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산서성(山西省)

왕지아다위엔(王家大院 : 왕가대원)

佳人 2012. 3. 22. 08:00

오늘은 왕가 대원이라는 곳을 다녀온 이야기를 하렵니다.

지에시우에 도착해 숙소를 찾으며 내려가던 중 길 건너에 公交 버스 터미널이 보이고

그곳에 王家大院이라고 쓴 차가 보입니다.

저 차만 타면 간다는 말이겠네요.

이렇게 쉽게 찾아갈 수 있다니 여행이 공부보다 훨씬 쉽습니다.

 

중국에는 큰 부자들이 자기 과시를 위해 엄청나게 큰 집을 경쟁적으로 짓고 살았습니다.

특히 진상의 본거지 핑야오 고성 주변으로 이런 집들이 몰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런 집을 대원이라 부르나 본데 왕가 대원은 그중 하나이지만,

규모로 볼 때 아마도 제일 크기 때문에 대원 중의 대원이라 하더군요.

 

숙소를 지에시우 기차역 앞에 잡아놓고 얼른 작은 배낭만 챙겨 버스 정류장으로 가 버스에 오릅니다.

왕가 대원으로 가는 버스는 수시로 다니기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핑야오에서 첫차를 타고 온 덕분에 왕가 대원을 가는 버스에 오전 10시에 오릅니다. (5원/1인)

 

버스는 한 30분 정도 시외로 달리더니만 어느 작은 마을로 들어가 세우는데 이곳이 바로 왕가대원

대문 앞이고 입구에 바로 세워주는데 왕가대원을 굳이 비싼 택시 타고 갈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 부부가 버스를 타고 왔기에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중국어를 몰라도

개휴에서 버스 타고 올 수 있습니다.

 

보통 왕가대원을 간다 하면 입구에 있는 이곳을 빼놓고 가는 모양입니다.

바로 왕가대원을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문묘입니다.

이 문묘는 제법 역사도 깊은 곳으로 왕 씨가 돈을 벌어 대원을 세우기 훨씬 이전인

원나라 때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던 문묘입니다.

 

문묘는 공자를 모신 곳이잖아요.

그런 효험 있는 곳을 왜 빼고 구경합니까?

왕 서방이 부자가 되고 그의 자손이 명, 청 시대를 거치며 베이징으로 나가

출세의 길을 달린 이유가 바로 집 앞에 있는 이 문묘의 효능효과 때문이 아닌가요?

 

그런데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대부분이 문묘를 그냥 지나치고 바로 왕가 대원으로 들어가기에

중요한 문묘를 소개하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이 소문을 들었다면 공자가 얼마나 섭섭하겠어요?

공자도 사람이기에 삐칠 수 있걸랑요.

이번 여행 끝날 즈음 우리 부부도 곡부에 들려 산꽁(三孔)이라는

공묘, 공부, 공림을 모두 보았습니다.

사실 왕 서방이 부자가 되고 자식이 벼슬길에 오른 이유가 바로 이 문묘의 힘입니다.

 

오늘은 문묘부터 들어가 구경하렵니다.

제가 올려드리는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공자의 힘이 여러분에게도 옮겨갈 수 있습니다.

佳人은 이미 공자의 묘가 있는 곡부의 공묘에도 다녀왔기에 공자의 기를 팍팍 받고 살아갑니다.

 

문묘에는 오래전에 만든 조벽과 문필탑과 괴성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물론 안으로 들어가면 공자의 행적도를 석판에 새겨놓은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왼편의 조벽과 오른편의 탑을 우선 마음에 담아놓으세요.

아주 중요한 효험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선 조벽부터 봅니다.

조벽은 잉어가 용문을 뛰어넘어 용이 되는 과정을 표현해 놓은 것입니다.

네..

맞습니다.

바로 등용문을 그린 것입니다.

 

이제 이 사진을 보신 분은 자손이 등용문을 박차고 올라 잉어로 태어났더라도

용이 되는 기를 받으신 겁니다.

물론 직접 저 조벽 앞에 서서 바라보셨다면 앞으로 5代 정도는 더 氣가 전해 졌겠지만....

우선 사진으로만 보셨으면 2代 정도는 효험이 있지 않을까요?

 

가로 세로가 각각 10m와 7m에 이르는 거대한 조벽입니다.

조벽의 안과 밖을 같은 방향으로 양면으로 조각한 것이 무척 이채롭습니다.

여덟 마리의 잉어가 물결을 가르며 날아오르는 모습을 그렸다는데,

그중 한 마리가 용문을 뛰어넘어 원하는 대로 용으로 변신하는 장면을 그린 것입니다.

맞습니다.

사진을 보신 분의 자제가 지금 등용문을 넘어 용이 되는 순간을 맞이하신 겁니다.

 

이 조벽은 중국의 3대 구룡벽보다도 더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민간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때요?

찌릿찌릿한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그리하셨다면 행복 시작입니다.

중국 잉어가 용이 되었으니 효능이 조금 떨어질지 모르니

자제분이 조금만 더 공부하시면 걱정 없습니다.

 

그 옆으로 26m 높이의 탑이 하나 우뚝 솟아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탑의 모습이 첫눈에 보통의 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네, 맞습니다.

문필탑(文筆塔)이라는 이름을 가진 탑입니다.

바닥은 청석으로 단단하게 만들었고 벽돌을 쌓아 만든 전탑입니다.

 

문필탑은 글자 그대로 바로 공부하는 사람에게 재능을 내려주는 역할을 했나 봅니다.

붓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이곳에서 공자에 마음속으로 빌면 자식이 등용문을 통과하며 대학자로 크게 될 겁니다.

여기 주민인 왕 서방이 크게 효험을 보았다고 확인해 주었으니까요.

 

문묘에서는 이 두 가지만 보더라도 이 주변에 자리한 왕가가 문묘의 덕으로

그의 자손이 300여 명이나 과거시험을 통해 관직으로 나간 이유는 바로 이곳에

등용문과 문필탑 때문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곳을 그냥 지나쳐 왕가 대원으로 바로 갑니다.

들어가기 전에 잠시 들려 자손이 공부를 잘해 출세하기를 기원하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대원의 힘은 경제력이니까 여기 빼고 가시면 경제적으로 윤택해질 수 있지만...

 

울랄라! 입장료도 받지 않고 무료로 보고 가는데도 정말 외면하시렵니까?

지금 佳人의 글과 사진으로만 보셔도 50%의 효험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의심의 눈초리로 보셨다면 물론 효험을 보시기 어려우실 겁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영성문이라는 문이 있어 들어가 봅니다.

안에 여직원이 있어 설명해 준다는 듯하지만, 우리 부부는 중국어를 모르기에

미소를 듬뿍 머금고 정중히 사양합니다.

혹시 우리 부부처럼 중국어를 모르신다면 웃으시며 사양하세요.

그 여직원은 한국사람은 말을 알아듣지 못해 사양한 게 아니라 모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예의 바르게 조용히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문묘는 대부분 어느 곳이나 들어가는 입구에 연못을 반지(半池)로 만듭니다.

그 이유가 늘 공자는 자신의 지식이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여 지나치게 겸손하게 살았다고

그렇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럼 우리 같은 사람은 인간도 아니라는 말이 아닌가요?

공자님! 겸손입니까?

아니면 오만입니까.

 

공자는 농사에 관해 말하기를 자기는 늙은 농사꾼보다 모른다고 겸손을 떨었다 합니다.

맞아요.

공자가 다 안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요.

그래도 반이나 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 아닌가요?

 

그 안으로 들어가니 공자를 모신 대성전이 있습니다.

버러지보다도 못한 佳人은 공자를 만나기도 싫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무안하게 하다니요.

세상을 살며 佳人이 배우고 알았다는 것은 문묘의 반지 안에 고인 물 한 방울로도

되지 않는 얄팍한 지식이었습니까?

어쩌면 이렇게 사람을 창피하게 만든답니까? 

 

젠장, 용 한 마리가 항아리에 빠져 겨우 숨만 꼴딱거리고 있네요.

예전에 공부하던 서생이 과거에 급제하면 붓을 이 반지라는 연못에 씻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오늘 佳人은 붓이 없어 볼펜이라도 씻고 가야 할까요?

몰래 말입니다.

 

용은 잘났다고 아예 항아리에 들어가 목욕 중인가 봅니다.

아닌가요?

방금 조벽에서 본 잉어가 용으로 탈바꿈하는 중인가요?

 

아마 공자와 연관된 제자나 이런 사람의 위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니면 이곳에서 정갈한 마음으로 출세했던 사람이 고마움의 표시로 여기에 거액을 기부하고

위패를 두었을지도.. 그게 누구의 위패인지 알 필요도 없습니다.

반지를 지나면 양쪽에 사합원 형태의 건물이 있고 한 곳에 많은 위패를 모셨네요.

 

또 다른 곳에는 석판도를 만들어 붙여놓았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는데 흰 종이에 검은 글을 써도 알기 어려운데

검은 돌판에 검은 글과 그림으로 도배를 하니 더 모르겠네요. 

내용은 준명 좋은 말일 겁니다.

아마도 공자의 행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뭐 안다고 佳人의 삶이 달라질 일도 없지요.

 

왕가 대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공자를 모신 문묘가 있고

그 문묘로 들어가는 입장료를 받지 않습니다.

아마도 애피타이저 코스로 왕가 대원을 찾는 사람에게 서비스하려고 하는 코스인가 봅니다.

 

참 이상합니다.

중국에서 무료입장이라니요.

그러면 공자가 왕 서방네 집안보다 품격이 떨어집니까?

공자가 왕 서방네 문지기나 행랑아범입니까?

공자도 집 떠나면 이런 대우를 받나 봅니다.

 

이런 사실을 공자가 알았다면 뭐라고 했을까요?

세상 사는 맛이 없어졌다고 할 게 아닙니까?

공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봅니다.

뭐 중국이라는 나라에 예의가 없어진 지도 아주 오래되었잖아요?

공자를 지워버린다고 모두 부수고 파헤친 민족이 중국사람이 아니었나요?

이번 여행 말미에 우리 부부가 공자의 마을인 취푸로 갑니다.

그때 한번 공자에 따저봐야겠어요.

 

중국에서 오랜 세월 동안 공자 외에도 많은 사람이 나와 국민에게 일깨우고 가르친 게 뭡니까?

바로 효와 충과 예 등이 아닙니까?

그런 것들은 한국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며 부모나 주위 어른에게 배우는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아닌가요?

 

그것을 대단한 학자들이 가르쳤다는 사실은 그만큼 중국이라는 나라는 예의도 없고

막 돼먹은 사람이 많이 살았던 그런 나라라는 말이 아니겠어요? 

설마 문명국인 중국사람이 그런 소말리아 해적과도 같은 사람들이었겠어요?

물론 대한민국 해군은 해적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해군! 쫄지 마~

 

지금도 중국을 다니다 보면 질서라든가 공중도덕은 이 사람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워낙 중원이라고 하는 그 안에서도 서로 간에 빼앗고 빼앗기며 수천 년을 살아온

민족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며 사는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게 올림픽을 했다고 쉽게 바뀌리라는 생각은 사치에 가까울 겁니다.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아무 데서나 버리고 또 많은 사람이 청소하느라 다니는 모습을 볼 때

중국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열심히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리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佳人도 중국에 가면 많이 버리고 더 열심히 어지럽히며 다녀서

더 많은 사람이 일할 수 있게 노력해야 될까 봐요.

 

이제 표을 끊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66원/1인)

이곳은 반표가 적용됩니다.

중국을 다니며 느낀 일입니다.

반표를 살 때 복사본 여권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복사본이라 사진은 검게 나왔고 출생연도만 제대로 나온 복사본이었지만,

두 번 확인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저는 멀리 떨어져 사진만 찍고 있었고 울 마눌님이 표를 샀지만....

그렇다고 60이 넘은 다른 사람의 여권을 복사하여 사용하면(?) 안 됩니다.

 

왕가 대원의 내부는 마치 미로처럼 되어있네요.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치 바둑판처럼 질서 있게 만들었으니까요.

그러나 아쉬운 것은 어떤 방법으로 돌아보는 게 좋은지 화살표로 표시라도 해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황성상부라는 곳을 갔는데 그곳에는 입장객이 걸어가는 길과 설명이

무척 잘되어 있어 우리 같은 관광객에게 큰 도움이 되었거든요.

 

집 밖은 거대한 성벽을 둘러싸고 안으로 들어오니 또 모든 집은 사합원으로 답답하게

외부와 철저하게 단절한 모습입니다.

이런 집에 들어가는 출입문이 겨우 사람 하나 지나다닐 정도의 폭입니다.

이제 내일 안으로 들어가서 자세히 살펴보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에 중요하고 멋진 곳은 언제나 숨어있습니다.

이런 곳을 찾아다니는 일이 배낭여행의 묘미입니다.

그냥 쉽게 지나칠 곳도 자세히 보면 뜻밖에 멋진 모습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달라 좋다고 한 곳이라도 그저 그런 곳이 있고

추천하지 않는 곳이라도 내게는 무척 좋은 곳이 있습니다.

그러니 여행은 각자의 취향대로 움직이는 게 정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