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두장옌의 이왕묘

佳人 2014. 1. 3. 08:00

 

중국에서 유명한 공사 중 압권은 만리장성 축조가 아닐까요?

만리장성을 제대로 본격적으로 시작한 나라는 진나라라고 봐야 할 겁니다.

그리고 가장 완벽하고 튼튼하게 쌓은 나라는 명나라일 것이고요.

그러나 진나라가 만리장성을 쌓기 시작한 일은 우습게도 잘못 알아듣고 시작했다 합니다.

그러니 사오정의 역사는 무척 오래되었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누가 진시황에게 한마디 했다네요.

뭐라고?

진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은 호(胡)라고요.

그런데 그 호가 오랑캐로 알아듣고 장성만 열심히 쌓아 방어만 하면 되는지 알고 삽질에 들어갔다고 하지요.

이게 웃기는 일이 아닐까요?

 

그래서 민초를 강제동원해 만리장성을 쌓고 쌓고 또 쌓았고 훼손되어 없어졌거나

아직 만들지 않은 지역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진나라를 멸망시킨 것은 북방의 오랑캐가 아니라 환장하게도 그가 가장 아낀 막내아들인

후하이(胡亥)였습니다.

호(胡)는 호라도 다른 호였습니다.

 

이렇게 웃기는 이야기로 만리장성이 시작되었다 해도 되겠습니까?

기왕 알려줄 거면 제대로 콕 콕! 찍어 알려줄 것이지...

진시황만 쪼다가 되고 말았잖아요.

 

여기 도강언은 입장료가 90원이나 됩니다.

중국의 입장료가 살인적이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곳은 입장료가 싸다 비싸다 트집 잡고 싶지 않습니다.

왜?

민초의 위대한 삽질로 한 땀 한 땀 만들어 갔기 때문이지요. 

중국 여행을 하며 오늘처럼 감동적인 곳은 별로 없었습니다.

대단한 풍경을 보지 않아도, 역사적인 현장에 서지 않았어도 사람은 감동을 하나 봅니다.

여러분에게 감히 꼭 다녀가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어취에서 이왕묘로 넘어가는 안란삭교(安澜索橋)라는 다리입니다.

안란삭교는 중국에서는 오래된 다리라는 5대 고교(古橋) 중 하나라고 합니다.

명나라 때는 전쟁으로 불타버린 적도 있었고 청나라 가경 8년에 다시 중건했다 합니다.

그 후 1974년 다시 만들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부서져 얼마 전부터 통행을 금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건너편에 있는 이왕 묘는 포기해야 합니까?

 

김밥처럼 둥근 대나무 소쿠리처럼 만들고 안에 돌을 채워 물길을 막고 공사할 때 사용했던 도구입니다.

그 뒤로 대나무를 장판처럼 엮어 물길을 막았을 것이고 제일 뒤에 보이는 게 목삼족가(木三足架)라고 부르는

나무를 세 가닥으로 묶어 물의 흐름을 지탱하게 한 받침이라 봐야겠네요.

제방이 터지면 임시로 이 시설을 이용해 물길을 돌리고 공사하거나 토사를 파낼 때도 사용하는 것으로

지금도 쌓이 토사를 걷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 합니다.

 

이제 이왕 묘로 가보겠습니다.

이왕 묘로 가는 길은 걸어서 산을 넘어가도 됩니다.

옛날에는 안란삭교를 건너 어취에서 바로 다녀왔지만, 지금은 그 다리가 부서져 셔틀버스로 갈 수 있습니다.

 

요금은 물론 무료입니다.

무료 셔틀버스를 타는 곳은 경구 대문을 나오기 전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습니다.

화장실도 그곳에 있기에 나오시기 전에 일도 보시면 됩니다.

그 안으로 조금 들어가면 작은 주차장이 보이고 그곳에 버스가 서 있어 그냥 타면 이왕 묘 입구에 내려줍니다.

그러나 처음 들어올 때 문표를 버리면 안 됩니다.

 

버스 안에서의 일입니다.

귀엽고 예쁜 아가씨가 앉아있다가 우리가 버스에 오르자 얼른 일어나 자리 양보를 합니다.

괜찮다고 해도 한사코 앉으라 하기에 늙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눈물을 머금고 앉아 갑니다.

요즈음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실정이죠.

우리 어린 시절에는 늘 그랬습니다.

 

우리와 몇 마디 주고받더니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고 "오빤 장난 스타일"을 흥얼거립니다.

친구 휴대전화의 MP3를 틀어주니 버스 안은 강남 스타일 춤판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佳人도 함께 말입니다.

여러분! 셔틀버스 안에서 강남 스타일 말춤 춰 보셨수?

우린 말춤 춰 봤수~

갑자기 버스 안은 우리나라 관광버스처럼 왁자지껄해지며 춤추는 버스가 되었네요.

 

이렇게 버스 안에서 잠시 말춤을 추니 버스도 덩달아 빨리 달려 금방 이왕 묘 입구에 도착합니다.

옥루산 정상에 있는 이문으로 들어가 천천히 산을 내려가며 구경하면 아까 보았던 내강 어취 건너편에 도착합니다.

그러면 그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면 아까 이곳으로 올 때 버스를 탔던 도강언 경구 입구 옆의 주차장에 내려줍니다.

버스는 수시로 운행되니 시간이 있다면 여기도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 구경하렵니다.

그러나 입구에서 문표 검사를 합니다.

버리셨다면 돈을 다시 내고 표를 사시던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참 많은 건물도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가며 보다 보니 지붕부터 보게 되네요.

 

촛농이 떨어져 고일 정도로 많은 초를 태웁니다.

무슨 소원이 그리도 많을까요?

그냥 마음속으로만 빌면 안 되겠어요?

중국은 이런 곳에서 초나 향만 태우지 않아도 공기 오염을 많이 즐일 겁니다.

 

여기는 사람이 거의 오지 않기에 아주 조용합니다.

 

나 원 참 !!!

개 아닙니까?

그것도 누렁이 말입니다,

지금까지 사자나 기린은 많이 보았지만, 개는 처음입니다.

그것도 황동으로 만든...

 

무슨 사연이 있겠지만, 알려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혹시 진시황의 천하 통일을 앞장서서 도왔던 이사가 말년에 환관 조고에 얻어맞고 죽어가며 아들에게

이야기 했다는 말인 은퇴 후에 누렁이 한 마리 끌고 사냥이나 가고 싶다는 그 누렁이가 아닐까요?

천하통일에 앞장섰던 이사의 소박한 꿈...

은퇴 후에 아들과 함께 누렁이나 데리고 사냥이나마 하고 싶었다는 슬픈 이야기에 나오는 그 누렁이 말입니다.

 

그냥 탑으로 보입니다.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고 쓴 듯합니다.

물을 마실 때는 그 근본을 생각하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을 소중히 관리했던 도강언이기에 이런 글도 무척 의미가 있네요.

그러나 이 말은 주로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말로 사용되더라고요.

 

조금이 아니고 많이 오버했네요.

여기가 음미해볼 만한 멋진 이야기가 있는 곳이지만, 무슨 선경이라고 오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평범한 풍경입니다.

 

이빙을 모신 곳도 있고 부자를 함께 모신 곳도 있나 봅니다.

 

덩샤오핑이 다녀갔나요?

조복만대(造福萬代)라고 쓴 듯합니다.

이빙의 일을 일컫는 말이지 싶습니다.

복을 지어 오래도록 후대까지 이어졌으니 그럴만하겠군요.

그런데 글자체가 마치 모택동의 글씨체와 비슷하지 않나요?

 

위로부터 내려오다 보니 문밖에 나와서야 여기가 이빙 부자를 함께 모신 사당인 것을 알았습니다.

지붕의 모습이 처마가 하늘로 치켜 올라간 세 겹의 나는 듯한 처마라는 삼중비첨(三重飛檐)이네요.

 

여기도 목숨 귀한 줄 아나 봅니다.

그게 사람의 힘으로 마음대로 늘리고 줄일 수 있나요?

그래도 빌고 싶은 게 목숨인가 봅니다.

이렇게 소중한 목숨을 왜 삼국지라는 소설에서는 전쟁하며 다녔나 모르겠어요.

민초를 끔찍히 생각했다는 유비도 말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이란 사람마다 목적이 다릅니다.

그러나 이런 곳을 찾는 일은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공부하는 자녀가 있다면 이런 곳은 꼭 함께 들려야 할 곳으로 생각합니다.

그냥 수리시설이라는 것보다는 어떻게 작용하나를 알려주는 그런 여행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올 때는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왔지만, 갈 때는 알고 가렵니다.

중국 여행에서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은 곳은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