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을 따라 내려갑니다.
2012년 11월 22일 여행 35일째
어제는 하루 만에 조천문 광장에서부터 충칭 임시정부 구지까지 정신없이 구경하고
저녁에는 숙소 지하에 있는 월마트에 들러 장강삼협을 이동하는 2박 3일 동안 먹을
라면이나 과일 그리고 빵까지 잔뜩 샀고 그런 후에 숙소에 들려 배낭을 찾아
배표를 예약한 사무실에 들러 안내하는 사람을 따라 배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모두 이 근처에 있는 곳이기에 걸어서만 돌아 보았습니다.
이게 우리가 여행 중 먹을 비상식량입니다.
그런데 배에 오르니 우리만 이렇게 보따리째 바리바리 들고 오르는 게 아니라
모든 여행객이 우리처럼 장을 보아 배에 오릅니다.
요쿠르트도 여러 개 샀습니다.
왜?
아시잖아요.
편안한 속은 여행을 한층 즐겁게 해주니까요.
이미 캄캄한 밤이라 첫날은 잠시 주변의 야경이나 구경하고 그냥 잠이 들었습니다.
2등 칸이라는 배 안의 숙소는 2인용 이층침대 두 개와 화장실이 있는 좁은 공간이었지요.
우리 세 사람과 중국인 남자 하나가 함께 모레까지 같이 이동하게 되었네요.
중국인은 베이징에 사는 사람으로 원래 인테리어를 하던 사람이었는데 허리를 다쳐
더는 일을 할 수 없어 주유천하 중이라 합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으니 옷을 벗어 허리를 다친 현장인 복대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아직 나이도 젊은 듯한데...
배를 타는 여객 대합실에서도 직접 표를 파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활인은 해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위의 가격 중 재미있는 것은 산석(散席)이라는 표가 있습니다.
충칭에서 이창까지 181원으로 대단히 저렴합니다.
그러니 이 표는 별도의 침대 좌석이 없고 그냥 알아서 가라는 말이지 싶습니다.
2박 3일 동안 말입니다.
혹시 장강 삼협을 여행하실 분은 유람선인 크루즈를 타시거나 우리처럼 일반 여객선으로
저렴하게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협 댐으로 장강의 수위가 높아져 예전과 같은 웅장한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합니다.
잠시 대합실에 머무르다 드디어 개찰하고 배를 타기 위해 나섭니다.
제법 많은 사람이 배로 여행하나 봅니다.
여객 터미널에서 배를 타기 위해서 경사진 슬로프를 오르내리는
컨테이너 같은 이동수단이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네요.
이것을 이용해 아래 선착장까지 이동하는데 2원의 돈을 별도로 받습니다.
2원이라는 돈은 얼마 되지 않지만, 이런 돈까지 별도로 받는 이들의 발상이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저 멀리 조명이 화려한 곳이 바로 오늘 아침에 구경했던 홍애동이라는
조각루인데 예전에는 저곳에서 배를 내려 홍애동을 올라 시내로 진입했던 모양입니다.
밤에 보니 조명으로 아주 멋진 풍경을 연출하네요.
우리가 타고 갈 배가 아닙니다.
여기에 정박한 배는 장강 유람선도 있고 이 부근을 유람하는 야간 유람선도 있네요.
밤에 배를 타고 충칭 부근의 가릉강과 장강을 유람해보는 일도 멋질 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배가 우리가 타고 갈 배입니다.
물론, 크루즈선이 아니고 여객선입니다.
크루즈선은 배도 크고 시설도 좋아 보였습니다.
물론, 가격 또한 만만치 않지요.
이렇게 밤에는 주변 경치만 보며 밤 10시가 되자 서서히 배는 미끄러져 장강을 따라 흘러갑니다.
새벽 6시 10분 정도 되자 문을 두드리더니만, 젊은 가이드가 방에 들어오더니
투어 예약한 사람은 6시 30분까지 2층으로 모이라 하네요.
친구는 투어 예약을 했기에 따라가고 우리 부부는 그냥 잠을 더 청합니다.
잠자리는 그리 불편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부부는 워낙 여행 체질인가 봅니다.
오히려 이런 여행이 더 즐겁습니다.
여행을 좋아하기에 이런 불편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것도 즐겁고 이 또 한 여행의
또 다른 재미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밖을 내다보니 제법 큰 도시로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 날도 밝지 않았고 짙은 안개 때문에 풍경은 꽝입니다.
드디어 한참을 서 있다가 투어에 참여한 사람만 내리고 우리를 태운 배는 다시 항해를 시작합니다.
그러니 투어에 참여한 사람은 배에서 내리면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가 관광객을 태우고
하류 쪽으로 이동하며 구경을 하고 우리가 배를 타고 나중에 조금 더 내려가 기다리면
관광을 마친 그들과 합류하는 일정인가 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풍도라는 곳에서 내리고 석보채라는 곳에서
다시 배를 타고 다시 여행을 계속합니다.
안개로 말미암아 장강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이름이 장강이니
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넓기까지 한 가 봅니다.
9시 조금 지나자 영어를 하는 관광 가이드가 방문을 두드리고 백공사와 석보채를
100원에 해준다고 투어를 권유합니다.
그러니 배를 타기 전에 투어를 미리 예약한 사람은 모두 새벽에 나갔고 남은 사람들은
투어를 신청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아니? 출발 전 승선권을 살 때 이런 투어가 아무리 저렴해도 하나에 150원 정도라 했는데
두 개에 100원이면 70% 할인행사에 들어간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럼 미리 비싼 돈을 낸 투어 희망자는 속이 쓰려 어쩌란 말입니까?
그러니 그 사람들 몰래 저렴한 가격에 해준다는 말이네요.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그런 곳이 아니기에 아무리 저렴해도 이마저도 포기합니다.
우리 스마트폰 중 하나는 GPS가 잡혀 우리의 위치가 휴대 전화기에 뜬다는 일입니다.
위의 사진에 지금 우리가 있는 충현이라는 곳에 불이 깜빡거리고 있습니다.
여행 내내 비행모드로 변경하여 다녀도 구글 지도에서는 우리 위치가 나타나네요.
물론, 데이터도 모두 잠근 상태에 말입니다.
다만, 그것은 선실 안에서는 안 되고 선수나 선미에 나가면 잡힌다는 것입니다.
이번 여행 중 시내버스에서도 잡혀 우리의 위치를 손바닥 안에 놓고 다닌 셈입니다.
이렇게 오후 2시 30분이 되자 우리 배는 석보채라는 곳에 정박하고 새벽에 투어에 나섰던 팀이
잠시 후 투어를 마치고 배에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제 다시 지루한 오후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투어를 하지 않으면 조금 지루한 여행이 될 것입니다.
2박 3일이란 짧은 시간이 아니니까요.
장강 투어는 개인적으로 생각만큼 재미있는 여행이 아니고 지루합니다.
물론 여러 곳에 투어를 하면 덜 지루하겠지만...
그야말로 무위도식한다는 기분입니다.
만약, 장강 투어를 생각하신다면 2박 3일 여객선을 타시기보다는 3박 4일 유람선을
이용하셔야 여러 곳에 구경할 수 있다고 하는데 2박 3일 여객선은 삼협이라는 곳도
밤에 통과하고 투어도 몇 개 되지 않아 구경할 정도는 아닌 듯합니다.
아무래도 계속 이동하며 승객을 태우고 내리는 여객선이라 쉬지 않고 이동해야 할 듯합니다.
나중에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이렇게 안개가 심한 계절이 아니고 좋은 계절에 이창에서
거꾸로 충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투어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장강 삼협의 모습은 싼샤 댐을 건설하며 그 모습이 많이 퇴색되었을 것 같습니다.
중국의 유명한 시인 묵객이 장강을 오르내리며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그들이 본 모습은 지금 우리가 보는 그런 모습이 아닐 겁니다.
깊이가 다르고 높이가 다른 삼협의 웅장한 모습이었을 것 같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댐이 생기며 지축이 기울어질 정도의 엄청난 양의 물을 여기에 가두었을 것이고
그 때문에 장강의 수위가 올라가며 협곡의 높이가 예전보다 낮아 보일 게 아니겠어요.
이런 자연이 송두리째 바꾼 일이 중국에서 일어났습니다.
누구는 이런 일이 자연재앙을 부른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왜?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기에...
그러나 누구는 세월이 지나며 이 또한 새로운 자연의 모습이 생겼다고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