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 개의 돌탑, 노추산(魯鄒山) 모정탑길
노추산 모정탑길.
오늘 이 길을 걸으며 언제나 가족을 걱정하며 노심초사하며 사셨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돌탑 위에 돌 대신 내 마음 하나를 올려봅니다.
비록 오래된 돌탑은 아니지만, 그 돌탑의 의미를 새기며
다녀올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오는 입구로부터 수많은 돌탑이 많이 있었지만,
이는 차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그동안 쌓았던 탑을 돌봐달라고 부탁했기에
차 할머니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대기리 마을 주민이 힘을 모아 쌓은 돌탑이라고 합니다.
지금 위의 영상에 보이는 탑까지는 마을 주민이 쌓은 돌탑이고
앞으로 보이는 다리 건너부터는 차 할머니가 손수 쌓은 탑이라고 하네요.
차 할머니가 쌓은 돌탑은 입구로부터 안으로 600여 m 걸어 들어오며 작은 개울이
하나 흐르는데 이 개울 위로 새로 만든 다리를 건너면 보이는 돌탑이라고 합니다.
이제부터 차 할머니가 쌓았다는 3천 개의 돌탑을 볼 수 있네요.
쌓은 돌탑이 아까 보았던 돌탑에 비하면 높이도 낮고 규모도 크기 않습니다.
이는 연약한 여인의 몸으로 장비도 없이 혼자 쌓은 돌탑이기에
높이나 규모가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정성 하나만은 어느 돌탑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차 할머니는 스물셋에 서울에서 강릉으로 시집을 와 살아가며 젊은 시절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여 슬하에 4남매를 두었지만, 아들 두 명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남편마저 정신질환으로 몸이 아팠다고 하네요.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산신령 같은 사람이 나타나 돌탑 3천 개를 쌓으면 우환이
사라진다고 하여 그때부터 아무 생각 없이 노추산에 들어와 겨우 한 사람도 제대로
눕기조차 어려운 비닐로 비바람만 가리고 작은 오두막을 짓고 이곳에 거주하며
하나씩 돌탑을 쌓았다고 하네요.
지금의 모습은 굴참나무로 다시 집을 지었지만, 처음 원래의 움막은 아니라고 합니다.
겨우 비바람만 피할 수 있는 그런 열악한 움막이었다고 하네요.
처음 돌탑을 쌓으며 태풍 같은 자연재해로 쌓은 탑이 무너지기 수십 차례...
움막 내부의 모습입니다.
돌탑을 쌓으며 이곳에서 생활했을 때 사용했던 도구를 그대로 움막 안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작은 기도처 하나가 보입니다.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이곳에 들러 가족의 안녕을 기원했을 것입니다.
차 할머니는 가셨지만, 오늘도 누군가 이곳에 촛불을 밝혀두어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네요.
옹달샘이 보입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물을 길어 생활했을 듯합니다.
처음에는 아무리 쌓아도 쉽게 무너졌다고 하네요.
그렇게 무너진 탑을 다시 쌓으며 탑을 쌓는 내공도 생겼을 것이고...
그렇게 힘든 과정을 겪으며 지금처럼 견고한 탑이 완공되었습니다.
지금도 이 좁은 돌탑 사이를 걷다 보면 차 할머니의 염원이 들리는 듯합니다.
이런 정성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쉽지 않은 사연이 아닐까요?
그녀가 쌓은 탑에는 날짜와 돌탑의 숫자 그리고 집안사람의 이름을 적어놓았습니다.
이렇게 돌탑을 쌓기 시작한 지 25년, 드디어 3천 개의 탑이 완성되자 어느 날 꿈속에서
다시 그 산신령이 나타나 "이제는 그만 편히 가시라!"라는 말을 함으로
3천 개 탑의 대역사는 끝을 맺게 되었다네요.
2011년 8월 29일 차 할머니 나이 68세 되던 해에 두 아들이 있는 하늘나라로 갔다고 합니다.
산신령도 야속하시지...
그냥 집안의 우환을 산신령의 능력으로 막아주시지 한 아낙에게
너무 가혹한 시험에 들게 했네요.
25년이란 긴 세월 동안 탑만 쌓게 했으니...
그리고 왜 3천 개나 쌓게 했을까요?
인생의 대부분을 이곳 산속에 들어와 돌탑만 쌓았으니 너무 가혹한 처사는 아닌지요?
처음에는 어디에다 돌탑을 쌓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대학자인 율곡 이이와
설총 스님이 입산수도하여 이곳에 머물며 학문을 닦아 크게 성공했다고
소문이 난 이곳 노추산을 찾았다고 하네요.
역시 뭔가 목표를 이룬 분들이 정기가 서려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돌탑의 뜻은 마을로 들어오는 액이나 질병을 막고
복을 불러들인다는 의미가 있지요.
그래서 늘 마을 어귀에 성황당이 있고 성황당 앞을 지나는 사람은
누구나 돌을 하나씩 얹어 돌탑을 쌓았고요.
이런 민족 신앙에서 유래했다고도 보입니다.
한 사람의 힘으로 쌓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정성과 할머니의 염원과
기원이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이 돌탑이 노추산 일대를 빛내는 명소가 되어가네요.
입구부터 돌탑이 있는 곳까지는 전혀 힘들이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평탄한 길입니다.
경사도 없기에 누구나 가벼운 마음과 차림으로 방문할 수 있는 멋진 트레킹 길이기도 하고요.
할머니가 쌓은 3천 개의 돌탑은 작은 다리를 건너며 계곡을 따라
약 500m 정도에 걸쳐 만들어져 있습니다.
처음 입구부터 만든 돌탑은 차 할머니의 마음을 기리기 위해 이곳 주민이 쌓은 탑이고요.
이곳은 의미가 있는 곳이기에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싶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이곳은 차순옥 할머니가 1986년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25년간 혼자 쌓은 돌탑 길로 한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하기에 믿기 어려운 광경과
할머니의 염원 기원이 다른 이들에게도 감동을 주고 노추산 일대의 명소가 되고 있어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6년 1월 5일 산림청장이 국가 산림문화자산 제2015-0005호로 정하고
강릉 노추산 삼천 모정탑으로 지정하였다고 합니다.
입구에 무료 주차장이 있고 그곳에 차를 세운 후 걸어 들어가면서 돌탑을 보시면 됩니다.
차 할머니가 기거했던 움막이 있는 곳까지는 평탄한 길로 전혀 힘들이지 않고
들어갈 수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기에 근처를 지나실 기회가 있다면
꼭 들러보시라고 추천합니다.
노추산 모정탑이 있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