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하남성(河南省)

솥의 숫자는 권력의 힘이랍니다.

佳人 2012. 6. 27. 08:00

 

당삼채(唐三彩)라고 하는 화려한 색깔의 도자기 인형이 보이는데 특히 당삼채는 당나라 때

꽃을 피운 도자기로 색깔이 세 가지로 채색한 도자기라 그리 불렀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게 실생활에서 사용된 자기가 아니라 주로 죽은 사람의 무덤에 넣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니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죽은 자를 위해 특별히 만든 도자기라니....

이는 아마도 공명의 만두처럼 순장 대신 이런 당삼채를 사용했지 싶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사람을 보면 우리 아들이 어릴 때가 생각나 픽 웃었습니다.

우리 아들이 아기였을 때 쬐끄만 녀석이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았는지 가끔 저렇게

엄지손가락을 입에 넣고 빨았답니다.

바로 딱 저런 모습으로 말입니다.

배가 고파 그랬나요?

아니면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요.

아마도 험한 세상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를 고민했던 모양입니다.

 

 

제2전시관은 은나라 때의 갑골문이 전시되어 있는데 갑골문이 새겨진 거북등짝은

용골이라는 이름으로 한약재로 사용되었다는 말씀은 이미 드렸지요?

무식해서 보약으로 사용했다는 웃지 못할 아픈 이야기 말입니다.

그때는 알지 못했기에 무식한 게 아니었지요.

여기서는 생략하고 넘어갑니다.

 

 

제3전시관은 주로 청동기네요.

무겁고 값도 많이 나갈 것 같습니다.

엿장수가 좋아할 것 같은 유물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눈을 끄는 게 바로 솥입니다.

유식하게 정(鼎)이라 불러야 하나요?

물론 여기에 진열된 것은 대부분 술을 담는 그릇입니다.

 

 

여기에 전시된 청동기는 만든 시기가 기본이 기원전 수천 년 전이랍니다.

이 지역은 황토고원의 맨 끝 지점이고 화북평원의 시작점이 되는 지역이라네요.

인류문명이라는 황화문명이 시작된 지역이라 역시 오래된 유물이 많이 출토되나 봅니다.

 

중국의 중원은 인류문명의 발상지 중의 한 곳이기에 많은 유물이 출토되나 봅니다.

이 말은 다른 곳에 비해 많은 사람이 여기에 모여 살았다는 말이기도 하겠지요.

그러다 보니 많은 유물이 출토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안타깝게도 자기네만이 문명국이라는 환상 속에 살아가는 민족이지요.

사람이 적은 곳에서는 당연히 출토 유물도 적을 수밖에 없잖아요.

 

 

2천 년 전에 황우와 유방이 천하를 놓고 다투었던 곳으로 여기가 천하를 차지하는

주요한 지점으로 여겼나 봅니다.

황하 풍경구에도 염제, 황제 상이 올려다보이는 곳에 큰 광장이 있고

그곳에도 커다란 청동 솥단지를 만들어 놓았답니다.

오늘은 그 솥에 대해 이야기나 해볼까 합니다.

 

 

지금 북한 사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한민국의 가전제품이 바로 말하는 밥솥이랍니다.

젊은 여자가 밥솥에 숨어 남조선의 예쁜 목소리로 안내하니 얼마나 신기합니까?

여자들에게는 말하는 밥솥이 편리하고 남정네에게는 애간장 살살 녹이는

남한 여자가 밥솥에 숨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가장 환장하게 좋아하는 남조선 가전제품이 말하는 밥솥이라 하더군요.

 

솥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시작을 함께 했을 겝니다.

왜?

먹어야 사니까...

 

원래 옛날 중국에서 솥의 의미는 권력을 의미한다 합니다.

정혁(鼎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솥을 바꾼다는 말로 사실은 혁명을 의미한다는군요.

왜 솥이 권력을 의미할까요?

 

 

며칠 전 우리는 후커우 폭포를 다녀오다가 황하 강변에 외롭게 서 있는 우왕(禹王)의

조형물을 보았는데 중국 고대 하(夏) 나라의 창시자이자 성군으로 일컬어지는 우임금은

치수 능력이 뛰어나 중국사람에게 숭배되는 전설적인 영웅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지금도 황하를 다스리는 자가 중국을 다스린다고 믿고 있잖아요.

우임금은 극심한 홍수를 이겨내는 치수의 능력이 탁월했기에 우임금의 석상을 강 인근에

세운 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빈발하는 홍수 피해가 없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요?

 

 

우임금은 치수뿐 아니라 나라 안팎으로 금속을 모아 많은 솥을 만들었다 합니다.

부모가 고물상이라도 했나요?

솥이 많으면 많은 밥을 지어 많은 사람을 배불리 먹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 이야기가 후세에 전해지며 우임금이 아홉 개의 솥을 만들었다는 전언에 따라

솥은 왕권을 의미하는 말로 바뀌었나 봅니다.

 

아홉이라는 숫자는 최고의 숫자이며 중국에서는 황제를 칭하는 숫자이기도 하잖아요.

이때부터 중국의 황제를 지칭하는 숫자가 9라는 숫자였나 본데 이를 왕위 전승의

귀한 그릇인 보기(寶器)로 여기고 점차 왕권을 상징하는 의미로 자리한 모양입니다.

그러니 처음에는 그냥 많은 사람을 거느리기에 밥을 먹이기 위해 솥은 만들었지만,

이 이야기가 후세로 내려오며 힘의 상징이 되며 아홉이라는 숫자 또한

최고 권위의 숫자가 되었나 보네요.

 

 

솥이 왕권을 의미한다는 말은 인민을 굶기는 제왕은 제왕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지금도 대명천지에서도 인민이 먹지 못해 아사자가 속출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굶으면 죽습니다.

들리는 말로 어느 해에는 300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하얀 입쌀밥에 고깃국만 먹여주겠다고 했지만, 강성대국만 외치며 인민을 굶겨 죽이는

이런 지도자는 지도자도 아니잖아요.

그곳에서 말하는 强盛大國이라는 말이 민초는 굶어 죽어도 자기만 보약 먹고

强性大國 하자는 말인가요?

 

베트남에 가니 포보라고 따끈한 소고기 국물에 쌀국수를 말아먹더군요.

닭고기 국물에 쌀국수를 말아먹는 것을 포가라고 하고요.

베트남의 지도자는 성공한 지도자인가요?

왜 이렇게 고깃국에 쌀국수를 말아먹는 나라의 지도자가 있고 나라 자체를

말아먹는 지도자도 있나 모르겠어요.

 

 

솥이란 바로 그릇입니다.

그 그릇의 원래 의미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기도 한데 지금도 그렇지만, 음식만 만드는 게

아니라 조상에 제사를 지내는 제기로도 중요하게 여겼다 하니 그 음식을 많이

만들수록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기에 솥의 숫자는 그 사람의 권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솥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인간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도구입니다.

토기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무쇠로 만든 것 그리고 청동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습니다.

 

 

중국 은나라나 주나라 시기에는 제기(祭器)로써 존중되기도 했다고 하니 무척 오래전부터

실생활과는 다른 용도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솥은 동양의 모든 왕조 시기에는 정통성과 권위의 상징으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정(鼎)을 定 한다"라는 의미는 나라를 정한다고 여겨졌으니까요.

 

 

그 후 모든 제왕은 솥을 국가의 권위와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고요.

지금은 음식을 조리하는 도구로써 또 조상을 모시는 향로로써도 많이 사용되어집니다.

아마도 솥의 의미는 먹고사는 기본적인 문제 해결의 상징으로 생각되어 그렇겠지요.

세상을 다스리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 바로 민초를 배불리 먹이는 일로부터

시작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솥은 모양도 여러 가지입니다.

위 사진은 발이 셋 달린 삼족기(三足器)라고 불리는 솥입니다.

제왕의 상징이라고 베트남의 고도(古都) 훼(Hue)의 왕궁에 있는 청동으로 만든 솥입니다.

발이 셋이고 귀가 둘 달린 게 온전한 삼족기(三足器)라는 솥(鼎)의 모양입니다.

물론 중국에도 있고, 우리나라 경복궁 근정전에도 삼족기는 있습니다.

 

 

옛날에는 신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개수가 정해져 있었나 봅니다.

천자는 9개, 제후는 7개, 경이나 대부는 5개, 사(士)는 3개나 1개로 교통정리를 했나 봅니다.

이 이야기는 바로 군사의 숫자를 얼마나 소유할 수 있나를 의미할 겁니다.

많은 숫자의 솥은 가졌다는 의미는 많은 군사를 보유한다는 말이고

그게 권력만 의미하는 말이 아닐까요?

다시 말해 큰 권력이란 많은 사람을 배불리 먹여하하는

더 많은 의무를 짊어지는 일이잖아요.

 

한국인의 힘은 밥심에서 나온다 했던가요?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나 봅니다.

"형님! 식사하셨습니까?"

조폭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아그들의 인사법이던가요?

그랬나 봅니다.

역시 밥의 힘은 조직의 힘이었나 봅니다.

 

 

발이 셋이면 가장 안정적입니다.

그런데 그 세 개의 발이 다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권력, 명예 그리고 재물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다른 말로 군사, 믿음 그리고 경제력을 의미한다고도 하고요.

때로는 발의 높이도 따졌다 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솥 하나에도 무척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세 개의 발이 각각 적당한 간격을 두어야 가장 안전합니다.

세 개 중 어느 하나가 다른 쪽으로 다가서면 이내 균형을 잃고 쓰러집니다.

재물욕과 명예욕 그리고 권력욕....

누구나 모두 함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것은 참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욕심은 결국에는 모든 것을 빼앗아 갑니다.

정치인이 권력을 쥐고 명예를 욕심내 논문 조작이나 하고 투표 조작이나 하여

망신당하고 부정한 돈에 욕심을 부려 결국, 불행한 결과를 초래한 것을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佳人은 세 개의 다리를 모두 한꺼번에 내 것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솥이 뒤집어지는 꼴을 보고 싶은 게지요.

능력도 없이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죠?

 

 

게다가 아직 가진 것도, 담을 것도 없는 빈손과 빈 머리로 큰 솥만을 원합니다.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 생각이죠?

나 원 참.....

 

담을 게 없으면 佳人에게는 작은 솥도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말하는 전기밥솥 하나는 필요할 겁니다.

왜?

먹고살아야 하니까요.

그래도 천박한 권력을 가진 자에게 개기지 않으니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알은 스스로 껍질을 깰 때 새로운 생명체로 거듭나지만,

남이 껍질을 깰 때는 단지 요리 재료가 될 뿐입니다.

누가 해주기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모두 남 탓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