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기/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에는 캥거루가 없습니다.

佳人 2014. 2. 4. 08:00

우리는 헝가리 부다 지역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오스트리아 빈으로 갑니다.

그곳 한국식당에서 먹은 음식은 비빔밥이라고 하는데 정말 생긴 것은 비빔밥처럼 생겼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우리나라 비빔밥과 모양이 신기하게도 똑같이 생겼을까요?

그러나 맛은 비빔밥이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그런 음식을 내놓고 비빔밥이라 한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겁니다.

 

역시, 아무리 한식이라고 해도 그곳의 한식은 그 나라에 적응하며 현지화되어 더는 우리의 맛이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그 나라의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같은 토속적인 음식을 먹고 싶습니다.

왜 이상한 맛 체험도 아니고 굳이 한식을 프로그램에 넣었나 모르겠습니다.

 

물론 음식에 관한 평가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러나 같이 여행한 사람 중에 서양 음식보다는 이런 한식이 더 좋다는 분도 틀림없이 계실 겁니다.

황금색의 마술사라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라는 작품을 위대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그저 그렇다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오후 2시에 헝가리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해 오스트리아 빈에 3시간 반이 걸린 오후 6시 반에 도착합니다.

지도를 보니 부다페스트에서 북서쪽으로 다시 올라가야 오스트리아 수도인 빈이 있네요.

빈에서는 이곳에서 음악공부를 위해 유학 중인 현지 가이드가 버스에 동승해 우리에게 빈을 설명합니다.

 

오스트리아라는 나라는 佳人에는 무척 인연이 깊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나라입니다.

그 이유는 佳人의 첫 외국 여행지였기 때문입니다.

25년 전 그때는 해외여행조차 자유롭지 못했을 때 회사 일로 처음 비행기를 타고 간 곳이 바로

오스트리아였는데 그때는 중국이나 러시아 상공으로 갈 수 없어 태평양을 건너 앵커리지에서 급유한 후

대서양을 횡단해 유럽으로 들어갔습니다.

몸이 뒤틀리고 마비되는 느낌이 들 때 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아주 작은 비행기로 갈아타고

짤츠부르크로 갔지요.

 

벌써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우선 저녁 식사부터 합니다.

오늘 저녁에 먹은 음식은 호이리게라는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감자에 소시지 그리고 고기 위주로 그냥 서양 음식이지요.

 

원래 호이리게란 오스트리아 선술집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민초가 지나가다 드나들며 한 잔 걸치고 가는 주막과도 같은 선술집 말입니다.

식당 앞에 나뭇잎을 월계관처럼 만들어 걸어놓으면 올해 새로 수확한 포도로 생산된 백포도주가 있다는 의미라네요.

 

음식 맛은 좋았습니다.

맥주나 포도주 한 잔 곁들여 먹는 저녁 식사도 좋습니다.

많은 유명인이 다녀갔다고 사진으로 도배도 했더군요.

그중에 한국 정치인도 보였습니다.

 

저녁을 마치고 오스트리아 음악회에 가는 사람은 가고 나머지 사람은 호텔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일행 중 음악회에 가는 사람은 단 세 사람뿐으로 나이 든 부부가 오빠와 함께 세 사람이 여행 온 일행이었습니다.

물론, 별도로 추가 요금을 내는 옵션이라는 것이지요.

 

이튿날 음악회가 어땠느냐고 물어보니 그냥 미소로 답을 합니다.

음악을 무척 좋아하시나보다고 했더니만, 원래 가려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모두가 당연히 가는지 알고 신청했다네요.

그런데 따로 가려고 출발하다 보니 아무도 가지 않아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합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렇게 혼자 생각으로 결정한 황당한 일을 겪기도 하나 봅니다.

 

저녁을 먹을 때 식당 안에서 대기 중인 악사의 곡이 연주됩니다.

이미 우리는 식당에서 오스트리아 음악을 들었습니다.

왈츠도 연주하고 물론, 한국의 유행가도 몇 곡 연주합니다.

그러면 이 집도 한국인을 전문적으로 받는 음식점이라는 말이겠네요.

 

佳人은 개인적으로 식사 중 이런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소화도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술을 가까이하고 싶지만, 자꾸 예술이 佳人에 멀리 달아납니다.

그래서 일찍 식사를 마치고 혼자 밖으로 빠져나와 동네 야경이나 구경했습니다.

 

우리가 오스트리아라고 부르는 나라 이름은 사실 영어로 표기할 때의 이름입니다.

그 나라에서는 외스트라이히(Österreich)라고 부른답니다.

그 의미는 동쪽에 있는 나라라는 말이라네요.

사실 동쪽의 나라는 우리나라가 아닌가요?

 

빈 시내로 들어가며 보았던 풍경입니다.

빈이라 하니 텅 빈 곳이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비엔나입니다.

영어로 말입니다.

 

계절이 가을이라 무척 아름답습니다.

어느 계절에 방문하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그 도시의 느낌이 사뭇 달라질 것 같습니다.

가을에는 이 도시에서 사랑이 싹틀 것 같지 않나요?

 

마리아 테리지아의 동상으로 보입니다만,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찍다 보니 초점이 흔들렸습니다.

사진을 보시는 분이 앞에 손잡이를 잡고 보시면 흔들린 사진도 조금은 또렷이 보이실 겁니다.

 

정말 화려한 건물입니다.

왜 아니겠어요?

빈은 예전에 신성로마제국의 수도였는 걸요.

그때는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을 겁니다.

 

빈에는 도나우 강이 흐르고 그 강을 시내로 인공적으로 돌려 운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제법 물동량도 많고 유람선도 운행합니다.

도심을 관통하기에 여러모로 활용이 가능하겠지요.

 

 오늘은 빈에서 코~ 자고 내일은 아름다운 샘이라는 쉔부른 궁전부터 구경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스트리아에는 캥거루가 없답니다.

오죽 많은 사람이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혼동하니 이런 말이 나왔겠어요.

그러나 오히려 호주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상징인 캥거루를 오지리라는 오스트리아에서 더 멋지게 이용했습니다.

"No Kangaroos in Austria"

아무리 눈을 씻고 뒤져봐도 오스트리아에서 캥거루는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가시는 분은 꼭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