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잔도로 갑니다.
무후묘를 구경하고 나오니 오후 1시 40분이 되었습니다.
워낙 공명의 유언에 따라 소박하게 만든 곳이라 경내의 규모도 크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아 오전 중 여기를 본 후 양평관과 무후사 그리고 마초묘를 보려고 했지만, 아침에 정군산에서
산길을 잘못 들어 너무 시간을 지체했기에 모두 포기하고 오후 계획인 석문잔도로 가야 합니다.
명색이 삼국지 개행이라고 떠난 사람이 시간 때문에 중요한 양평관과 마초묘를 지척에 두고
포기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러나 혼자 하는 여행이나 일행이 같은 목적으로 움직이는 중이면 무조건 갔겠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삼국지에 전혀 관심없는 사람이라 혼자만의 욕심을 부린다는 게 어렵더군요.
혹시 이곳에 오실 계획이 있으시면 위의 여러 곳 중 석문잔도를 다음날 가시면 모두 돌아보시고
한중으로 나가실 수 있겠네요.
사실 석문잔도는 아침부터 천천히 하루를 투자해 보거나 반나절 정도는 꼬박 구경해야 할 곳이라
생각하며 혹시 다음에 다시 한번 삼국지 기행을 할 일이 있다면 이번에 가지 못한
양평관은 반드시 갈 예정입니다.
혼자 여기에 왔다면 하루를 더 머물며 모두 보고 싶었지만, 함께 하는 여행이라 혼자 욕심을
낼 수 없네요.
佳人이 떠난다니까 공명이 유비와 촉한의 오호상장이라는 관우, 장비, 마초, 조운
그리고 황충장군까지 대동하고 배웅합니다.
제갈량 묘 앞에 술 한잔 올리지 못하고 떠남에도 불구하고...
위에 보이는 사람들이 촉한의 VVIP들이라 하겠네요.
이렇게 모두 한자리에 모인다는 게 한 번도 없었을 겁니다.
이게 佳人이나 되니 모두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달려왔지요.
다른 사람 같으면 어림없는 일입니다.
무후묘 앞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이런 택시가 여러 대 서 있습니다.
면현으로 나가는 차비를 20원을 부릅니다.
아침에 들어올 때는 건너편 정군산까지 10원이었는데...
10원에 나가자 했더니 옆의 차를 가리키며 저걸 타라 합니다.
자동차 두 대의 차이는 생긴 것은 같은 데 비싸게 부른 것은 바퀴가 네 개고 싼 것은 세 개인
삼륜차인데 젠장, 꼴에 바퀴 하나가 더 많다고 가격이 두 배라니 웃기고 자빠졌습니다.
아침에는 네 발 타고 들어갔다네. ..
오후에는 세 발 타고 다시 나왔다네...
할 수 없이 세 바퀴 택시를 타고 면현으로 나왔지요.
세 바퀴 택시라도 천장이 오픈되는 선루프도 갖춘 럭셔리한 택시입니다.
읍내에 도착하니 네 발, 세 발... 세 발도 택시처럼 제대로 문이 달린 것, 문도 없는 간이형...
참 여러 가지가 서 있습니다.
그러나 요금은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사진 제일 왼편에 보이는 오픈카가 가장 저렴하지 않을까요?
우선 점심부터 먹습니다.
식당 한 곳을 찾아 들어갔더니 아침에 들어올 때 탔던 버스 기사와 안내양이 식사하고 있어
반갑게 맞아줍니다.
이번 여행에 우리는 이렇게 들어갈 때 만난 버스와 안내양을 여러 번 만납니다.
그러면서 천천히 먹고 나오라 합니다.
한중과 면현을 운행하는 버스는 수시로 다닙니다.
식사를 끝내고 나오니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우리를 자기네 차에 태우고
2시 24분 다시 한중으로 나갑니다.(10.5원/1인)
석문잔도 위치는 어제 한중으로 내려오며 버스가 온 길이 바로 포사 고잔도로 한중 가까이 와서
잠시 버스 차창으로 보았기에 위치는 대강 알고 있습니다.
공명을 자주 만나다 보니 이제 佳人도 천기를 읽어 지리에 통달해 세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헐~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석문잔도의 지도를 기사에게 보여주며 그곳으로 갈
버스 타는 곳에 세워달라 했지요.
아무래도 한중까지 들어갔다가 다시 석문잔도로 가는 것보다 중간에 내려 갈아타는 게
여러모로 시간절약이 되지 않겠어요?
말이 잘 통하지 않을 때는 이렇게 중국 지도를 사진으로 스마트폰에 찍어 확대해 보여주면
쉽게 의사전달이 되기에 중국어를 못하는 우리 같은 사람은 무척 편리한 방법입니다.
여기서 우리 곁에 앉았던 아주머니 왈, 우리가 일본사람으로 잘못 알고 아침에 올 때
기사가 친절하지 않게 대했다 합니다.
그래서 늘 지니고 다니던 독도 사랑 글을 보여주었습니다.
약 한 시간을 타고 오니 오후 3시 24분에 큰 삼거리가 보이고 그곳에 내리라 합니다.
최가구(崔家沟)라는 정류장에 내려주며 큰길을 건너 102번 버스를 타라고 합니다.
102번 버스를 타고 석문잔도로 갑니다. (2원/1인)
혹시 우리처럼 여행하시려면 한중으로 들어가지 마시고 여기에서는 이렇게 버스를
갈아타는 게 무척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석문잔도로 가는 길은 왜 이리 길도 멋집니까?
이 길은 한중 시내에서 석문잔도가 있는 포사 고잔도 방향입니다.
물론, 어제 바오지에서 한중으로 들어올 때도 이 멋진 길을 지났습니다.
마치 메타세콰이어가 길 양쪽으로 늘어서 열병을 하며 환영인사를 하는 듯합니다.
한중 시내에서 옛날 포사도를 따라 올라가면 석문잔도를 만나고 계속 올라가면
어제 우리가 내려왔던 옛날 진창이었던 바지오로 가는 길입니다.
석문잔도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3시 50분이 되었습니다.
이제 시간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닙니다.
여기가 구경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 수 없기에 마음만 초조해지네요.
사실, 석문잔도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산책하듯 돌아보아야 할 곳입니다.
최하 반나절 정도는 말입니다.
여기까지 온 경로를 지도를 통해 알아봅니다.
면현에서 한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나오다 한중 시내까지 가지 말고 중간에 내립니다.
내릴 장소는 큰 삼거리로 기사에게 우리처럼 석문잔도를 간다고 보여주면 됩니다.
이렇게 이동하면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습니다.
시내버스는 석문잔도 경구 입구에 서고 그곳에서 석문잔도가 시작되는 석문 댐까지는 한참을
걸어가야 하고 올라가는 길에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기에 심심하지 않고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경구 입구부터는 왼쪽 벽에 대규모로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제일 먼저 보이는 조형물이 아마도 삼황오제 등 중국 건국신화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가운데는 물관리를 잘했다는 우왕도 보입니다.
여기는 제법 볼 게 무척 많습니다.
건국신화와 더불어 역시 유방, 소화 등 한나라의 창업에 관한 이야기와 조형물이 많네요,
한자를 제대로 읽고 해석할 수 있다면 더 큰 구경을 할 수 있을 텐데...
佳人의 한계로 그냥 지나치며 구경만 합니다.
한나라의 시작과 함께한 개국공신도 보입니다.
항우 밑에서는 그렇고 그런 인물로 지내다 유방의 품으로 갈아타며 대장군까지 올랐던 한신이
보이지만, 그러나 한나라가 만들어지고 제자리를 잡자 토사구팽당하고 말더군요.
그리고 그 옆의 인물은 장막 안에 앉아 천 리를 본다는 장자방 장량도 보입니다.
뭐 요즈음 佳人도 방안에 앉아 천 리의 몇 배나 되는 세상을
모두 인터넷을 통하여 보기는 합니다만...
좀 더 많은 시간이 있다면 아주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의 뛰다시피 안으로 들어갑니다.
혹시 이곳을 구경하실 분은 조금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오시는 게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입장료는 80원으로 반표는 65세 이상이고 전액면제는 70세 이상입니다.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간은 60원이군요.
5시 30분 전까지는 입장이 허용되지만, 날씨가 어두워지기에 구경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여기는 전투적으로 구경하고 돌아가야 합니다.
여기서 한중으로 가는 시내버스 막차는 6시 30분이라고 합니다.
아까 시내버스를 내리며 물어보았어요.
그러니 구경할 시간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5시만 되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에게 예전 골목놀이 중 하나가 장기였습니다.
그 장기판에는 한(漢)이라는 글자가 쓰여있지요.
그때는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고 놀았습니다.
그 후 그게 한나라와 초(楚)나라 간 사생결단의 싸움이라는 것을 알고 그 의미를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