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성유지(邺城遺址)를 찾아갑니다
2012년 10월 25일 여행 7일째
오늘은 업성유지가 있는 산타이(三臺)촌을 찾아갑니다.
산타이촌은 글자 그대로 조조가 만든 금봉대(金鳳臺), 동작대(銅雀臺) 그리고 빙정대(氷井臺)가 있던 곳이라
마을 이름을 삼대(三臺)촌이라 이름 지었다 합니다.
아래 사진이 삼대를 짓는 모습을 나타낸 사진입니다.
아마도 이 사업은 당시까지 중국에서 일어난 토목공사 중 최대의 공사였을 겁니다.
조조는 관도대전에서 원소를 격파하고 드디어 늘 껄끄러웠던 후방을 말끔히 정리합니다.
천하를 품은 조조에게 뒷문이 열렸다면 그것은 늘 불안한 일이 아니겠어요?
손권의 세력이나 그 외 다른 군벌을 손보고 싶어도 늘 뒷문을 열어둔 것 같아 불안해 마음껏 군사를
동원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당시는 유비는 제대로 된 병사조차 없어 조조의 손 볼 리스트에 빠져있었을 겁니다.
관도대전은 사실, 이길 수 없는 전투였지만, 조조는 더는 후퇴할 수 없었기에 원소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군량창고를 불채움으로 어려운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합니다.
모두가 그 정보는 믿을 수 없다 했지만, 조조는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그 말을 믿고 결행했습니다.
이게 바로 조조의 힘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렇게 뒷문을 깔끔하게 정리하니 천하는 조조에게 문을 열고 맛을 보여주었을 겁니다.
황제는 자신의 관할구역인 쉬창에 두고 황제가 거주하는 곳보다 더 멋진 건물을 바로 여기 업성에다 짓기
시작라는데 당시로는 최첨단 건설공법이 동원되었을 것이고 천하에 좋다는 건축자재는 모두 동원해 지었을 겁니다.
이태리 대리석에 첨단 전자장치는 한국산으로...
동작대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었을까요?
지붕 위로 막 날아오르는 저 모습은 또 무엇입니까?
천하를 가슴에 품은 조조가 하지 못할 일이 무엇이었을까요?
아마도 동작새를 지붕 위에다 멋지게 장식으로 만들어 놓았을 겁니다.
혹시, 여기를 공교를 이용해 찾아가실 분은 위해 오늘은 산타이촌을 찾아가는 방법부터 알아보렵니다.
우선 한단에서 안양으로 이어지는 큰길에 츠시엔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이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안양이나 한단에서 츠시엔을 오시려면 바로 이 버스 터미널에 내리게 됩니다.
그 길에서 남쪽 방향인 안양 쪽으로 조금 걸어 내려오면 길가에 산타이촌으로 가는 버스가 서 있습니다.
바로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산타이촌을 운행하는 버스가 보일 겁니다.
버스는 자주 다니지는 않고 1시간에 한 대꼴인 듯합니다.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되니 물어볼 필요도 없습니다.
버스는 산타이촌까지 약 40여 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곳에 가시면 박물관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버스 요금은 4원입니다.
종점에 버스가 도착하면 위의 사진처럼 마을 사거리(약간 오르막)가 보입니다.
버스에서 내리셔서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100여m 걸으면 업성유지 입구가 보입니다.
이곳을 찾는 외부인은 모두 업성유지를 보기 위해 올 것이기 때문에 글로 써서 물어보면 알려줄 것입니다.
어때요?
중국어를 몰라도 누구나 찾아갈 수 있죠?
佳人이 찾아가면 누구나 갈 수 있습니다.
업성유지를 보시고 박물관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박물관은 벌판에 만들었기에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눈에 보일 겁니다.
업성유지와 박물관은 통표로 관리하기에 따로따로 끊지 마시고 통표로 끊으시는 게 유리합니다.
업성유지에서 박물관으로 바로 가는 교통편이 없어 걷거나 버스를 타고 나오시다 박물관 입구 삼거리에 내려
걸어들어가시거나 혹시 택시가 있다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걸었습니다.
왜?
걷는 게 좋아서...
거리는 버스 종점에서 삼거리까지 약 3km고 삼거리에서 박물관까지는 1km로 그리 먼 길이 아닙니다.
지금 업성유지로부터 박물관까지 밭 가운데 직선 길을 내고 있더군요.
현재의 업성유지는 무척 단순합니다.
옛날에 금송아지 키우면 무엇합니까?
지금은 벌판에 작은 언덕 하나 있고 그냥 초라한 건물만 있습니다.
세월이 옛날의 영화마저 모두 먼지로 바꾸어버렸나 봅니다.
그러나 한때는 여기도 어마어마했다는군요.
그러나 얼마가 지나지 않으면 여기가 중국에서는 대단한 유적지가 될 겁니다.
조조의 화려했던 모습만이 아니고 여기 업성은 여섯 나라의 도읍이기에 육조고도라고도 하는 곳이기 때문이죠.
이미 주변에서 발견된 옛 왕궁의 규모가 길이만 8km가 넘는다 합니다.
박물관도 지금은 밭 가운데 외롭게 서 있지만, 그 주변이 모두 유적지로 아마도 유적이 모두 발굴되고
복원이 끝나면 유적군의 한가운데가 될 겁니다.
위의 사진이 복원계획 조감도라 합니다.
아침 8시에 산타이촌으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4원/1인.
업성유지 입장료는 30원이고 반표는 15원입니다.
중국의 다른 유적지에 비해 무척 저렴하다는 말은 볼 게 별로 없다는 말일 겁니다.
업성은 삼국지에서는 원래 원소의 땅이었습니다.
관도대전에 패하기 전까지는 수많은 군벌 중 군계일학이었지만, 질 수 없는 전쟁에 조조에 패하며
영웅에서 이무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후한 말부터 화북평원에서는 군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땅이 되었고 후한 말 세상이 혼란에 빠져들며
아주 강력한 군벌 중 하나인 원소가 이곳을 근거지로 삼은 곳입니다.
원소의 얼굴을 보니 어떻게 전투에서 패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아주 황당해하잖아요.
어디 원소뿐이겠어요?
삼국지를 읽은 모든 사람이 전력이 월등히 우세한 원소의 패배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잖아요.
이때 관우는 조조에게 선물 받은 적토마를 타고 전투에 참전해 원소군의 선봉장수인 안량과 문추를 베는 등
활약을 하게 됩니다.
조조는 원소군의 보급창고인 오소를 불태움으로 불리했던 전쟁을 승리로 반전시켰다네요.
이 일로 조조는 일인자로 올라설 기회를 잡았고 관우는 조조로부터 유비에게 돌아갈 명분을 만들었습니다.
역시 조조는 승부사 기질이 있었고 군사가로 탁월한 사내였나 봅니다.
이런 면에서 유비와는 차별이 되는 대목이지요.
관도대전에서 원소가 조조에 패하고 원소의 아들 원상이 조조에 대항하며 버티다가 항복하며
204년 여기는 조조의 땅이 됩니다.
이후 조조는 여기에 210년 동작대를 비롯한 세 개의 대를 짓고 화려한 황궁으로도 손색이 없는 궁전을 지었지요.
213년 드디어 조조는 위공에 오르자 도읍을 이곳으로 옮깁니다.
당시에는 도읍을 여러 개 둘 수 있는 배도(陪都)라는 제도를 갖추고 있었다네요.
조조가 천하를 손에 넣었다고 생각하고 도읍으로 정하고 싶은 곳이 바로 업성이었나 봅니다.
"내가 천하를 배신해도 천하가 나를 배신하는 꼴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조조.
이제 여기 업성에서 조조는 웅비의 날갯짓을 시작하려나 봅니다.
일인자보다 더 일인자 같은 이인자였던 조조...
우선 위의 사진으로 이 동네의 주인이었고 오늘의 스타인 주인공 조조를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여러분에게 인사드리겠다고 소개해달라고 졸라 초상화를 올려드립니다.
조조는 평생 이인자로 살다 죽었지요.
간웅으로 보이십니까?
아니면 한 때 세상을 호령한 영웅으로 보이십니까.
그러나 후에 황제였던 헌제가 조조의 아들 조비가 아주 완강히 싫다고 했는데도 억지로 황제의 자리를
선양(?) 받아 달라고 졸라서 할 수 없이 황제 자리에 올라 조위라는 나라를 세운 후 도읍을 허도에서 낙양으로
옮겼지만, 그 후에도 여러 나라가 도읍으로 이곳 업성으로 정할 만큼 땅의 힘이 좋았나 봅니다.
바로 위의 사진이 헌제가 조비에 엎드려 제발 보위를 받아달라고 애원하는 그림입니다.
조비는 절대로 헌제에 자리를 넘기라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저렇게 무릎을 꿇고 애원하니...
천 개의 문, 만 개의 창문 그리고 140여 칸의 방으로 이루어진 누대가 있었다는 곳...
천하의 기운을 모두 이곳으로 몰아야 하기에 그런 건물이 필요했을 겁니다.
최첨단 하이테크가 동원되어 지었다는 업성의 황궁...
이렇게 화려한 세월을 보낸 업성이 지금은 누런 황토를 그대로 들어낸 옥수수밭 뿐입니다.
그리고 삼대가 있었다는 언덕은 빙정대가 있었던 언덕만 남고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이 새로운 세상을 열며 황제에 오르려 하자 업성을 중심으로 한
민초가 반대를 했다 합니다.
주원장은 황제에 오른 뒤 그 분풀이로 이 업성을 모두 불살라 폐허로 만들어 버렸답니다.
그 후 지금까지 이 동네는 폐허뿐입니다.
이 고을은 아마도 반골 기질이 있었나 보네요.
세월의 무상함을 절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 업성인 듯합니다.
둘러보아 옥수수밭뿐...
소리 들어 옥수수밭 성긴 수숫대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소리...
분명 예전에는 무척 화려한 자태를 뽐냈겠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져 버리고 한낱 꿈이 되어버렸노라.
佳人은 성긴 수숫대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영화의 헛된 끝을 바라봅니다.
무엇이 영광이고 권력이며 영웅의 모습입니까?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의 부귀영화란 이런 것이런가?
가을바람 소슬한데 나그네 佳人은 더욱 마음이 시려오는구나.
난 바람, 넌 먼지...
난 구름. 넌 황토밭...
난 하늘, 넌 옥수숫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