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징샹즈(井巷子 : 정항자)

佳人 2013. 11. 11. 08:00

 

제일 아래 골목이 징샹즈(井巷子 : 정항자)라는 골목입니다.

그냥 보면 별 특징조차 없는 골목이기에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곳인가 봅니다.

그러나 이곳 세 개의 골목 중 가장 눈여겨 볼만한 곳이 바로 징샹즈(井巷子 : 정항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징샹즈(井巷子 : 정항자)라는 이름은 아마도 이 골목에 우물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콴샹즈가 세도가인 문관이 사는 골목이라면 쨔이샹즈는 무관같은 사람이 사는 골목이고

여기 장샹즈는 우리같은 민초가 아주 힘들게 세상을 살아가던 사람의 골목일까요?

 

지도를 통해 위치부터 살펴봅니다.

무후사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인민공원이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무후사에서 티베탄 거리를 지나 올라갔기에 한국 총영사관이 보였던 길로 올라갔네요.

지금 지도를 보니 무후사에서 바로 위로 올라가면 인민공원이 보이고 그 앞을 지나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니 바로 도착하네요.

바로 인민공원의 북쪽에 있어 걸어가도 10분 정도밖에는 걸리지 않습니다.

 

지금이야 이 골목이 여느 중국의 골목과는 다르게 무척 깨끗하게 정리되어 산뜻하게 보입니다.

여기는 콴샹즈나 쨔이샹즈에 비해 관광객조차 많지 않습니다.

후통의 후통인가 봅니다.

 

콴샹즈와 쨔이샹즈는 사람이 사는 골목길입니다.

그러나 여기는 그 사람들이 사는 뒷골목 바깥에 만든 담장을 이용해 벽화를 그렸고 그 벽화를 연결하여

조각작품을 한 부분만 외부로 돌출되게 만든 곳입니다.

지금은 주로 그 담장에는 포장마차만 있는 곳입니다.

 

다시 지도를 봅니다.

세 개의 골목이 나란히 보입니다.

이 부근이 모두 아주 반듯한 골목만 있는 곳인가 봅니다.

인민공원만 찾으시면 여기도 쉽게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그곳에 만든 작품을 하나씩 구경하렵니다.

비가 몹시도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에 자전거에 손수레를 매달고 가는 사람이 어깨너머로 힐끗 佳人을 바라봅니다.

실제상황이 아니고 작품 속에서 말입니다.

1998년 바로 쨔이샹즈의 골목 모습을 진금(陳錦)이란 작가가 찍은 사진에 뒤에 실린 감자는 외부로

돌출되도록 조각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어때요?

"감자 사세요~"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佳人이 들었느냐고요?

물론, 중국어를 모르기에 무슨 소리인지 듣지 못했지요.

 

촉견폐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 청두는 늘 날이 흐린 지방이잖아요.

그런데 이 사진을 찍은 날은 해가 반짝 난 날입니다.

골목길에 널어놓은 빨래도 오늘은 잘 마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목욕탕 의자 같은 작은 의자에 앉아 중국사람은 이렇게 골목에 나와 식사를 잘하는 민족이죠.

먹고 살기 어려워 이렇게 밥 먹는 것도 자랑하며 살았나요?

밥은 먹고 산다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을까요?

1990년 소관묘(小關廟)거리의 모습을 찍은 사진에 식사 중인 사람의 일부만 조각으로 돌출시켰습니다.

 

벽돌로 만든 문 안의 모습입니다.

그 사진을 바탕으로 그 앞에 비슷한 벽돌을 쌓고 같은 모양의 의자도 외부로 돌출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주 평화로운 모습으로 차 마시는 그런 모습이네요.

 

여유로운 모습으로 보입니다,

잠시 앉아 함께 차라도 한잔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대문에 걸린 게 우편함인가요?

오늘은 어쩐지 좋은 소식이 올 것 같습니다.

 

방금 본 차를 마시는 모습과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습은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가장 많이 보는 풍경이지요.

맞습니다.

카드 삼매경에 빠져 도낏자루 썩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머리 위로는 새장 또한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요.

 

1989년 청두 신개(新開)거리 모습이랍니다.

새장을 저렇게 덮어놓으면 새는 밤인지 알고 울지 않는다 하지요?

역시 새대가리입니다.

 

박물관과 같은 옛날 집안 모습입니다.

콴샹즈 19호의 옛 모습이랍니다.

원래 이 집은 부자가 살았고 제법 권력도 있었던 집이라 합니다.

그러나 1950년대에 모든 재산은 국가소유로 되며 이렇게 한 집에 여러 세대가 들어와 살게 되면서

이런 모습을 보였다 합니다.

아마도 신중국이 생기며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요?

 

그때는 평등을 외치며 빼앗아 나누어 주었는데 이제 또 빈부의 차이가 생겼습니다.

어쩌죠?

또 다른 정권이 들어서 또 가진자의 재산을 빼앗아 나누어 주어야 하나요?

 

새장의 새를 구경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은 지금도 중국의 공원에 가면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사람의 모습입니다.

새만 키우겠어요?

귀뚜라미도 키운다 하더군요.

문화가 다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자주 봅니다.

 

이 징샹즈라는 골목을 걷다 보면 민초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땀 냄새마저 풍기는 그런 모습입니다.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다는 말은 이제 중국도 이런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세대가 이런 풍경에 공감한다는 말은 우리가 어린 시절 살았던 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찢어지게 가난했던 바로 그때 말입니다.

 

건물 벽 사이 좁은 공간에 수도시설을 하고 이 골목 사람들 모두 공동으로 사용했을 겁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렇게 불편한 곳에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지만, 저런 수도 하나 골목에 들어온 곳은

무척 행복한 곳이었지요.

빨래하는 여인 뒤로 신발을 씻어 말리는 모습은 바로 우리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징샹즈라는 골목까지 구경했습니다.

다시 콴샹즈라는 골목 구경을 조금 더 합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의자까지 내놓았습니다.

벽을 장식한 놋쇠그릇이 우리의 신선로와 같다는 느낌이네요.

 

콴샹즈와 짜이샹즈는 많은 관광객이 북적입니다.

물론 카페도 많고 음식점도 많기에 옛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없습니다.

오후 5시가 가까워집니다.

 

이곳을 지키던 청나라 때 고관대작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그 또한 한 줄기 바람처럼 사라지고 말았나 봅니다.

이제 우리도 오늘의 일정을 모두 끝내려 합니다.

큰길로 나와 62번 시내버스를 타고 신남문으로 돌아옵니다.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싫컨 걸어보았습니다.

왜?

친구가 오늘은 우리와 동행하지 않고 어메이 산으로 갔기 때문입니다.

그 친구는 안개가 자욱한 산에 올라 안개만 보다가 돈만 쓰고 내려왔다고 합니다.

그래도 소림사에 들렀을 때 산 넘어 갔다고 곤욕을 치루었기에 이번에는 그대로 내려왔다고 하네요.

 

청두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로 만든 버스인가요?

바퀴나 엔진도 나무로 만들었을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의 佳人 생각은 이 골목의 지도로 대신합니다.

징샹즈는 원래 골목길이 아니었을 겁니다.

두 골목 외곽에 있는 담장 정도였지만, 그 담장에 멋진 작품을 만들어 놓은 곳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