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이거우(九寨沟 : 구채구)의 오묘한 물빛.
2012년 11월 16일 여행 29일째
어제는 정말 먼 거리를 여행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물론 먼 거리가 아니고 가까운 거리라 하겠지만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버스로 오가는 일이 너무 힘든 곳이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이런 여행을 즐기기에 오는 내내 지루하거나 힘든 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창밖의 색다른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즐기며 달려왔습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생각하니 나름인가 봅니다.
누구는 힘든 일이라 하고 또 다른 사람은 그마저도 즐거운 일이라고 하고요.
우리가 사는 생활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그러나 함께 한 친구는 앉기만 하면 팔짱을 낀 전형적인 자세가 나오며 단잠에 빠져듭니다.
여행이란 어떤 규법도 없습니다.
바깥의 풍경을 보며 즐기며 오든지 잠을 자며 피로를 풀며 오든지...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방법대로 하면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 산을 올려다보니 마치 눈이 온 듯 서리가 내려 정상은 하얗게 변했습니다.
밤엔 제법 춥더군요.
그러나 전기장판 덕분에 아주 따뜻하게 밤을 보냈습니다.
구채구 경구 입구로 걸어가며 하늘을 보니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비가 올 듯 잔뜩 흐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잠시 걷다 보니 이내 파란 하늘이 언뜻언뜻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렵게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비라도 내린다면 구채구의 아름다운 풍경은 물 건너갈 게 아니겠어요?
구름이 산봉우리를 끼고 멋진 광경도 연출합니다.
오늘 佳人의 방문을 축하하는 운무 쇼를 보여줍니다.
역시 구채구의 기후는 변화무쌍합니다.
마치 한 마리 백룡이 산을 감아 돌아나가는 듯...
죄송합니다.
중국을 여행하다 보니 佳人도 점차 물들어 가나 봅니다.
그냥 구름을 보고 순간적으로 용이라는 착각에 빠진 것을 보면...
지금 위의 사진을 보면 흰 구름이 산을 감싸 안으며 능선을 타고 넘어갑니다.
마치 백룡이 산허리를 타고 넘어가듯이...
이 시골 골짜기 작은 빈관에도 무선 와이파이가 연결되어 집과 친지에게 안부까지 전하다니...
중국이 무척 빠르게 변해가는 중인가 봅니다.
위의 사진은 구채구의 좌표입니다.
관광객이 올라갈 수 있는 Y 자 계곡의 왼쪽 정상인 장해가 가장 높은 해발고도 3.101m.
그리고 오른쪽 정상인 원시삼림이 2.930m라는 말이네요.
동경 백삼십이 북위 삼십칠 평균기온 십이도 강수량은 천삼백...
아!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 독도의 좌표였습니다.
세상에 좌표 없는 곳은 없습니다.
오늘은 구채구라는 곳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중국 사람이 제일 가고 싶어 한다는 여행지 중 1위가 구채구라고 했던가요?
어디 중국인 뿐이겠어요?
아름다운 모습은 나라가 다르고 인종이 달라도 느끼는 감정은 모두 같습니다.
佳人의 입맛도 자유당 때 그대로입니다.
7시 30분에 숙소를 나서 8시도 되지 않은 시각의 구채구 경구의 모습입니다.
구채구는 단체관광객 때문에 표를 사기 어렵다 합니다.
정말 매표소에 도착해보니 전쟁통입니다.
전날 오후에 미리 표를 팔면 그때 사놓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 그러면 아침부터 인해전술에 힘만 뺄 듯합니다.
이미 일부 단체관광객이 도착했습니다.
단체가 본격적으로 들이닥치면 더 혼잡하다고 하는 데 벌써 정신이 없습니다.
매표창구가 많지만, 여기가 중국 아니겠어요?
단체와 개별여행자를 위해 매표소를 분리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제일 뒤에 서서 줄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순진한 일인가 느끼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더군요.
표를 사서 나오는 사람은 있어도 줄은 결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혹시 11월경에 구채구를 가시려는 분이 계시면 11월 16일부터 입장료가 비수기 요금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아시기 바랍니다.
성수기 요금은 220원인데 15일부터는 80원으로 내려옵니다.
게다가 할인이 적용되면 40원에 구채구를 구경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정말 중국에서 이런 관광지를 40원에 입장한다는 일은 로또 맞은 기분입니다.
경구 안을 운행하는 버스요금은 90원으로 비수기나 성수기나 같나 봅니다.
단 주의하실 일은 보험료 10원은 묻지도 않고 징수하나 눈을 부라리며 따지고 내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도 표를 산 후 우리 뒤에서 산 중국 여인과 함께 밖으로 나온 후 알고 다시 무지막지하게 밀고 들어가
돈을 다시 받아냈습니다.
그 여인은 영어를 하는 사람으로 우리 뒤에 서서 표를 사면서 우리가 표를 사는 일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중국 현지인도 당할 수 있는 일이니 우리 같은 말도 통하지 않는 뜨내기는 언제나 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어요?
"뿌야오~ 빠 오시엔~~~"
구채구는 사계절 모두 다른 얼굴을 하기에 언제 구경하기 좋으냐는 질문은 어리석은 질문이라 합니다.
그래서 여기는 계절마다 와서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모두 천당이라고 쓴 깃발이 날립니다.
그러니 구채구는 그냥 아무 때나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들이대고 나중에 또
다른 계절을 선택해 구경하라 합니다.
이상은 구채구 풍경구 관리사무소에서 알리는 홍보성 말입니다.
천당을 보고 싶으신 게요?
그럼 구채구를 구경하세요.
구채구 경구 사무소에서 들으면 얼마나 즐거운 말이겠어요.
시간에 따라 계절에 따라 그 보는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구채구의 물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어요.
봄이면 만물이 생동하니 좋고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져 좋고...
가을이면 단풍이 우거져 아름답고 겨울이면 설산과 어우러진 구채구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물하잖아요.
그래서 구채 천당이라 하나 봅니다.
그냥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마음에 담아오는 방법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을 겁니다.
그러니 어느 계절에 가면 좋으냐고 묻지 마시고 그냥 찾아가는 겁니다.
오늘도 출발할 때는 구름도 보였고 운무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셔틀버스를 타고 산을 오르다 보니 날씨가 맑아지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이렇게 시시각각 날씨가 변하며 구채구를 보여줍니다.
"황산을 보고 나면 다른 산을 보지 않고, 구채구의 물을 보고 나면 다른 물을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답니다.
그만큼 구채구의 물은 아름답다고 하지요.
그러니 물 좋은 곳인가 봅니다.
주요 풍경구는 Y 자 모양의 계곡을 따라 이어집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구채구를 보는 방법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경구는 영어의 Y 자로 각각 세 곳으로 나누어졌다고 보면 되겠네요.
경구 안을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한쪽으로 올라갔다가 천천히 걷거나 버스를 타고 내려오며 구경하고
Y 자의 중간 꼭짓점에서 다시 반대편으로 같은 방법으로 구경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오며
또 같은 방법으로 보면 되는 곳입니다.
우리는 우선 오른쪽인 일즉구로 먼저 올라갑니다.
일즉구는 Y 자 모양의 중앙 부분에서 오른쪽 가지 방향을 부르는 말입니다.
수정구는 경구 입구로부터 두 갈래로 갈라지는 곳까지를 부르는 말이고
왼쪽으로 갈라져 올라가는 곳을 즉사와구라고 부른답니다.
드디어 마음마저 뻥 뚫리는 파란 하늘이 보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그 아래 하얀 눈과 서리를 머리에 인 산봉우리...
그리고 푸른 숲과 그 모두를 품에 안은 호수.
정말 환상적인 모습이 아닌가요?
그런데 계곡이 너무 깊어 그런가요?
명암의 차이가 너무 강해 보입니다.
이른 아침이고 산에는 눈과 아침 서리 때문에 눈이 부셔 아래 물과 숲과의 차이가 커 보입니다.
해가 비치는 산봉우리에는 서리와 눈이 있어 너무 밝게 비치고 아직 계곡은 해가 미치지 못하니 너무 어둡습니다.
세 갈래 가지가 만나는 중심점은 낙일랑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구채구의 가장 중심점이 되겠네요.
그러니 어디를 어떻게 올라가나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른쪽과 왼쪽을 오르내리려면 우선 한 곳으로 올라갔다가 낙일랑까지 내려와
다시 반대편으로 버스를 갈아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경구 내에서는 버스 승차 횟수를 따지지 않으니 그냥 마음 이끄는 곳으로 마음껏 다녀도 됩니다.
시간만 주어진다면 두 번 세 번 다녀와도 누가 뭐라 하지 않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구채구는 물이 아름다운 곳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늦은 가을에 찾아오니 물을 가득 담은 그 호수는 하늘과 숲과 눈과
그리고 구름까지 모두 품에 안고 있습니다.
욕심이 많아 그럴까요?
아니면 넉넉한 마음이어서 그랬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