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중대책(隆中對策)
어제 이어 삼고초려의 이야기를 더 해보렵니다.
공명의 아버지는 태산의 관원이었고 숙부인 현은 예장의 태수로 제법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고 3남 1녀의 차남으로 당시 황건적의 난으로 남쪽에 사는 숙부를 찾아 강동으로
피난길을 따라가며 전쟁의 참상과 자연재해로 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의 살아갈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을 겁니다.
사람에 따라 이런 참혹한 모습을 보면 극복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사람과
우선 모면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나뉘나 봅니다.
민초는 먹고 살기 위해 무리지어 여기저기로 몰려다닙니다.
게다가 황건적이 들끓기 시작하니 목숨마저 부지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렸고
공명은 이런 참상을 그대로 겪으며 두 눈으로 보았지요.
숙부는 형주의 유표가 초빙하자 공명도 함께 형주로 가 그곳의 호화로운 도시 모습과
풍부한 물자를 보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형주에서 17살 때 대석학이라는 석도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공부를 시작하며 그곳에서
많은 사람을 사귀게 되었으나 그중에서도 군계일학으로 뛰어난 두각을 보이다
불과 3년이 지난 20살이 되자 더는 배울 게 없을 정도였다 합니다.
정말 군계일학이었나 봅니다.
그러니 맨날 학우선을 들고 다녔잖아요.
이제 더는 배울 게 없자 그는 산중으로 숨어들어 버렸고 함께 공부한 사람 중
대부분은 곡학아세하고 학문만을 위한 학문을 한다고 생각해 그렇게 떠났나 봅니다.
피난길에 오르며 보았던 참상을 해결해줄 인물을 기다렸나 봅니다.
그런 사람을 도와 사는 게 공명의 바램이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유비는 공명을 찾아 융중으로 떠납니다.
사자를 보내 이곳으로 부르자는 답답한 관우의 말을 듣지 않고 직접 찾아갑니다.
이게 관우의 한계였나 봅니다.
관우나 장비는 나이도 어린 사람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나이 든 사람이 우루루
몰려가는 게 보기 안 좋았던 모양인데 그 이유는 얼마 전 서서의 전법으로 겨우
수천 명의 군사로 3만이나 되는 조인의 대군을 물리쳤기에 군사의 중요성을
유비는 이미 몸으로 알고 있었던 겁니다.
힘으로 천하를 얻는다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라는 것을 알았다는 말인데
세상을 살아가며 힘을 쓸 때가 있고 머리를 쓸 때가 있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유비는 관우와 장비의 능력을 알았고 관우와 장비는 스스로의 능력을 몰랐다는 말이겠지요.
대현인을 모시는데 직접 찾아가야죠.
그러나 공명은 조금 전 집을 떠나 주유천하 중이라 하고 언제 돌아오느냐 물어보니
한 달도 넘게 안 올 때도 있고 보름 만에 돌아올 때도 있다는 아주 애매한 답변만
듣게 되는데 이 말은 오리무중이라는 말이 아닌가요?
그냥 빈손으로 돌아온 후 얼마 지나자 공명이 돌아왔다는 소식이 있어
다시 길을 나섭니다.
그날은 눈이 몹시도 내리는 날이라 투덜이 두 사람은 자기들이 직접 찾아가
모가지를 잡아끌고 오겠다 합니다.
욕을 먹고 싶은 겁니다.
공명이 관우나 장비에 모가지가 잡힐 사람으로 보였을까요?
진정 모가지가 잡힐 사람은 관우와 장비로 두 사람 모두 죽을 때를
생각하시면 답이 나오잖아요.
장비야 원래 꼴통이라 그런 말을 쉽게 하지만, 관우는 또 왜 그런가요?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라고요?
꼭 그렇지만은 않나 봅니다.
관우는 너무 오만해 일을 크게 망친다는 공명의 예언이 적중해
결국, 관우로 말미암아 장비도 유비도 모두 저세상으로 가고 말았잖아요.
그날 장비는 유비가 타고 갈 말을 끌고 오면서 말에게도 이야기하지요.
""너희도 이런 날씨에 길을 나선다는 게 싫지? 나도 싫거든!"
장비는 이렇게 말과도 교감을 나누는 처지였지요.
눈길을 마다치 않고 찾아갔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또 조금 전에 나갔답니다.
어디로 갔느냐 묻자 호수 위에 배 띄우러 갔을 수 있고 산사로 들어갔을 수도
있단 말만 들리니 이 말은 자유로운 영혼이기에 마음대로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여기로 오기 싫었던 관우와 장비는 환장합니다.
유비는 그래서 글을 남기고 돌아섭니다.
"유비, 고명한 이름을 흠모하여 다시 찾아왔으나 부재중이라 다시 돌아갑니다.
나라 기강이 무너져 역적이 충신이라 하고 군웅할거 중입니다.
이를 바라만 보니 가슴이 미어져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이제 나라를 구하고 바르게 살아가려는 방책을 몰라 선생의 힘을 빌려 보고자 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귀 공의 뛰어난 재능을 묵히지만 말고 민초를 위해 써주신다면
이에 더한 기쁨이 없을 것입니다.
뒷날, 다시 찾아뵙고 말씀드리기 전에 우선 글을 남겨 말씀드립니다."
아주 간결하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담았습니다.
만약, 장비였다면?
마지막 말을 이렇게 바꾸어 글을 남기지 않았을까요?
"뒷날, 걸리면 뼈도 못 추릴 거니 스스로 알아서 찾아오거라!"
다시 세월이 흘러 유관장 삼 형제가 사는 신야에도 봄이 왔습니다.
주나라 문왕이 태망공을 찾아가듯이 또 가야 합니다.
그때 태망공은 자기를 찾아온 주 문왕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은 낚싯대를 드리운 체
낚싯줄만 바라보고만 있었고 주 문왕은 해가 질 저녁까지 방해하지 않으려고
그런 태망공을 뒤에서 바라만 보고...
그런 문왕에 감동해 태망공은 문왕을 도와 주 나라 8백 년의 기틀을 닦았다고 했나요?
이제 3차 출진입니다.
물론 툴툴이 두 아우와 함께 말입니다.
아니군요?
위의 그림을 보니 관우 장비만 툴툴거리는 게 아니라 끌고 간 말까지 씩씩거리는군요.
마침 그날은 공명이 어제 집에 돌아와 있었고 초당에서 낮잠을 곤히 자고 있다 합니다.
태망공을 만나러 온 주 문왕은 해 질 녁까지 낚시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뒤에서
기다렸으니 유비도 흉내 낸다고 낮잠을 깨우지 말라고 하며 초당 안에 들어가
공명이 자는 곳에 서서 기다립니다.
유비의 행적을 보면 따라쟁이라는 게 확실합니다.
그 후 여러 가지 일을 남이 한 그대로 따라 한 게 많으니까요.
형님이 기다리는 모습을 보자 장비는 또 욱하는 성질이 발동해 초막에 불을 지르려
했지만, 그래도 옆에 있던 관우가 간신히 말리고 기다리자 얼마후 공명이 잠에서 깨어
노래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큰 꿈 누가 먼저 깨랴, 평생을 나 스스로 아노라.
초당에서 봄잠 즐기니 창 밖에 해도 더디구나~"
환장하지요.
해가 더디긴요.
자기만 더디지 문밖에서 기다리는 유비는 일각이 여삼추가 아니겠어요?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은 속 터져 줄을 판인데...
그리고 낮잠은 깊게 들 수 없습니다.
지금 유비가 기다리는지 알고 일부로 생 쇼를 하는지도 모릅니다.
방음시설도 되지 않은 초막에서 밖에서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왜 안 들렸겠어요. 그쵸?
유비의 진정성을 테스트 하려고 말입니다.
그제야 공명은 문 앞에 조용히 서 있는 유비를 발견합니다.
이렇게 삼고초려는 끝났습니다.
이후 모시겠다는 사람과 아직 부족한 게 많다는 사람이 서로 겸손 떨고 주고받는 말 뿐...
공명이 옥을 버리고 돌을 주우려 하냐고 하면, 유비는 돌을 옥으로 보이려 해도 안 되고
옥을 돌이라 해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옥석 가리기에 들어갑니다.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지만, 그게 모두 겸손과 권유의 내숭 떠는 말입니다.
배운 게 많으니 얼마나 말장난도 많이 주고받았겠어요?
미천한 농부에 지나지 않는다 하면 공자도 세상이 어지러운 때
세상 민초 속으로 들어가 널리 가르쳤다고 하고...
모두 한 번 튕겨보는 말뿐입니다.
칼이 아닌 말로 먹고살 사람들이기에 아주 기막힌 형이상학적인 말만 주고받습니다.
공명은 찾아온 보답으로 지혜 하나를 말하겠다고 합니다.
"지금 조조의 힘이 너무 커졌기에 천하 통일은 어렵습니다.
오나라도 삼대에 걸쳐 안정하고 있기에 주변에 많은 인재가 있어
그도 빼앗기 어렵습니다."
그럼 어쩌란 말입니까?
유비는 꿈을 접어야 합니까?
그 사이에 끼어들 여지도 없습니까?
자기 지혜는 가격이 비싸기에 싼값에 팔 수 없단 말이 아닙니까?
아니면 몸값을 비싸게 쳐달라는 말입니까.
아니.. 있지요.
천하를 보십시오.
조조도 손권도 그 세력이 닿지 않은 곳... 형주와 익주, 그리고 서촉 54주랍니다.
지도를 펼쳐놓고 삼분지계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 유명한 융중대책은 바로 형주를 슬쩍하고 서천까지 꿀꺽하라는 말이었습니다.
이게 날도둑이 되라는 말입니다.
위의 사진 속의 두 사람의 모습이 마치 사기꾼처럼 생기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처음부터 꼴갑 떨며 천하 통일이니 패업이니 하지 말고 천하를 셋으로 나눈 후
그 뒤에 숨어서 힘을 기르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약한 곳에 있는 남의 땅을 안면 몰수하고 빼앗으라는 말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공명이 천하의 지도를 놓고 유비에게 우선
서촉부터 취하라고 부추기는 중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유비가 권한 두 곳은 모두 유비와 성이 같은 유표와 유장인 종친이
다스리는 지역으로 유서방의 나라인 한실을 되찾으려면 종친인 유서방이 다스리는
지역을 빼앗아야 하는데 이게 도덕적으로 맞는 말입니까?
저들이 욕심내는 익주는 주인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여태 살아 있는데
빼앗으라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러나 유장이 다스리는 익주를 빼앗는 일은 부도덕한 짓이 아니라 천하 통일의 대업을
이루고 한실을 다시 찾는 일이기에 아주 도덕적인 일로 재포장합니다.
물론, 형주도 유표가 형주를 아들에 물려주지 않고 유비에게 맡아달라고 사정하게 하잖아요.
왜 채모가 유비를 척살하려고 했습니까?
그런 속셈을 알았기에 유표의 처남 채모가 유비의 목을 딴다고 했고요.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기가 하면 로맨스라고 벌써 이들은
짜릿한 불륜의 맛을 알았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이제 결론은 낮지만, 그러면서 함께 성으로 돌아가 일을 도모하자고 하면
공명은 아직 미천하다느니 뭐니 하며 자꾸 뺍니다.
천하를 셋으로 나누는 계략까지 이야기하고 조조나 손권의 힘이 미치지 못한 땅을
빼앗으라는 계략까지 다 이야기하고 같이 가자고 하니 빼기는 왜 뺍니까?
지금까지 병법을 공부하고 천기를 읽고 기문둔갑을 배우고 만물의 법칙을 공부한
이유가 세상에 나가 써먹기 위함이지 낮잠이나 자며 산촌에서 농사만 지으려는 일은
절대로 아니잖아요.
그런다고 유비가 "알았어!"하며 돌아서면 안 되는 일이죠.
작가는 이렇게 유비의 인격을 계속적으로 업그레드합니다.
결국, 두 사람은 딜을 합니다.
이때 공명의 나이 27살이고 유비의 나이는 47살이었습니다.
뺀 이유가 몸값 올리려는 전략은 아닌가요?
그리고 세 번이나 찾아와 허리를 숙이게 한 일도 가격 올리려는 방법의 하나고요.
천기를 읽었다면 공명은 유비가 깡패 같은 동생을 거느리고 며칠 몇 시에
초막에 온다는 것도 알 게 아니겠어요?
그러면서 집을 비워요?
융중대책이라는 것은 결국, 남의 지역을 날로 먹으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것도 모두 종친의 지역을 말입니다.
형주는 유표, 서천은 유장으로 같은 유 서방의 땅이잖아요.
남의 땅도 아니고 종친의 땅을 먹어치운다는 일은 더 부도덕한 일이 아닌가요?
상권 보호한다고 불량배가 돈을 뜯어가는 것은 보았지만, 그 업체까지 삼키는 일은 흔치
않은데 그러나 유비는 공명과 합작하여 그 일을 해냈지요.
서천을 보호한다고 들어가 서천을 통째로 삼기고 형주도 처음에 거렁뱅이 신세가 되어
거처라도 마련해달라고 하고는 유표가 신야성을 내주며 머무르게 해주었는데
처음에는 슬쩍 들어가 나중에는 주인행세 했으니...
조조가 그랬지요.
유비는 겉으로는 성인군자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자기보다 더 음흉한 놈이라고...
조조의 판단이 틀리지 않고 정확했습니다.
왜?
유유상종이니까요.
이제 두 사람은 서로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형주부터 취하는 일입니다.
여기에 형주의 유표가 사경을 헤매고 유비에게 형주를 받아달라는 유표와
싫다는 유비가 생 쇼를 합니다.
아들도 있는 유표가 자기 나와바리를 그냥 넘겨준다고요?
그리고 천하 삼분 어쩌구저쩌구 하며 나왔던 이야기가
바로 형주부터 챙기는 일이 아니었나요?
그러나 유비는 일언지하에 받지 않겠다고 거절합니다.
여기에 독자는 속모르는 유비의 덕을 칭송하고 함께 하기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싫다고 사양하며 덕이 많다는 것을 온천하에 알리려고
유비를 띄우려는 작가의 의도가 아니겠어요?
삼고초려는 유비와 공명의 만남뿐만 아니라 천하를 입에 올리는 계기가 되었고 비열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느끼지 않게 남의 땅을 하나씩 날로 먹게 되는 길이 열렸고 천하를 셋으로
나누는 천하 삼분의 시작인 셈이네요.
이제 여기 형주를 날로 먹고 오나라에서 돌려달라고 하면 별의별 핑계 다 대고
오리발에 모르쇠로 일관하여 버티기에 들어가면 됩니다.
나중에는 각서까지 써주고 도요.
그게 일종의 현금보관증과도 같은 건가요?
그래도 돌려주라고 하면 관우에게 물어보라 하고 관우는 금시초문이고 형주는
자기가 관리하는 구역이기에 절대로 돌려줄 수 없다고 하니...
위의 사진이 바로 관우가 형주를 돌려달라고 찾아온 오나라 사신 자경 노숙에 형님
유비나 공명 군사가 약속한 일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여기 형주는 내가 주인이라고
완전 오리발 내미는 중입니다.
의리와 지조의 사나이란 자기 편한 대로 했을 때이고 이럴 때는 진중에 양심과
지조와 약조는 모두 남겨놓고 몸만 빠져나왔기에 절대로 알 수 없는 일이 맞습니다.
뻔뻔 작렬...
저 때 돌아서며 노숙이 뭐라 했겠어요?
"그 밥에 그 나물이네...
세상을 저렇게 뻔뻔하게 살아가는 도둑놈들도 있구나~"
그런데 현실은 현재 관우는 중국사람에게는 신의와 의리의 상징으로 칭송받고 있지요.
하늘의 천기를 읽었다는 공명이 유비가 두 번이나 헛걸음하게 한 것은
고도의 심리전일지 모릅니다.
삼고초려란 공명이 유비의 진정성을 떠보기 위한 전략이고 유비를 테스트 한 일이지요.
공명도 유비가 진정으로 함께하기를 청했을 때 여러 번 사양합니다.
자기도 공부한 이유가 산골에서 농사만 짓는 촌로로 늙어가기 위함이 아닐진대
왜 뺐을까요?
이게 다 몸값 올리기가 아니겠어요?
만약, 유비가 알았다고 그냥 가버렸으면 공명은 조조를 찾아갔으려나요?
아닙니다.
佳人이 공명에 물어보았습니다.
공명이 말하더군요.
뭐라고?
"좋은 새는 나뭇가지도 가려 앉듯이 좋은 신하는 좋은 주군을 모시고 싶걸랑요."
사실, 유비가 삼고초려하며 공명을 군사로 모셨지만, 실제로는 공명이 유비를 통해
천하대업을 꿈꾸었는지 모릅니다.
얼굴 마담 내세워 하는 영업 말입니다.
우리가 아는 내용과는 다르게 공명이 천하를 놓고 유비를 통해 큰 꿈을 이루려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비는 공명이 손에 쥔 리모콘처럼 움직인 꼭두각시 말입니다.
나중에 모두가 죽은 후에 공명만이 북벌을 꿈꾸고 그 힘들고 어려운 전쟁에
몸을 던졌잖아요.
가장 유순하며 샌님같은 공명이 전쟁광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당시의 마음을 읊은 공명의 시 한 편 보고 끝낼까요?
"푸른 하늘 둥그런 덮개 같고 땅은 바둑판 비슷하구나.
사람들은 검은 돌 흰 돌을 갈라 바쁘게 오가며 영욕을 다투네.
영화로움은 스스로 평안함에 머묾이요
욕됨도 정히 하찮은 것이로구나.
남양 땅에 숨어서 삶이여 드높은 잠 누워서도 오히려 모자라네."
"신은 본래 미천한 신분으로 남양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살면서 혼란스러운 세상에
오직 목숨만 보전하기를 원해 제후에게 가서 영달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제께서는 신을 비천하게 여기지 아니하시고 스스로 몸을 굽히어 세 번이나
신의 초려(오두막)에 찾아오셔서 당대의 상황을 물으셨습니다.
이에 신은 감격하여 선제를 위하여 몸을 바쳐 일할 것을 허락하였나이다."
공명이 북벌을 시작하며 올린 출사표 중 일부입니다.
여기에 공명의 속내가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공명이 삼고초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나를 알 수 있습니다.
삼고초려를 할 때까지 기다렸지만, 그것은 유비가 정말 자신을 원했나 알고 싶었고
그러나 공명은 유비의 진정성을 알고 본마음은 진정으로 유비를 주군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몸을 버릴 각오를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견마지로를 다하며...
사지기자사 여열기자용(士知己者死 女悅己者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위해 아름답게 꾸민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렇게 멋지게 치장한 삼국지연의라는 소설은 정말 재미있게 쓰인 보기 드문
재미있는 한 편의 소설로 천하의 재담꾼인 나관중이 시장바닥에서 글 모르는 사람을
모아놓고 푼돈이나 받으며 연명하기 위한 이야기가 지금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이야기책인 셈이죠.
이 이야기는 결국 한족을 위한, 한족에 위한, 한족의 이야기가 분명하지요.
한족을 미화한 이야기며 반대세력은 악의 축으로 몰고 간 아주 교묘하고 영특한
이야기가 아닐까에 대해 의심이 듭니다.
나라 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한 忠을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이 한족이 세운
명나라 시기에 국민 필독도서로 손색이 없는 게 아닌가요?
더군다나 공명이 썼다는 출사표는 한족이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처럼 내세우는
남송 악비의 글이 대부분으로 악비가 공명의 삼국지에 나온 출사표를 쓴 시기가
바로 북쪽의 오랑캐가 중원을 지배하고 남송은 밀리고 또 밀려 개봉에서 항주로
밀려 내려와 한족의 나라가 무척 어려울 때가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