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여인 열전

문성공주 4 - 준비된 여인

佳人 2012. 9. 4. 08:00

 

드디어 당나라와 이야기가 잘 되어 송찬간포는 이듬해인 정관 14년인 640년 어느 좋은 날을 잡아

처음 중원의 공주 하나 분양받자고 이 계획을 이야기한 녹동찬에게 5천 냥의 황금과 진귀한 보물을

마차에 실어 장안으로 보냅니다.

 

녹동찬은 문무를 겸비한 신하로 당시에 토번에서는 말재간 또한 뛰어났기에 당태종은 화친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합니다.

그러나 당태종의 머리에는 고구려와의 복잡한 문제가 가득했기에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요?

 

결국, "줘 버려라!"라고 했지만,

얼라리요? 공주가 있어야지요.

 

이미 모두 주변국에 하나씩 보내고 공주가 품절된 상태이기에...

급히 생산에 들어가 당나라의 힘으로 조기 숙성시키더라도 출하시기를 맞춘다는 일은 불가능하잖아요.

그게 무슨 물만 주면 저절로 자라는 콩나물도 아니고...

 

 

그래서 공주도 아니면서 공주표 트레이드 마크가 붙은 문성공주가 선택되었다네요.

앞산과 뜰이 내 것이 아니더라도 "앞산이 내 산이다. 그리고 앞뜰도 내 뜰이다."라고 생각하며

평생을 산 사람은 부자라 합니다.

공주표 여인도 공주라 생각하고 평생을 살 수만 있다면 공주가 맞습니다.

 

이때의 청혼 장면을 화가 염립본이라는 사람이 '보연도'라는 그림으로 남겼다 합니다.

이때 문성공주의 나이가 스물 하고도 셋이라...

오호라~ 여자 나이 스물셋이라면 한참 피기 시작한 꽃처럼 뽀드득거리며 향기 또한 천 리를 뻗어 가기에

심장이 약한 사내는 마주 바라보기조차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 잘못하면 심장마비가 온다 합니다,

 

문제는 아름다운 것만 아니라는 겁니다.

그녀는 원래 타고나 재기가 있어 번뜩이는 총기로 무장하여 어느 유명한 사람과 비교하여도 부족함이 없

여인으로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있었으며 마음씨 또한 아름다워

모든 사내가 원하고 바라는 그런 여인이었다네요.

 

아름다움은 기본이요, 가무도 능하지요.

게다가 문학적으로도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인을 만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지금도 티베트에 가본 사람은 알 수 있습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은 피부가 약간 검습니다.

그게 아마도 자외선 차단이 제대로 되지않은 햇볕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워낙 고도가 높은 지역에 살다 보니 태양과 친화적으로 가까워...

 

얼핏 보면 마치 목욕조차 하지 않아 땟 국물이 흐르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

그것은 그곳 기후가 그래서 그런 것이랍니다.

 

그런데 백옥보다 흰 피부를 지닌 중원의 여인인 문성공주와 비교하면 바로 선녀의 모습이 아니겠어요?

 

보는 사내마다 뻑~소리 나게 가버렸을 겁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佳人마저도 숨이 멎는지 알았거든요.

 

결국, 당태종은 토번과 화친을 결정하고 공주를 보내주기로 합니다.

아! 문성공주는 정말 토번에는 맞춤표이며 준비된 공주였던 겁니다.

 

그동안 궁에 머물며 많은 독서를 통하여 천문과 지리에 통달하였고 불경은 물론

점을 치는 복서에도 능통했습니다.

게다가 심성이 워낙 착하고 총명하여, 하나를 들으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반은 통하였으며

풍만한 몸매에 희고 고운 피부는 바로 하늘의 선녀 바로 그 모습이 아니겠어요?

옆에서 그녀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목소리가 마치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듯 청명한 소리였어요.

 

문성공주는 처음에는 척박하고 높은 산으로만 이루어진 티베트로 시집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무척 실망했지만,

이내 운명이라 생각하고 티베트에서 사신으로 온 녹동찬에게 그곳의 풍토와 환경과 국민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고

토번으로 들어가기 전에 철저한 준비에 들어갑니다.

이래서 문성공주는 준비된 여인이라는 말입니다.

세상에 어디 이런 여자 만나기 쉬운 일이겠어요?

있으면 나와보라 하세요.

 

어렵고 힘들게 사는 토번사람은 죄를 지어서도 아니고 심성이 나빠서도 아닙니다.

어쩌다 그런 곡식도 잘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땅에 자리 잡고 살아온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이라는 말이지요.

그런 어려운 환경에 도움이 될만한 것은 모두 미리 조사하여 준비하여 떠나겠다는 말입니다.

물론 서적이야 당연하지만, 새마을 운동도 지도자가 있어야 성공확률도 높고 시간도 단축되잖아요.

그래서 각 방면의 장인도 선발하여 대동하고 갑니다.

숙달된 조교의 시범은 피교육자에게는 아무리 백 마디의 말로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안 겝니다.

어쩌면 이렇게 준비성도 철저할까요?  

 

다음 기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