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러산대불(乐山大佛 : 낙산 대불)

佳人 2013. 10. 2. 08:00

 

오늘에서야 러산대불을 보게 되네요.

러산대불을 보려고 러산시로 왔지만, 다른 곳부터 먼저 구경하느라 이렇게 늦었습니다.

러산대불은 워낙 많이 알려졌기에 그 모습을 대부분 알고 계실 겁니다.

佳人도 다른 분의 여행기를 통해 사진으로 여러 번 보았고 TV 영상을 통해서도 보았습니다.

청두를 찾는 한국 관광객 중 이곳을 제외하시는 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우선 풍경부터 감상합니다.

강 저편에 보이는 고층건물이 있는 곳이 러산시 중심부일 겁니다.

그 시내를 양쪽으로 두 개의 강이 흘러와 모래톱이 있는 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곳으로 흘러 나중에 장강에 합류한다고 합니다.

강물은 북쪽에서 흘러와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늦가을이라 수량이 적어 강바닥이 보이기에 유람선 운행이 어려웠나 봅니다.

그래서 오른쪽을 보면 강바닥을 파 둑을 쌓아 강물을 한쪽으로 몰아 물길을 만들어

유람선이 그 물길을 이용해 다니게 했습니다.

기발한 생각이 아닐 수 없네요.

지금 지나가는 배가 보이시죠?

유람선 타는 위치가 바로 저 배가 가는 방향일 듯합니다.

그러니 낙산 대불을 제대로 먼 곳에서 바라보려면 배를 타고 강 위에서 바라보아야

제대로 본다는 말이 아닐까요?

 

 

이제부터 러산대불 잔도라는 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무척 가파른 곳에 좁게 길을 냈기에 조심하며 내려가야 합니다.

잔도의 전체 길이는 약 500m 정도며 높이는 대불의 발바닥 아래 강부터 71m라 합니다.

그러니 대불의 높이가 71m라는 말인가요?

 

 

어느 자칭 전문가는 러산의 대불을 이집트 스핑크스처럼 석각 예술로는 위대한 작품으로

비유하고 대불 앞을 흐르는 민강의 모습은 이집트 나일강과 비교하기도 했답니다.

"크크크크~"

여기서 잠시 웃고 가도 됩니다.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이러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스스로 빠떼루를 청하시려고요?

전문가는 무슨 개 뿔~

 

 

중국에서 무슨 소린들 못하겠어요.

크기는 커도 개인적인 생각으로 예술적으로는 전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구곡잔도는 8세기경 당나라 시기에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름도 그럴듯하게 잘 짓죠?

내려가는 길을 구곡잔도라고 부른답니다.

아홉 번 구부러졌나요?

사실, 아홉번은 아니지 싶습니다.

그러나 가파른 모습에 조심해야 합니다.

 

 

무척 험하고 위험해 보입니다.

저 아래 개미처럼 보이는 물체가 사람입니다.

유람선도 한대 도착합니다.

 

 

유람선은 이곳 러산대불 앞에 잠시 서서 사진을 찍게 하고는

대불로 올라오는 게 아니라 그냥 돌아가더군요.

구곡잔도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석벽에 많은 부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내려가는 도중에도 심심하지 말라고...

 

 

석벽은 화강암이 아니라 붉은 사암으로 보입니다.

사암은 화강암과 비교하면 무척 무르기에 쉽게 조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또 쉽게 훼손되는 단점도 지니고 있잖아요.

세월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잖아요.

 

 

정말 큽니다.

대불이 워낙 크기에 사진 한 프레임에 모두 담는다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제대로 담으려면 배를 타고 멀리서 찍는 수밖에 없겠네요.

러산대불을 바라보면 정말 중국인의 취향에 딱 맞는다는 생각입니다.

예술성보다는 무조건 크게 만들었으니까요.

 

 

아래를 내려다보니 사바세상의 험악한 곳에 살아가는 중생들입니다.

오늘도 부지런히 구경하며 살아갑니다.

아무리 힘들고 험한 세상일지라도 저 안에서 또 작은 행복을 찾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게 깨달음을 얻은 행복한 인간일 겁니다.

그런 작은 일 속에 행복을 찾기 위해 이런 수고도 마다치 않고 찾아오는 가 봅니다.

 

 

세월은 인간의 삶만 사라지게 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앉아있는 부처도 서서 지내는 미륵도 모두 사라지게 합니다.

구도자도 이승에 뒹굴며 사는 중생도 앉으나 서나 모두 같아지나 봅니다.

그리고 나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부처가 물러가면 비슈누의 다음 화신이라는 칼키가 온다고 했나요?

백마를 탄 초인 말입니다.

그때가 오면 지금 낙산 대불은 모두 티끌이 되어 평평한 평지가 되어 있을 겁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대불이 있는 건너편 석벽을 보면 구멍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 구멍은 옛날 대불을 처음 만들 때 나무 기둥을 끼운 자리일 겁니다.

대불을 보호하기 위해 멋진 지붕이라도 만들었을 겁니다. 

 

 

좁고 가파르기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척 겁이 나는 곳입니다.

아홉 번을 꺾어 내려오기에 구곡잔도라 하였고 무척 위험한 길이기에 새나 지나갈

그런 길이라는 의미로 "조도과(鳥道过)라는 이름까지 붙인 곳이랍니다.

이름이 더 폼 납니다.

 

이런 험한 길을 내려오면 무엇합니까?

다시 반대편으로 저렇게 좁고 가파른 길을 따라 다시 올라가야 합니다.

체력이 약한 사람이나 무릎 관절이 썩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여기가 그리 쉬운 길이 아닐 겁니다.

 

 

아래에는 용왕삼태자 입해처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용왕의 셋째 아들이 물에서 나와 이 잔도를 따라 올라가 동파루에서

소동파에게 공부했다 전설도 남아 있습니다.

"크크크~"

오늘 이 대목에 이르러 또 웃어도 좋습니다.

용왕 아들이 왜 여기를 기어오른단 말입니까?

그리고 소동파가 용왕의 아들을 가르쳐요?

용왕님~ 많이 당황하셨어요?

 

 

웃어야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입니다.

용왕의 셋째는 대단한 스승을 두어 정말 좋겠습니다.

용왕의 아들만 좋겠어요?

소동파도 좋겠습니다.

용왕의 아들을 제자로 두었으니까요.

공부는 잘했나 모르겠네요.

이런 발상을 활자화한 그들이 더 웃깁니다.

 

 

대불이 너무 크기에 한 장의 사진에 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저 인간이란 부처의 발가락만도 못한가 봅니다.

그래서 왼쪽에서 한번...

 

 

그리고 가운데서 또 한번...

 

 

그리고 오른쪽으로 와 다시 찍어보았습니다.

사람의 모습이 부처님 발가락 사이 때만큼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친구가 발가락의 때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친구는 단지

대불의 크기를 비교하시라고 발아래 섰지요.

 

 

역시 크기는 하지만, 예술성과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부처의 모습이라기보다 마치 돌쇠를 보는 착각에 빠지네요.

크다고 믿음이 돈독해진다면 이곳이 세상의 제일일 겁니다.

 

완성 당시 대불은 대불상각이라고 칭한 13층의 목조건축물로 덮이고 법의에는 금박,

몸통에는 옥으로 덮어 번쩍거렸다고 시로 남겨 노래했다고 합니다.

과연 부처가 이런 호사를 원했을까요?

구도자가 너무 오바한 것 아닙니까?

부처를 빙자해 쓸데없는 짓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세히 대불 주변을 살펴보면 나무를 끼우기 위한 홈이 파진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 용수를 배출하기 위한 배수구와 빗물을 효율적으로 방출하는 홈이 파여 있었다고

하나 명대 임종에 이르러 건물은 소실되고 대불도 풍우에 노출되어 색이 바래고

잡초에 덮이고 말았다고 하며 1962년 복구작업을 일부 진행하였고, 명대에 경전을

넣기 위해 구멍이 뚫어 가슴에 넣었던 것을 발견하였다 하네요.

최근에는 산성비에 의해 불상 표면이 약화하어 부식이 진행되고 있답니다.

 

 

대불의 높이가 71m, 폭이 28m의 미륵불이라네요.

대불의 머리 높이만도 14.7m,머리의 폭 10m,어깨의 넓이 24m,

귀의 길이 7m,발등의 길이는 8.5m이며눈 길이는 5m,코의 길이는 6m,

귀의 구멍에는 두 사람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그 귀에 들어갈 사람이 있겠어요?

왜 이런 비유를 했을까요?

코끼리가 들어간다면 몰라도...

 

 

정말 디따 크게 만들었습니다.

누가요?

위의 해통이라는 스님이 만들었다고 손을 듭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크게만 만들면 그 목적이 쉽게 이루어진다고 믿나 봅니다.

산 하나를 모두 깎아 불상을 만들었습니다.

과연 중국다운 발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중국 사람 말고 이런 생각을 하며 만든 곳이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러산대불은 전혀 예술적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질보다는 양을 추구하며 만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올려다보면 우악스럽고 불심이 생기는 게 아니라 위압감만 느낍니다.

너무 멀어 오히려 거리감만 느끼니 佳人은 득도한다는 일이 불가능한 일인가 봅니다.

 

세상에 신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무척 많은 신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많은 신을 인간이 직접 만듭니다.

그리고...

인간은 인간이 만든 신을 정성껏 모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