 확연히 다른 밝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건축 기술의 발달과도 무관하지 않겠지만...
마치 한 송이 꽃이 막 피어난 모습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발상의 전환일까요?
아니면 혁명일까요.
주로 동쪽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푸른 색을 많이 사용했고
서쪽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붉은색을 많이 사용했네요.
아침과 저녁의 느낌일까요?
밝음과 어둠의 차이를 이야기함인가요?
탄생의 파사드와 수난의 파사드를 대비시키기 위함일까요?
참새가 봉황의 뜻을 어찌 알겠습니까?
이렇게 동쪽과 서쪽에 사용한 유리 색깔까지 그 의미를 부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좌우지간 가우디는 차가운 돌에다 따뜻함을 부여했고
돌에서 꽃을 피운 색채의 마술사가 분명합니다.
우리 시대에 이런 건축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축복은 아닐는지...
성당 안에 사용한 기둥의 모양과 숫자 그리고 개수까지 나와 있습니다.
굵기는 물론 재질까지도 상세히 기록했습니다.
내일은 수난의 파사드기 있는 서문을 먼저 구경하고
다음에 타워로 올라간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요즈음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스페인에서 분리 독립을 하자는 운동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 주민 투표에서 분리 독립하자는 주민이 81%에 달했다 합니다.
이러다가는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카탈루냐 지방이 새로운 나라가 생겨날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역사적으로도 이 지방은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카스티야 왕국과는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
아라곤 왕국을 중심으로 오랜 세월 따로 지냈기에 독립에 강한 의지를 불태우나 봅니다.
왜 그때 카스티야 왕국의 이사벨 1세와 이곳 아라곤 왕국의 페르난도 2세는 결혼했는지...
잘못된 만남일까요?
그 혼사로 말미암아 거의 지금의 스페인 영토가 확정됐고 1492년 드디어 이 땅에서
마지막까지 버티던 무어족을 그라나다에서 몰아내고 대항해시대를 열어
세계 최강의 스페인을 건설했지만...
경제적으로도 현재 스페인 내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바르셀로나만의 생산도
전체 스페인의 20%가 넘는다 합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차별받고 시달림 받고...
그러니 더욱 독립에 대한 열망이 더 강하게 타오를 수밖에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