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기/체코

백탑의 도시 프라하

佳人 2013. 11. 26. 08:00

프라하라는 도시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무척 귀에 익숙한 도시일 겁니다.

얼마 전 방영된 TV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작품 때문일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때문이 아니라 예전부터 프라하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워낙 탑이 많은 도시라 백탑의 도시라고도 하고 '프라하의 봄'이라고 하는 동유럽 자유화의 거센 물결이 여기서부터

시작한 곳이 아니겠어요?

 

우선 시내 중심부의 구글 위성지도부터 살펴보고 갑니다.

제일 오른쪽에 중앙역이 있고 그 아래 길게 보이는 곳이 '프라하의 봄'에 많은 민초가 모였던 바츨라프 광장이

보이고 그 광장 끝에 바츨라프 기마상이 있고 그 뒤로 국립박물관이 있습니다.

제일 왼쪽으로 카를교가 있고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구 시청사와 천문 시계탑이 있지요.

다시 오른쪽으로 오면 구 시민회관과 화약탑이 있네요.

 

지도에서 보시듯 구경할 곳 대부분이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모여 있기에 모두 걸어서 구경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기차에서 내린다면 중앙역에 내리게 되며 그곳에서 택시를 타면 가짜택시가 대부분이기에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프라하는 언젠가 한번은 꼭 그 도시 한가운데에 서서 두리번거려보고 싶었습니다.

역시 프라하는 우리가 상상한 그대로 아름다운 곳이 분명했습니다.

충분히 감탄할 그런 곳이었습니다.

 

도시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정도로 걷는 내내 박물관 안을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과연 아름다운 도시로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그런 고풍스러운 도시였습니다.

지금까지 주로 동양권에 머물며 중국만 부지런히 드나들다 보니 동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무척 이채롭습니다.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이며 동유럽의 파리라 부를 정도로 화려한 도시일 겁니다.

구시가지에는 옛 건물이 많이 남아있고 그 건물은 주로 뾰족탑을 하고 있기에

예전부터 프라하를 백탑의 도시라 불렀나 봅니다.

 체코는 우리에게 체코슬로바키아로 더 많이 알려진 나라죠.

지금은 서로 다른 살림을 차려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다른 나라라네요.

 

역시 오늘도 새벽 2시가 되니 자동으로 눈이 떠집니다.

아주 깊은 잠에 떨어진 울 아들은 시차 같은 것을 모르나 봅니다.

뭐 이번 여행을 떠나기 1주일 전에 미국에서 보름간 여행하다 돌아왔으니 오히려 시차가 맞나 봅니다.

 

잠시 잠을 더 청했지만, 그래도 새벽 4시..

마치 몽유병 환자처럼 방을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애꿎은 샤워도 또 합니다.

어제저녁에는 프라하 야경을 구경하고 걸어서 도심을 산책하며 버스가 서 있는 자리로 이동했지요.

아마도 도심으로는 버스 진입이나 정차가 어려웠나 봅니다.

 

날이 밝아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동네 산책부터 합니다.

호텔 창밖을 내다보니 차도 별로 다니지 않는 길에서 승용차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했나 멀쩡한 기둥을 들이받습니다.

잠시 후 우리로 치면 교통경찰과 119가 출동하고...

저 운전자에게 왜 사고가 났냐고 물어보면, 그냥 멀쩡히 가는 데 갑자기 기둥이 벌떡 일어났다고 대답할 겁니다.

우리나라도 가끔 전봇대가 벌떡 일어나 운전하고 가던 운전자가 전봇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가끔 일어나잖아요.

 

우리 가족 셋은 아무도 없는 호텔 주변 거리를 돌며 마을 구경을 합니다.

한참 걷다 보니 중국 식당이 보이고 마침 그 식당에서 주인으로 보이는 중국인 부부가 나오길래

모처럼 중국어로 인사도 합니다.

아~ 역시 佳人 부부는 중국통인가 봅니다.

 

그 부부는 차를 타고 출발하려다 모처럼 중국어로 인사를 받으니 반가웠나 봅니다.

차에서 내려 사람도 별로 없는 거리에서 한참 수다까지 떨다 헤어집니다.

왜 아니겠어요.

중국 여행객도 아닌 한국 여행객인 걸요.

 

식사시간에 맞추어 호텔로 돌아옵니다.

우리가 머문 호텔은 시내 중심부에서 조금 먼 곳입니다.

호텔에서의 식사는 대체로 비슷하네요.

여러 가지 빵, 햄, 소시지, 치즈, 베이컨, 여러 가지 음료, 토마토를 위시한 다양한 채소와 과일, 시리얼, 요구르트 등등...

 

집에서는 쉽게 먹을 수 없는 이런 음식이 허리띠처럼 질긴 고기가 들어간 육개장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어젯밤에 이상한 비빔밥보다도 눈물 나게 더 맛있습니다.

마눌님이 채식을 한다면 佳人이 왜 눈물까지 흘리며 먹는지 이해하실 겁니다.

그리고 커피로 마지막까지 장식하니 오늘 하루가 아주 행복할 것 같습니다.

 

짐을 챙겨 버스에 오릅니다.

이번 여행에 한 곳에 이틀을 머문 곳이 없습니다.

먹고 자고 이동하고 구경하고...

또 이동하고...

 

그만큼 빡빡한 일정이란 말이겠네요.

매일 저녁이면 보따리 풀고 아침이면 또 싸서 출발하는 나그네 신세입니다.

 

지난밤 묵었던 올림피크 호텔은 와이파이가 무료가 아니고 하루 사용에 5유로를 받는다 하네요.

이번 여행에서 두 군데 숙소가 와이파이를 유료로 운영하더군요.

와이파이 인심이 고약하네요.

그래서 뷔페식 아침 식사를 더 진하게 가져다 먹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예전엔 기차역이었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건물이 되어버렸답니다.

버스는 바로 이곳에 정차해 우리는 내려서 이제부터 걸어서 다닙니다.

 

오늘 일정은 구시가지 중심으로 들어가 화약탑으로 구경하고 바츨라프 광장으로 가 광장을 걷고 박물관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트램으로 타고 다시 카를교로 가 다리 한번 걸어주고

천문 시계탑 아래에서 탑 벽면에 걸린 시계 쳐다보고

그다음 골목 시장 구경하고 점심 먹고 그리고 체스키크룸로프라는 동화 속에 나오는 마을 구경을 한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입장료가 들어가는 곳은 하나도 없고 전차인 트램 타는 요금만 내고

네 정거장 이동하는 게 전부입니다.

어제는 페르가몬 박물관에 표를 끊고 들어갔지만, 오늘은 공 먹는 날이네요.

중국 같으면 모두 울타리를 치고 돈을 받을 곳이지만 여기는 무료입니다.

 

뭐 중국같으면 도시 전체를 울타리로 가로막고 돈을 받았을 겁니다.

프라하 시내를 걷다 보니 정말 돈을 받아도 될 정도로 시내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내일부터는 프라하 시내에 몇 곳을 구경하려 합니다.

구시가지는 그리 넓은 곳이 아니기에 천천히 걸어서도 얼마든지 구경할 수 있겠네요.

그냥 걸어 다니며 두리번거리기만 해도 거리 자체가 예술이고 박물관이네요.

입장료가 전혀없는 도보 투어라고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