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토반을 달리며 이런저런그런 생각.
위의 사진은 독일 아우토반을 달리며 버스 차창을 통해 고속도로 옆의 나무숲을 찍은 사진입니다.
독일은 고속도로 옆으로 일부 구간은 이렇게 많은 나무를 심었더군요.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는데 차창을 스치는 모습이 마치 그림물감을 뿌린 수채화로 느껴지더군요.
佳人이 너무 오버한다고요?
맞아요.
佳人은 늘 그렇게 어리석게 사는걸요.
25년 전에도 뮌헨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도로 옆에 자라는 아름드리나무를 바라보며 독일의 저력은
저런 나무숲에서도 나오는구나 생각했더랬지요.
그냥 이 나무숲을 보는 순간 25년 전에 보았던 그 나무숲이 생각나 다시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목가적이 한가로움에 자연히 눈길이 자꾸 머뭅니다.
저런 풀밭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고도 싶습니다.
안 된다고요?
그런 일은 소나 하는 일이라고요?
정말 위의 사진을 보니 소나 초원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네요.
우리가 여행을 떠나 주로 찾아가는 곳은 꽤나 이름이 알려진 유명 관광지지만, 그곳에만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며 차창을 스치는 모습 하나하나도 느낌이 있다면 그것도 구경거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치 그림 같은 풍경이라고 생각하면 그 또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요?
소중한 돈을 내며 왔는데 이런 차창을 스치는 풍경조차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멀리 뿌연 안개가 피어오르고...
오래된 고성의 희미한 모습과 마을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을 바라보는 일도 즐겁습니다.
왜 그러냐고 묻지만 않으면 즐겁습니다.
그 모습이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그런 풍경이면 어느 것이나 우리 눈을 사로잡기 때문일 겁니다.
유럽은 차를 타고 가다 보니 소 떼가 풀을 뜯고 양 떼가 뛰어노는 곳...
푸른 초원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소는 누가 키웁니까?
알프스 산을 낀 나라를 지나다 보면 아름다운 호수 곁으로 차가 지나갑니다.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도 정겹습니다.
저녁이 다가오니 또 저녁 안개가 몽환적으로 피어올라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합니다.
산자락에 걸친 구름은 마치 산수화의 한 풍경입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버스 안에서도 이동하며 즐기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중국 여행을 여러 번 하고 다녔지만, 우리는 이동 중의 풍경을 즐기기에 장시간 이동이
전혀 힘이 든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이미 장시간 버스 안에서의 즐기는 방법도 터득해버렸습니다.
우리와 같은 모습을 보며 '사람 사는 일은 세상 어디나 같구나.'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다른 모습을 보며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기도 하지요.
여행이란 이렇게 같은 모습과 다른 모습을 느끼려고 떠나는 일이 아니던가요?
우리에게 알려진 독일의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이라는 것.
자동차와 도로라는 말인 아우토와 반이라는 복합어로 알고 있습니다.
25년 전 뮌헨에 처음 갔을 때 속도 제한이 없는 도로라는 아우토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대단한 길이겠지
생각했지만, 그때 본 것은 우리나라 고속도로와는 큰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네요.
히틀러가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사실 그 이전인 바이마르 시절부터 만들어지다가
제삼 제국이라는 히틀러의 나치 정권에 이르러 비로소 지금의 아우토반과 같은 제대로 된 형태를 갖추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시작은 아니지만, 히틀러는 고속도로를 본격적으로 전쟁에 대비해 만들었다는 말이기도 하네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의 포장도로는 그 시작을 로마가 만든 아피아 가도(Appia Avenue)를
그 기원으로 할 겁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했습니까?
그 말은 세상의 중심은 로마고 로마로 가는 길이 문제가 되겠네요.
그 길이 바로 아피아 가도라는 말이기도 하고요.
길도 이렇게 아름다운 타일로 조각한 예술품 같은 명품 길도 있습니다.
산티아고 가는 길처럼 많은 생각이 드는 길도 있고요.
요즈음에는 올레길도 있고 둘레길도 있지요.
세계를 지배한 힘은 바로 로마의 아피우스 재무관이 입안하고 감독한 아피아 가도를 들 수 있을 겁니다.
이래서 아피아 가도를 가도의 여왕이라 부르잖아요
아피아 가도라는 길이 기원전 312년에 착공되었는데 세상 누구나 육지의 길 중 최고로 치지요.
그러나 중국의 포장도로인 금우 고역도는 아피아 가도보다 더 이른 시기에 만들었다 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위의 사진으로 보시는 이 잔도는 아피아 가도보다 4년이나 빠른 시기인 기원전 316년에
건설되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로마가 만든 길처럼 최하층에 자갈을 30cm 깔고 그 위에 자갈과 점토를 섞어 깔고 다시 그 위에 돌멩이를 완만한
아치형으로 깐 후 그 위에 사방 70cm 정도로 된 돌을 네 모서리가 딱 들어맞도록 깔았지만, 중국의 도로는 그렇게까지
표준화되지 못했지만, 좌우지간 시간상으로는 먼저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최초로 만든 아우토반은 1932년 개통된 퀄른과 본 사이의 도로였다고 합니다.
아우토반은 속도가 무제한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 속도제한을 두고 있으면
특히 우리 같은 관광객을 태운 버스는 철저하게 시속 100km를 준수하더군요.
지금은 전체 도로 중 20% 정도만 속도 제한을 하지 않는다 합니다.
물론 사고가 나면 전광판에 속도제한을 금방 한다고 합니다.
지금 세상에서 명차라고 하면 독일 차를 우선 생각하실 겁니다.
아마도 이런 도로가 독일 자동차들의 성능을 향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길이라는 게 편하고 아름다우면 되지 않겠어요?
佳人은 위의 사진처럼 아름다운 단풍이 물든 그런 길을 걷거나 달리고 싶을 뿐입니다.
독일의 아우토반은 오토바이도 달릴 수 있을까요?
답은 "예"입니다.
물론 피자나 자장면 배달용 오토바이는 사양할 겁니다.
개나 소나 바퀴 두 개가 달렸다고 모두 달리겠다고 하면 아니 아니 아니 되옵니다.
위의 차는 자기는 바퀴가 네 개라 우기지만, 이런 차도 안될걸요?
배낭에 들어가기만 하면 넣어 가져오려고 했지만, 바람을 아무리 빼도 접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이 정도는 미끈하게 빠져야...
아우토반을 씽씽 누비고 다닐 겁니다.
아주 근육질의 사내처럼 몸을 잘 만든 녀석처럼 보입니다.
오토바이는 그래도 어느 정도 배기량이 되어야 고속도로를 달리지 않겠어요?
아무나 다 오토바이라고 끌고 고속도로를 달리면 안 되겠죠?
무슨 광복절 기념한다고 모두 끌고 나오면 도로가 어찌 되겠어요?
마침 우리가 타고 가는 버스를 추월해 달리는 오토바이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일 차선은 대부분 추월 차량에 양보하고 일단 추월만 하면 다시 아래 차선으로 진입해 운전하는 교통문화가 발달해
철저하게 지키더군요.
그리고 고속도로 우리와는 달리 통행료도 없고요.
주변국은 일부 받는 나라가 있지만, 독일은 없다고 합니다.
휴게소는 우리보다 작은 간이 휴게소처럼 보였고 주로 기름을 넣는 주유소 역할에 충실해 보였습니다.
다만 우리와 다른 것은 고속도로의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도 요금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가는 곳마다 가격이 다른 경우도 있고 위의 사진처럼 70센트를 내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영수증을 받아
휴게소 매장에서 물건을 사면 50센트를 깎아준다는 점입니다.
세상에 우리나라처럼 화장실 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드뭅니다.
화장실에 관해선 천하제일이 우리나라입니다.
그러나 이런 자동차를 위한 고속화 도로는 이탈리아가 독일보다 9년 빠른 1923년 토리노와 베네치아 사이에 개통한
아우토스트라다라고 합니다.
그러니 고속도로의 원조는 이탈리아라는 말이네요
물론 통행료를 받고 말입니다.
우리나라도 고속도로를 처음 건설할 때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일부 구간을 건설했지만, 아우토반도 히틀러가
실제 비행기의 이착륙을 위한 목적도 겸해 만들라 했다고 합니다.
도로 두께가 미국 도로의 두 배라고 하네요.
유럽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참 많은 것이 우리와는 다르다고 생각되네요.
사람 사는 게 우리와는 조금 다르게 여유롭게 사는 게 아닌가 하고요.
요즈음에 우리도 이런 캠핑카를 가끔 볼 수 있지만 말입니다.
우리 세대는 이제 이런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자 하는 자식이 없지만, 앞으로 자라는 세대의 부모는 정말 골치 아프겠어요.
좋은 부모가 되려면 이런 차도 있어야 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이 그들에게는 천국의 생활일까요?
뭐 그곳도 사내들의 삶이란 순위가 애완견보다 못한 것은 우리와 같은 가 봅니다.
우선순위가 장애인, 어린아이, 노약자, 여자, 개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내라고 하네요.
그래서 佳人은 우리나라가 좋습니다.
사내들에게는 아직까지 대한민국이 살만한 나라이니까요.
대한민국의 사내여~
힘을 냅시다.
무척 TV를 끼고 사는 사람인가 봅니다.
위성 안테나까지 단 캠핑카입니다.
이미 25년 전에 왔을 때도 금요일 오후면 뮌헨에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승용차 뒤에
캠핑용 밴은 매단 차들이 길을 메워 체증현상을 빚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25년 전에 말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도로는 도로입니다.
편하고 안전하게 만든 길은 모두 좋습니다.
그러나 그 도로 주변에 펼쳐지는 풍경은 그 도로의 격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유명 여행지만 멋진 게 아니라 그냥 살아가는 인간의 땀 냄새가 풍기는 그런 풍경도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