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는 길.
우리의 위대한 대한민국 관광객은 오늘 폴란드의 비엘리치카에서 아침을 먹고 그곳의 소금광산 구경을 한 뒤
버스로 남쪽으로 달려 국경을 넘어 슬로바키아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침식사와 점심식사를 한 나라가 다릅니다.
이제 그 정도의 일정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점심을 슬로바키아에서 먹고 다시 버스를 타고 헝가리로 들어가 부다페스트에서 저녁을 먹고
그것도 부족해 부다와 페스트 지역을 동서로 나누는 도나우 강을 따라 배를 타고 야경을 감상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합니다.
아무튼 대한민국 사람은 여행도 이렇게 전투적으로 무섭게 3개국 밥을 먹으며 강행군을 합니다. 헐!!!
아마도 이런 여행 일정은 한국사람만이 소화 가능할 일정입니다.
짧은 일정으로 더 많은 곳을 돌아봐야 하는 한국인의 빨리빨리의 문화가 만든 관광 모습이 아닐까요?
뭐 오늘 아침에 비엘리치카 소금광산 구경도 새벽밥 먹고 제일 먼저 정문 앞에 도착해 9시 문을 열기도 전인
8시 반경에 우리부터 먼저 들어가 보고 나왔지요.
덕분에 킹가 성당에서 조명과 음악을 이용한 이벤트도 즐겼습니다.
그렇게 구경하고 나오니 10시가 다 되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간단하게 아침여행을 즐기고 낮에는 종일 버스로 달려 밤에 잠깐 야경 크루즈를 즐긴다는 말이네요.
이제 폴란드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을 떠나 슬로바키아로 갑니다.
헝가리로 가는 길에 거쳐 가야 하는 길이기에 중간에 중부 유럽의 알프스라고 부르는 타트라 산맥을 거친다 합니다.
지나가 보니 그냥 대관령 넘는 것보다 더 볼 것도 없고 시시하네요.
지나다 보니 슬로바키아만 산이 보였고 폴란드나 헝가리는 평야 지대네요.
슬로바키아는 구소련연방이 맹주 노릇 할 때는 체코와 연방을 이루었지만,
소련 연방이 와해하며 서로 각각의 삶을 살겠다고 갈라선 나라라고 하지요?
체코는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인 면이나 슬로바키아와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일단 지형이 체코나 폴란드는 주로 평지로 이루어져 국토를 효율적으로 농사에 활용할 수 있지만,
슬로바키아는 벌써 달리는 도로변에만 보아도 주로 산지로 이루어져 농토는 적어 보입니다.
그러나 중간중간 우리 눈에는 평화롭게 보이는 예쁜 마을도 보며 갑니다.
여행 중에 사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흥미로운 일도 없지 싶습니다.
비엘리치카에서 타트라 산맥을 지나 슬로바키아까지 3시간 반이 걸린 오후 1시 반 경에
슬로바키아 루좀베르크라는 곳에서 점심 먹고 다시 4시간 반을 이동해 부다페스트에서 저녁 먹고...
물론, 중간에 2시간마다 한 번 정도 쉬었다 가지만 대단한 여정이 이어지는 날입니다.
국경 통과는 아무 제지 없이 그냥 통과합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해 우선 저녁부터 먹습니다.
우리가 들린 식당은 한국 단체관광객을 많이 받는 단체 전문 식당인가 봅니다.
오늘 먹을 메뉴는 굴라쉬라는 헝가리의 전통 음식이라고 하는데 서양은 나라마다 음식 이름은 다르지만,
고기와 감자가 주로 나오니까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佳人이기에 그렇다고요?
물론, 수프에서는 조금씩 차이를 알겠지만...
이곳에서 먹은 수프는 우리 입맛에 맞는 매운맛이 조금 나는 그런 수프네요.
헝가리의 마자르족은 비록 먼 거리를 이동했지만, 옛날 입맛은 아시아 쪽인가요?
헝가리는 흉노족의 한 부류로 훈족이 세운 나라라고 했는데...
식사 도중 우리 일행 주변으로 악사들이 몰려와 노래를 연주하는데...
글씨... 환장하게도 우리나라 노래를 연주합니다.
다른 자리에도 많은 서양인이 모여 식사를 하지만, 우리 일행에게만 와 연주하고 사라집니다.
한국인은 쉽게 팁을 주니 만만해서인가요?
아니면 한국인은 예술을 사랑하는 민족이기에 식사하면서 음악을 들어야만 소화가 되나요.
역시 한국인은 식사 속도가 빠릅니다.
10분이 지나자 벌써 한두 사람이 일어납니다.
정말 음식점의 좌석 회전이 빠른 민족이 맞습니다.
바쁜 식당으로써는 이런 민족이 무척 고마울 겁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또 한 대의 버스가 도착하고 한국 단체여행객이
그 식당으로 몰려들어 갑니다.
이렇게 손님 회전율이 높으면 식당은 금방 부자 되겠습니다.
지금 들어가는 단체관광객에 또 아까 그 악사들은 몰려와 한국 음악 몇 곡 연주하고 박수받고 팁도 받을 겁니다.
컥!!! 그놈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노래 연주 때문에 말입니다.
헝가리라는 나라는 유럽 속의 아시아 민족이라는 특별한 나라입니다.
먼 옛날 그들 조상이 우리와 이웃일지도 모르기에 더 그런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우리에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나라가 아닐까요?
헝가리는 마자르 족이 세운 나라라고 하네요.
유럽에 둥지를 튼 유일한 아시아계라고도 하고요.
그랬기에 유럽 속에 동화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나 봅니다.
왜 아니겠어요?
이런저런 그런 생각을 하며 도나우 강에서 배를 타고 부다와 페스트 지역을 번갈아 바라보며
야경을 구경합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여행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내일도 부다페스트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러니 아침 6시 50분에 폴란드 비엘리치카에서 아침을 먹고 소금광산을 구경하는 오늘 일정을 시작해
10시에 버스를 타고 출발해 슬로바키아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버스를 타고 저녁 7시 반에 부다페스트에 도착해
바로 저녁을 먹고 도나우 강으로 가 유람선을 40분 정도 타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구경하고
8시 50분경에 호텔에 도착했으니 강행군이 아니라 할 수 없네요.
여러분~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을 모두 다른 나라에서 드셔 보신 적 있습니까?
없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오늘 우리 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