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야경.
베를린에서는 브란덴부르크 문, 페르가몬 박물관 그리고 분단의 현장인
베를린 장벽을 구경하고 버스를 타고 체코의 프라하도 이동합니다.
조금 더 머물며 마냥 바라보고 싶었지만...
여럿이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게 아쉽지만, 어쩌겠어요.
여행이란 늘 이렇게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는 게 여행인가 봐요.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늘 지나고 나면 아쉬운 게 아닐까요?
베를린에서 프라하로 이동한 경로를 지도를 통해 살펴봅니다.
프라하는 베를린에서 보면 거의 350km 떨어진 남쪽에 있습니다.
이 거리면 서울에서 부산 가는 거리가 아니겠어요?
그러나 가는 내내 산은커녕 언덕조차 별로 보이지 않는 평원지대네요.
이 먼 거리를 버스로 이동해 도착하니 이미 프라하는 밤 10시 반이나 되었네요.
프라하의 야경이 아름답지요?
어디 야경 뿐이겠어요?
차도는 물론, 보행자가 걷는 보도조차도 기하학적으로 만들어 아주 예쁘네요.
배낭만 메고 혼자 온다면 한 곳을 질리도록 구경하겠지만, 이렇게 함께 하다 보면
일정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여야만 합니다.
그래서 여행은 늘 아쉬움만 남기고 떠나는 걸요.
아쉬움이 남아야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겠지요.
탑이 많아 백탑의 도시라 부르는 프라하...
우리에게는 프라하의 봄이라는 자유화 운동으로도 잘 알려진 프라하...
그리고 TV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것도 우리에게 프라하라는 도시가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지요?
낯보다 밤이 아름답다는 프라하가 아니겠어요?
그래서 프라하 입성은 밤에 들어갑니다.
베를린 장벽에서 오후 4시에 출발해 프라하까지는 약 350km 정도로 고속도로를 따라
버스를 타고 약 5시간이 더 걸리네요.
프라하에 도착하니 이미 날은 저물고 늦은 밤이기에 우선 식당부터 갑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인가요?
이곳에서는 프라하 야경도 식후경입니다.
점심은 베를린에서 한식으로 육개장을 먹고 저녁은 프라하에서
역시 한식으로 비빔밥으로 먹는답니다.
들어갈 때 식당 안에 저녁을 먹던 현지 손님이 몇 명 있었는데 우리가 지하에
따로 마련된 단체석으로 내려가 비빔밥을 먹고 나오니 홀에 앉아
저녁 식사를 하던 그 사람들은 아직도 식사 중입니다.
한국인은 10분 만에 저녁 식사를 끝낸다는 말인가요?
10분도 길다는 말이라고요?
사실 한국인처럼 식사시간이 짧은 민족은 없을 겁니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남구만 님의 시조를 졸졸 외우고 다녀서일까요?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 놈은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넘어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하나니."
그러니 우리 민족의 피 속에는 빨리빨리의 혼이 몸에 배어 그렇지 않을까요?
일행 대부분은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끝을 냅니다.
그러나 우리가 식사한 그 시각이 한국 시각으로 새벽 4시 경일 겁니다.
그러니 새벽 4시에 식사를 하니 그게 제대로 밥맛이 나서 맛나게 먹을 수 있나요?
밥도 전투적으로...
구경도 전투적으로...
이동도 그렇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나와 잠시 카를교라는 다리를 구경합니다.
카를교는 프라하를 관통하며 흐르는 블타바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입니다.
카를교를 어느 사람은 까렐교라고도 부르고 영어로 찰스교, 불어로는
샤를교라고도 불리지만, 여기서는 카를교라고 부르겠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세상의 돌다리 중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알려진 다리입니다.
특이한 것은 다리 난간을 따라 성인 조각상이 30개나 세워져 있다는 점입니다.
그중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청동상은 바츨라프 4세에 의해 블타바 강으로 던져져 죽은
성 얀 네포무츠키의 상이라 합니다.
그가 떨어져 죽은 자리를 표시했는데 그곳에 서서 청동으로 만든 당시의 모습을
만지며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많은 사람은 그곳에만
바글거리는데 구시가지와 프라하 성을 바로 연결하는 다리이기에
언제나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곳이라 합니다.
그 조각상은 내일 밝은 모습으로 다시 보겠습니다.
그러나 조명장치가 시원하지 못해 너무 어두워 제대로 구경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 다리는 한밤중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드네요.
물론, 내일 아침에 다시 카를교를 구경한다고 하니
잠시 야경 본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겠어요?
게다가 장사하는 노점상, 공연하는 사람,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에 구걸하는 사람까지
늘 다리 위에 있기 때문에 붐비는 관광객과 함께 언제나 혼잡스럽다고 합니다.
소지품도 꼭 스스로 조심히 지키며 구경해야 하는 곳이라는 말이기도 하겠지요.
야경 사진을 몇 장 더 보고 내일 밝은 낮에 다시 시내 몇 곳과
이곳 카를교와 그 주변을 더 구경하려 합니다.
블타바 강 건너편에는 화려한 불을 밝힌 곳이 프라하 성입니다.
블타바 강은 독일어로 몰다우 강이라 불러 우리에게는 몰다우 강이 더 익숙한 이름입니다.
강 건너편에 보이는 교회가 성 미쿨라셰 교회입니다.
이 주변은 예전에 성에 출입하던 사람이나 귀족이 살았던 지역이라 합니다.
그러면 저 건너편은 상류사회라는 말입니까?
성 살바도르 교회입니다.
페르디난도 1세가 가톨릭 후스파에 대항하기 위한 종교 세력으로 만들기 위해
만든 수도원이라 합니다.
클레멘티늄(Klementinun)이 바로 여기라 합니다.
뉘신 지요?
이 동상은 카를교 동쪽 입구에 있습니다.
바로 이 다리를 건설한 카를 4세의 동상이라 합니다.
시내 모습입니다.
시간이 늦으니 무척 한산한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밤문화가 화려한 나라도 드물 겁니다.
낮보다 더 많은 사람이 다니는 나라는 세상에 우리나라뿐일 겁니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 아주 좋은 곳이 프라하네요.
프라하라는 도시는 블타바 강을 중심으로 동서지역을 나뉘어 있다네요.
서쪽은 프라하 성이 있고 동쪽은 구시가지가 있어 관광하기에
양쪽을 모두 돌아봐야 한답니다.
예전에 다리 통행료를 징수하기 위해 세웠다는 교탑입니다.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주변의 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계단이 안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로, 돈을 내야 한다는군요.
위의 사진은 구시청사와 천문 시계탑이 있는 광장입니다.
매 정시마다 시보가 울리고 12 사도의 인형이 번갈아 나오는 모습을 보기 위해
낮에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늦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고 붐비는 곳이라 합니다.
이런 자리는 늘 소지품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곳이죠.
왜?
인형의 모습을 보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해 하늘만 쳐다보니까,
뒤 주머니는 내 것이 아니라는 말이겠죠.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프라하는 나중에 개인적으로 배낭만 메고 다시 오고 싶은 곳.
아주 멋진 도시였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한번 지나친 것으로 만족하는 곳이 있고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프라하는 후자에 속하는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