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포사(褒姒) 그 다음 이야기

佳人 2013. 3. 16. 08:00

 

어제 이야기에 이어서 오늘도 포사 이야기를 더 하려고 합니다.

재미없는 이야기라 그냥 패스하셔도 됩니다.

 

포사는 워낙 타고난 끼가 있기에 여기에 학습효과까지 더하면

아무리 천하의 궁열이라도 마음을 빼앗아 버립니다.

그런데 배운 대로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이미 포사는 선천적으로 남자를 현란하게 다루는 유전인자를 타고났습니다.

흉내만 낸다고 명품이 된다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이미 세계의 명풍으로

대접을 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명품이란 외양만 그럴 듯하다고 되는 게 아니라 속이 충실해야만 합니다.

 

 

유왕은 나라의 정사는 내팽게치고 개인의 정사에만 열과 성으로 Best를 다 합니다.

그러나 어느 사람도 감히 유왕의 이런 행동에 태클을 걸고 들어오는 신하가 없었습니다.

이미 홍덕의 아버지 포향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만약, 궁열의 미움을 받아

옥에 갇히기라도 하면 제2의 포사를 찾기도 불가능하여

포사에 버금가는 여인을 구해 놓기 전에는 택도 없는 일이니까요.

 

 

제일 불안한 사람은 태자 의구입니다.

물론, 태자는 포사가 낳은 자식이 아니고 황후의 자식이지요.

어느 날 태자 의구는 유왕과 포사가 밝은 대낮에 서로 "Honey honey~" 하며 한창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으로 기척도 하지 않고 단순무식하게 들이밀고 들어옵니다.

이때 포사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아 부끄러우면서 화가 납니다.

 

 

그녀는 유왕에게 태자의 무례함을 소곤거립니다.

"폐하~ 부끄럽사옵니다. 태자 저하는 어찌 이럴 수 있답니까?

제가 옷도 입지 않고 있는데 무례하게 그냥 들이댈 수 있답니까?

소첩은 부끄러움에 죽고 싶습니다.

혹시 태자가 제게 다른 마음을 품고?"

그리고 유왕의 가슴 파기를 시도하며 눈물을 흘리며 마구마구 파고듭니다.

가슴 파기...

이거 당하고 나면 마치 내가 당한 것 같아 같이 화가 나잖아요.

 

태자 의구도 화가 나 부자의 예를 무시하고 거칠게 들이댑니다.

"전생의 달기 같은 년! 은나라를 멸망시키더니 그것도 모자라

우리 주나라를 망하게 할 참이냐?

네가 그 잘난 미색으로 부왕을 미혹하고 질서를 무너뜨려?

네가 그러고도 살아남기를 바라느냐?"

 

사실 포사가 무슨 잘못입니까?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태자의 아비라는 유왕이 명령을 내리면

그대로 따라야지 어쩝니까? 그쵸?

번짓수가 틀렸잖아요.

 

 

"그리고 아버님! 부끄러우신 줄 아셔야죠!

지금 나라는 크게 쇠하고 천하가 위태로운데 더는 대사를 그르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물론 유왕은 음욕이 싹 가셔 "네 이노오옴~ 천하의 고얀 불효막심한 놈!" 하고

통을 치고 내 쫓았지만, 기분이 영 더럽습니다.

 

태자가 실수를 한 게 맞습니다.

아무리 건전한 말이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데 타이밍이 전혀...

역시 젊은 혈기가 자신의 앞날에 큰 걸림돌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부적절한 행동입니다.

 

네~ 맞습니다.

부적절한 행동을 하면 즉시 빠떼루 들어갑니다.

레슬링 경기에서 빠떼루가 얼마나 큰 벌칙이라는 것은 우리가 올림픽 경기에서

빠떼루 아저씨의 침 튀기는 중계를 보아 어린이도 다 아는 사실이지요.

그러나 올림픽에서 레슬링이 퇴출된다 하니 이제 佳人의 빠떼루도 함께 사라지게 생겼습니다.

 

 

이 광경을 본 포사는 "그래! 결심했어~"하며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용의 씨앗을 몸에 받아 더 강력한 슈퍼 짱 신제품 용을 생산하고

그 새끼용을 잘 키워 구 모델 용인 태자를 폐기하고 신제품 용을 막강한 용으로 만들어

그 용의 등어리를 올라타고 천하를 호령하겠다고요.

잘 키운 용 하나 열 마리 이무기가 부럽지 않습니다.

 

 

오래지 않아 궁열 안에 꿈틀거리는 용마의 정기가 포사의 지극 정성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백복(伯服)이라는 아이를 생산합니다.

그녀는 미색으로 일시적인 총애를 받고 교태로 사랑을 잠시 받을 수 있지만

그런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꽃이 아무리 아름답기로서니 열흘 넘기기가 어렵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기술은 필요에 따라 조금씩 드러내고 유왕이 계속 자기 품에서

허덕이게 합니다.

이제 신제품 용이 탄생하였으니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격입니다.

 

그녀는 유난히 웃는 모습이 아름다웠고 또 교육을 받는 중에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 자신의 최대 무기 중 하나가 살인미소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가능하면 웃음을 최대한 절제하며 적당한 시기에

뇌살적인 미소를 띠면 유왕은 환장합니다.

 

무기란 적재적소에 적당히 사용해야지 자주 사용하면 식상합니다.

그러면 웃음이 헤픈 여자가 되고 말지요.

그러기에 어제 佳人이 말씀드린 포사가 입을 가린 모습은 내숭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불바다를 만든다는 말도 자꾸 하면 주가 변동도 없이 시큰둥해지잖아요.

 

 

어느 날 포사는 유왕의 품에 안겨 교태스런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이 비법은 코와 입으로 말을 하는데 바람 빠지는 비율이 정확히 3:7을 맞추어야 합니다.

공연히 오버하여 콧바람이 더 빠지다 보면 비염 환자냐고 김 샌다는 말을 듣습니다.

 

"소첩이 입궁한 이후 폐하로부터 무한한 사랑과 은혜를 받았습니다." 이 말을 하고는

갑자기 눈물을 흘립니다.

역시 여자의 눈물은 남자를 아프게 하는 큰 무기 중의 하나입니다.

웃음이 무기인 여자에게는 울음은 더 큰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포사는 이미 터득을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유왕이 깜짝 놀라 용포의 소매로 얼른 눈물을 닦아주며 "사랑하는 그대여~ 무슨 일?

 별을 따줄까? 아니면 달을 따줄까? 짐이 그대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리다." 

보세요. 한 번 울어주니 유왕이 안절부절못하잖아요.

 

 

"소첩은 원래 시골에서 자라 세상 물정을 모릅니다.

저의 말투나 행동이 왕후나 태자에게 몹시 불쾌감을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번 폐하께서 춘정을 이기지 못하고 대낮에 저를..." 하며 말끝을 흐립니다.

분명하게 끝내지 않은 말은 정확한 표현보다 때로는 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포사는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나폴레옹도 여자와 권력은 함께 나눌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물며 자식이 아비의 애첩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지요.

 

그 반대는 중국에서 양귀비처럼 자주 있었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았지만, 포사는 그런 방향으로 몰고 가니 유왕도 그리 생각이 듭니다.

이래서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생긴 겁니다.

 

 

그리고 한 박자 쉬고 말을 이어갑니다.

대화에서 가끔 한 박자 쉰다는 의미는 상대가 더 집중하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저는 폐하가 원하신다면 애니 타임 오 케이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었는데

그날 태자가 제게 심한 욕설을 퍼붓지 않았습니까?

만일 이런 감정이 계속된다면 폐하가 돌아가시면 저와 우리 두 사람이 사랑하며

함께 노력해 생산한 사랑의 씨앗인 백복의 앞날은 흑흑흑..."

이번에는 생략법과 눈물을 함께 보이며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차라리 우리 모자를 지금 내쳐버리시면 오히려 우리 모자는 편안한 여생을.." 

내치지 못함을 알고 있기에 이런 말을 합니다.

그러나 분위기 파악을 못 하고 가끔 이런 말을 하여 정말로 쫓겨난 사람들도 많습니다.

덜순이처럼 말입니다.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유왕은 원하는 답을 바로 그 자리서 내려줍니다.

"사랑하는 나의 여인이여~ Don't worry~ 짐이 지금 조정 중신들을 소집해

조서를 내려 그대는 왕후, 그리고 백복을 태자로 세울 것이오? 오 케이?"

 

 

포사는 듣고 싶었던 답이 나오자 특별 서비스 들어갑니다. 

바이칼 호수보다 더 깊고 맑은 물 같은 눈으로 요염하게 웃어주니 유왕은 그만 정신이

혼미해지며 바로 명령을 내립니다.

"조정 대신들을 모두 들라 하여라!" 그리고 명을 내리니 누구 한 사람 "Why?"라고

묻는 자가 없었습니다.

물어본다면 대역죄가 되고 그날로 목숨을 내놓아야 하니까요.

 

빠떼루에 퇴장명령까지 받은 전임 태자 의구는 왜 자기가 태자의 자리에서 쫓겨나

목숨을 구걸하며 외할아버지에게 몸을 의탁해야 하는지 의구 자신은 의구심이 듭니다만,

세상일이란 게 정의로운 일을 했다고 칭찬만 받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국, 외조부의 나라인 신나라로 신 나지 않지만, 몸을 피신해버립니다.

 

 

뇌살적인 웃음을 본 뒤 유왕은 그 후로 다시 웃는 포사를 볼 수 없어 속이 타서 물어봅니다.

목표 달성을 했는데 자꾸 웃어줄 이유가 없잖아요.

포사는 "웃음이란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가짜로 웃음을 짓는다면 그건 폐하를 속이는 일입니다."

"아니? 내가 천하를 호령하는데 그대를 웃게 할 능력 하나 없단 말인가?" 하며 포사를 웃게 할

사람들을 현상금 천 냥을 걸고 모집하나 그 역시 오히려 포사를 짜증만 나게 합니다.

웃기지도 못하는 코미디언을 볼 때는 정말 안쓰럽습니다.

 

 

이때 기쁨 주고 칭찬받는 괵석보가 유왕에게 속삭입니다.

"폐하! 봉화대를 이용하세요.

봉화에 불을 붙이면 주변 제후국의 모든 군주와 병사들이 몰려 오고

다시 끄면 허탈해하며 되돌아갈 것입니다.

이 모습을 왕후께서 보신다면 틀림없이 웃으실 겁니다."

그렇습니다.

제후국의 군마가 몰려오고 허탕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모두 허망하게 생각하여

멍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광경이 웃길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무슨 듣보잡이같은 말입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런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 한 멍청한 군주가 있었다는 말입니다.

 

 

어느 날, 날을 잡아 여산으로 포사를 데리고 올라가니

모처럼 멋진 경치와 모습에 포사가 기뻐합니다.

밤이 되자 산 위에서 가무를 즐기던 때 갑자기 명령을 내려 일제히 봉화를 올립니다.

순식간에 봉화는 산에서 산으로 이어져 수십 리 멋진 불기둥을 연출하며 장관을 이룹니다.

이런 게 불장난 맞습니다.

밤에 오줌싼다고 어른들이 못하게 하는 불장난 맞습니다.   

곧이어 수레와 말발굽 소리와 병사들의 고함소리가 들리더니

여산 아래 제후국들의 군대가 집결합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이때부터 밤에 불켜는 일을 시작했나 봅니다.

 

 

위의 사진에 보듯이 여산 누각 아래 모여 모두 명령을 하달해 달라고 하자 유왕은

"돌아들 가라! 민방위 훈련이다." 라며 김을 뺍니다.

제후들은 투덜거리며 속으로 "뭬야? 우리를 똥개 훈련시킨게야? 그런게야?" 하며 돌아갑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인 소년과 늑대이야기입니다.

이 일을 후대 사람들은 여산봉화라는 말로 표현을 합니다.

그러니 개 같은 경우라는 말입니다.

 

 

포사는 대규모 군마가 일시에 몰려왔다 투덜거리며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습니다.

그 모습을 본 유왕은 기쁜 나머지 춤을 추며 포사에게 달려가 포옹을 합니다.

유왕도 정말 싱거운 친구군요?

 

이런 안을 짜낸 괵석보에게 황금 천 냥을 내립니다.

이것을 일소천금(一笑千金)이라고  한답니다.

한 번 웃음에 천 냥의 황금을 내렸다는 말이지요.

웃는다는 일....

누구는 천 금의 포상금을 받는데 佳人이 웃으면 실성했다는 말만 듣습니다.

웃음이란 사람에 따라 많이 다른가 봅니다.

 

 

포사는 자신이 웃음을 아낄수록 유왕의 애간장을 태운다는 것을 알고 마지막 승부의 웃음을

준비하는데 교태 넘치는 몸짓으로 하늘거리며 유왕의 가슴팍을 팍~ 하고 파고들며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합니다.

 

"폐하! 신나라로 도망간 전임 태자인 의구가 외조부의 힘을 빌려 다시 이곳으로 쳐들어온다면

우리 모자는 물론 폐하까지...."

하면서 고운 얼굴에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니 유왕은 포사를 가슴에 품으며 눈물을 닦아 주며

"걱정 마라. 내게도 방법이 있다. 그를 불러들여 꼼짝 못하게 단속하마~" 하자

포사는 두 손으로 유왕의 뺨을 어루만지며 "그냥 오라고 하면 의심을 할 것입니다.

제후들을 모두 소집하면 틀림없이 그의 조부인 신후(申侯)도 올 것이고

그때 혼자 신나라에 남아있는 그를 처치하면 될 것입니다."

 

옴마야~ 포사가 이렇게 컸습니다.

이제 작전지시까지 내립니다.

이는 이제 포사의 전략전술이 제갈공명 급이 되었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고 포사는 한 번 웃어 줍니다. 

그래야 자기의 제안이 채택된다는 것을 아니까요. 

이 웃음 한 방에 유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자 이번에도 특별 서비스에 들어갑니다.

유왕이 욕정에 불타오르자 먼저 포사가 유왕을 끌고 여러 번 미소를 날려 서비스하는 것을

 잊지 않자 유왕과 포사는 이날 스페셜 운우의 정을 나눕니다.

 

 

신나라의 신후는 유왕의 소집 명령서가 도착하자 유왕과 포사의 음모를 눈치챕니다.

여러 신하를 불러 그간의 문제점을 이야기하자 모두 이 기회에

오히려 포사를 죽이자고 쿠데타를 결의합니다.

이때가 바로 BC 771년입니다.

그러니 신나라의 힘만으로는 열세임을 알고 주변에 있는 서융의 힘을 요청합니다.

서융은 예전부터 주나라와는 앙숙관계로 서주를 무너뜨리려는 야심이 있어 의기투합합니다.

 

드디어 신나라와 서융의 연합군이 서주로 쳐들어오자 황급히 괵석보에게 봉화를 피워

적의 침입을 알리라고 하였으나 이미 전에 여러 번 봉화에 농락당한 제후들은

"뭬야!!! 또 늑대가 나타났어?" 하며 아무도 병력을 움직이려 하지 않습니다.

여자 하나를 웃게하기 위해 했던 봉화 사건은 이렇게 나라를 말아먹은 일이 되고 맙니다.

 

 

싸움은 일방적입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던 서주는 우왕좌왕만 할 뿐 유왕은 겨우 호위병 몇 명과 

포사와 태자인 백복만 데리고 여산으로 튑니다.

이미 왕궁은 불타고 모든 영화는 여융과 신나라의 연합군에 의해 신 나게 타고 있습니다.

 

 

뒤쫓아온 신후의 병사들이 도망가는 이들을 발견하고는 화살을 쏘아 유왕을 죽이고

마차의 휘장을 걷자 백복을 품에 안고 있는 포사를 발견하고 그녀의 품에 안긴 백복을 빼앗아

그 자리에서 바로 죽여버립니다.

어린 백복은 지지리 복도 없는 놈인데 왜 이름은 백복이라고 지었을까요?

물론, 그 복이 그 복은 아니지만...

포사는 워낙 출중한 미모 때문에 죽이기가 아까워 재활용한다는 의미로

서융의 족장에게 선물로 전해줍니다.

 

돈이 많은 부자에게는 아들이 없고 상속인만 있다고 합니다.

권력을 가진 제왕에게도 아들은 없고 그 권력을 탐하는 자만 있습니다.

佳人은 돈도 없고 권력도 없기에 그런 걱정에서 해방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가 후딱 지나가는 것을

순간적으로 보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이 짧은 시간을 살며 사람은 움켜쥐고 싶은 게 무에도 그리 많은지....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시작했는가가 아니고 어떻게 끝내느냐.' 입니다.

 

이로써 중국에서는 제법 긴 역사인 300여 년간 존속해 왔던 서주는 멸망 하니

이때가 기원전 771년입니다.

이듬해 여러 제후는 의구를 새로운 천자로 옹립하고 서융에게 짓밟힌 호경(서안)을 버리고

 낙읍(낙양)으로 도읍을 옮기고 동주라는 나라를 세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됩니다.

 

 

서융의 족장에게 선물로 전해진 포사는 그 후 어찌 되었을까요? 

그건 제가 서융까지 따라가 보지 못해 저도 모릅니다만, 아마도 서융의 족장을

오늘도 또 웃음으로 어떻게 뇌살시킬까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성문 앞에서 온종일 서서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인형처럼 인사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포사라는 여인 때문에 나라가 멸망한 여산봉화 사건과 은나라 걸왕의 주지육림이라는 말과

관련된 매희와 포락지형이라는 말이 생긴 은나라 주왕 때 달기를 두고 후대에 중국의

왕들이 미색을 탐하면 신하들이 늘 이 이야기를 하며 비유를 드는 여인들입니다.

 

여자도 적당히 예뻐야지 아주 예쁘면 불행하게 끝나는가 봅니다.

수천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니까요.

애첩을 웃게 하기 위해 저지른 여산봉화로 인해 나라가 멸망하는 일이 벌어진

서주라는 나라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무슨 코미디를 보는 듯 합니다.

 

 

이렇게 서주 시대는 저물고 이제 낙읍으로 도읍을 옮기며 동주 시대를 엽니다.

간판만 바꾸고 도색만 새로 하면 리모델링입니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 했나요?

 

중국에서 생긴 정권 중 가장 오랜세월 중원을 다스린 주나라는

이름만 바꾸며 또 다른 세상을 살아갑니다.

이렇게 신장개업한 동주가 바로 우리가 있는 이곳 뤄양입니다.

지금 위의 석상이 바로 서주의 마지막 왕 유왕 궁열의 아들로 서주 시대를 끝장내고

동주를 열며 이곳으로 수도를 옮긴 의구일 겁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걷다가 힘이 들면 동행하는 사람을 위해 미소 한번 지어주세요.

미소란 미소를 짓는 내가 알 수 없기에 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미소란 바로 상대를 위한 배려입니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한국인도 중국인도 지을 수 있는 게 미소입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도 지을 수 있고 두 사람만이 산길을 걷다 마주 보고 걸어가며 지을 수 있습니다.

 

있잖아요?

나이가 드니 자꾸 미소가 사라지는 것 같아요.

무뚝뚝한 사람도 지을 수 있는 게 미소 아닌가요?

 

처음에 쑥스럽다고 생각되면 우선 벽을 보고 연습해도 좋습니다.

佳人도 자연과 함께하며 미소 짓는 연습부터 해야겠어요.

이렇게 여행을 하며 새롭게 삶의 지혜를 배워갑니다.

돈도 들지 않고 힘도 들지 않는 최고의 사랑이 미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인가 봅니다.

아까워하지 마세요.

언젠가 미소 짓지 못해 슬픈 마음이 들지도 모릅니다.

미소 대신 눈물을 흘릴지도 모릅니다.

미소를 지을 줄 모르는 포사 때문에 나라까지 사라지는 수도 있잖아요.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