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위대한 사랑을 안고 그대를 기다렸어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던 1941년 유럽에서 일어났던 이야기입니다.
비록 전쟁 중이었지만,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이기에 지금도 유럽에서는 이 이야기가 전해온다고 하네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리스 여인인 안겔리키와 이탈리아 장교였던
루이지 사이에 있었던 실화라고 합니다.
안겔리키는 나이가 들어 숨을 거둘 때 두 통의 엽서를 가슴에 품고 숨을 거두었다고 하는데...
그 엽서에는 루이지가 보냈던 '아모레 셈프레(영원한 사랑)'라는
이탈리아어가 적힌 엽서였답니다.
1941년 이탈리아의 장교였던 루이지는 그리스 아름다운 항구도시 파트라이로
파견되었고 그곳에서 그리스 여인인 운명적인 첫사랑 안겔리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행군하던 루이지는 안겔리키에게 길을 물었고 그녀는 친절하게 길을 알려 주었다네요.
그리고 루이지는 그녀가 굶주림에 지쳐 있음을 눈치채고는 갖고 있던 전투식량과
음식들을 그녀에게 나눠주었고 이를 계기로 이 두 남녀는 가까워졌답니다.
전쟁 중이라 식량사정이 좋지 않았기에 이후에도 루이지는 먹을 것을 들고
그녀의 집을 자주 찾아갔고, 그렇게 이탈리아어와 그리스어로 서로의 말을 배우며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가며 남몰래 사랑을 키워갔답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중 1943년 이탈리아가 항복하면서
급하게 루이지는 이탈리아로 귀국해야 했다네요.
비록 적군의 장교였지만 그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청혼했고
그녀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답니다.
그렇게 이탈리아로 돌아간 루이지는
그녀에게 매일 편지를 썼으나 이상하게도 그녀로부터 답장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사실은 그녀의 고모가 그들의 결혼을 막기 위하여
루이지가 보낸 편지들을 안겔리키 몰래 태워버렸던 것이었다네요.
루이지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루이지의 답장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실망한 루이지는 그녀로부터의 답장을 받지 못해
그녀가 변심을 했거나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했을 것이라고 생각해
결국 루이지도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긴 세월이 지나고 루이지의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 홀로 있게 되자,
이제는 기억에서 조차 희미한 옛사랑인 안겔리키를 찾고자 했답니다.
그의 노력에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루이지와 안겔리키는 반세기가 흐른 뒤에야
주름진 늙은 모습으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네요.
처음 20대의 아름다운 모습은 이미 사라졌겠지요.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요."
안겔리키의 첫마디였답니다.
사실 그녀는 루이지로부터 60년 가까운 옛날의 결혼 약속을 여전히 믿으며
자신을 찾아올 루이지가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살던 지역을 떠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이제나저제나 하며 독신으로 살아왔던 것이었답니다.
너무도 감격한 둘은 그 자리에서 다시 결혼을 약속합니다.
당시 그들의 나이는 77세, 79세였다네요.
비록 예전의 젊은 모습은 아니지만, 이런 노년의 사랑도 충분히 아름다운 겁니다.
루이지와 안겔리키는 서로의 주변을 정리한 후 다음 해에 결혼식 날자를 정했습니다.
이 만남 이후로 이탈리아로 돌아온 루이지는 청년 시절과 같이
안겔리키에게 매일 '아모레 셈프레(영원한 사랑)'라는
단어가 적힌 사랑의 편지를 보내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결혼식을 2주 남겨놓고 안타깝게도 안겔리키는 루이지가 보낸 편지들을
가슴에 안고 숨을 거두기 전 이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티 아스페토콘 그란데 아모레'
(난 위대한 사랑을 안고 그대를 기다렸어요.)
비록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랑이었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정말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랑은 위대한 것입니다.
고귀한 사랑에는 조건이나 평가가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랑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세상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