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기관(天下奇觀) 대족석각
오늘은 천수관음상(千手觀音像)부터 구경하려는데????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위의 사진을 보세요.
천수관음 수복현장이랍니다.
이 말은 볼 수 없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천수관음상은 이곳 보정산 석각의 백미라 합니다.
젠장... 백미는 흰쌀을 백미라 합니까?
왜 보수 중입니까?
그러면 가장 멋진 백미라고 자랑하면서 보수한다고 가려놓았으면
입장료 할인이라도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오늘 여기는 외국인은 나이가 많아도 할인도 해주지도 않으면서 왜 가린답니까?
여기는 석벽 전체에 천수관음상을 만들고 그 손이 모두 천 개 하고도
일곱 개라 하고 그 넓게 펴진 손이 88제곱미터 넓이의 절벽 면을 가득 채우고 있답니다.
크기는 높이가 7.7m이고 폭이 12.5m의 대단히 큰 석벽에 감실을 만들어 새긴 대작입니다.
상상만 해도 대단한 광경일 듯합니다.
여기에 조각한 각상이 72존이며 모든 기물을 129개나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손바닥에는 모두 눈 하나를 만들어 놓았다고 하니 정말 대작이라는 생각이
들고 게다가 그 표면에 금박을 입혀 황금으로 번쩍거리게 하였다고 하니
정말 못 본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렇게 대단한 모습을 간판만 찍고 돌아서는 기분 아세요?
메뉴판만 보고 음식은 먹어보지도 못하고 식재료가 떨어졌다고
입맛만 다시다 나온 기분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공작이 금날개를 활짝 편 형상이라 사람들이 말하길
천하기관(天下奇觀)이라고 한답니다.
젠장! 천하기관이면 뭐합니까?
누구 염장 지를 일이 있나요?
옆으로 돌아가 보수 현장을 들여다보지만, 볼 수 없습니다.
화가 나 잠시 주변을 둘러봅니다.
건너편에 비로도장이라는 석굴이 보이고 그 주변에 많은 석 조각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 비로도장이라는 석굴도 닫혀있습니다.
오늘 화를 삭이려고 주변을 돌아보다 더 화가 납니다.
그런데 눈을 돌려 바라보니...
헉!!! 이게 뭡니까?
보정산 석각의 대표선수인 열반상인 석가열반성적도(釋迦涅槃聖迹圖)입니다.
길이가 31m이고 높이가 7m나 되는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돌아누운 대형 열반상입니다.
아~ 니르바나여...
보세요.
석벽을 5m나 깊게 파고 들어가 자연적인 지붕을 만들고 그 안에
열반불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조각상이 모두 37존을 만들었습니다.
제일 크게 만든 것으로 한눈에도 대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두 눈으로 보셔야 더 잘 보입니다.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보는 시멘트로 만든 열반상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인도의 쿠시나가르에서 열반에 드신 부처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그 앞에는 18 제자가 부처의 열반을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처의 신체 위를 파내어 위의 모습도 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위를 파내고 참관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한 옛날 조각가의 의도는
중국 석굴 예술에서는 좀체 보기 어려운 모습이라 합니다.
열반상 그 앞으로 물이 흘렀을 작은 도랑이 보입니다.
구곡황하(九曲黃河)라고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는 과정을 상징하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많은 제자가 열반에 드신 부처를 따르려 하자
부처는 손가락으로 길에 금을 그어 더는 따라오지 못하게 했다는 일화에서 나온 것일까요?
그러니 사바세상과 극락세상의 경계인가요?
이는 힌두교에서 만든 해자의 의미와 같은 것이라 여겨집니다.
우리 어린 시절에 책상에 금을 긋고 옆에 앉은 친구의 책이나 물건이 넘어오면
못 넘어오게 했는데 이게 바로 부처의 가르침?
향로 뒤로는 부처의 가족으로 알려진 아홉여신이 가족들을 맞이하고
부처의 영정을 맞이하는 모습이라 합니다.
열반에 드신 부처가 미우신가요?
아니면 따라오지 못하게 하신 부처가 미우신가요.
몹시 화가 난 얼굴로 보입니다.
그런 얼굴로 계시면 무섭습니다.
참 얼굴이 곱습니다.
평화로운 마음에서나 나올 수 있는 얼굴 표정이 아닌가요?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 고와서 서러워라~
여기 정말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보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보는 사람마저 평화로운 마음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저 자연스러운 옷자락의 모습에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새근거리는 숨소리마저 들리는 듯합니다.
왜 돌아앉으셨나요?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가시렵니까?
돌아앉은 사람은 왕의 모습이라 합니다.
부끄러우신 게요?
아니면 용안은 아무에게나 보여주지 않으려는 오만함인가요.
여기에 또 한 사람...
그 사람은 이곳 보정산 석각을 만든 스님이 조지봉 스님의 모습이라고도 합니다.
진위여부는 가릴 수 없지만...
그리고 그 왼쪽으로는 구룡욕대자도라는 조각이 있습니다.
아홉 마리의 용이 막 태어난 부처의 목욕을 시켜주는 모습이지만, 깨끗한 물이 아닌가 봅니다.
오히려 더 더럽히지나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이곳에 샘이 흘렀기에 만든 것이라 합니다.
여기 열반상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찍어보았습니다.
워낙 길어 사진 한 장으로 담는다는 일이 쉽지 않기에...
대열반경에 이르기를 "석가모니는 머리는 북쪽에 두고 다리는 남쪽으로 뻗어,
배를 서쪽으로 등을 동쪽으로 두고 열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기 보정산 석각은 화려함이 있고 장중한 멋도 있습니다.
섬세한 모습과 유려함도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교훈도 주는 그런 곳입니다.
타고 있는 불을 바람이 불어와 꺼 버리듯이 타오르는 번뇌의 불꽃을
지혜로 꺼서 일체의 번뇌나 고뇌가 소멸한 상태를 열반이라 했나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가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