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푸징으로 가보렵니다.
이제 마을을 어느 정도 훑어본 셈입니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마을을 모두 알 수는 없지요.
마을에 사는 사람이라고 마을을 모두 안다고 할 수도 없잖아요.
다시 언덕을 내려와 큰길로 나오니 길거리에서 좌판에 사과를 팔고 있습니다.
비닐 포대에 담긴 상품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무척 작은 사과입니다.
중국 시골을 다니다 보면 우리와는 다르게 작은 사과를 많이 볼 수 있네요.
그런데 판매 최소 단위가 5근이며 10원이라 하네요.
그런데 5근을 담은 비닐봉지를 보니 도저히 양이 많아 다 먹지도 못하겠고
더군다나 그것을 누가 들고 갑니까?
아무리 작아도 그 사과는 아무래도 佳人이 맨 배낭에 넣고 가야 하는데요.
그래서 1근만 사보기로 하고 이야기하니 선선히 그러마 하고 합니다.
그래서 1근에 2원을 주니 워낙 사과가 작아 그런가요?
5개가 담기네요.
이게 바로 애플의 로고입니까?
佳人이 한 입 베어먹으니 바로 애플이 탄생했습니다.
푸 하하하~ 애플은 佳人의 입속에 있소이다!
이제 마을 구경을 모두 마쳤습니다.
우리는 베이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부부만 개인적으로 이 마을을 찾아온 듯합니다.
관광객 대부분은 단체여행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왔나 봅니다.
우선 자이탕 마을까지 나가야 하는데 나가는 방법은 걷던가 아니면
택시를 타고 나가야 합니다.
11시 37분에 도착해 구경을 모두 마친 시각이 오후 1시입니다.
워낙 마을이 손바닥만 하기에 1시간 30분 정도를 둘러보니 마을을 모두 본 셈입니다.
우리 부부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까 이 마을로 들어올 때 본 길이
단풍과 낙엽으로 아름다워 걷기로 합니다.
물론 이 제안은 울 마눌님이 한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8km를 천천히 걸어 자이탕 마을까지 가렵니다.
어느 분은 우리 같은 여행이 무척 피곤하지 않으냐 하지만,
우리 부부는 걷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더군다나 여행 중에는 멀지 않은 길은 대부분 걸어 이동합니다.
빨리 지나가 버리면 놓치는 게 경치뿐이 아닙니다.
내 마음에 생각도 놓쳐버리면 우리가 왜, 어디로 가는지 조차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행이란 내가 그곳과 교감하는 게 아닌가요?
가을 냄새가 물씬 나는 가로수가 아름다운 길을 천천히 걸어가렵니다.
부부가 이렇게 길을 걸어가며 세상 사는 이야기나 나누며 말입니다.
이름조차도 생소한 마을에 구경하러 와 낙엽이 휘날리는 신작로를 걸어보셨습니까?
이렇게 걸어가면 다른 분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분은 마을만 기억에 남겠지만, 우리 부부는 마을로 들고 나는
길까지 생각이 나거든요.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길을 사랑하는 사람과 둘만 걸어보셨습니까?
세상을 살다 가끔 부부가 이런 길을 누구의 방해도 없이 길을 걸어보세요.
그 느낌 또한 색다른 느낌입니다.
내 마음에 등불 하나 켜놓고 싶습니다.
아무리 어둡고 험한 세상을 살아가더라도 그 등불이 佳人이 걸어가는 길을 비춰줄 수 있도록...
캄캄한 밤길을 걸어갈지라도 가고자 하는 곳에 무사히 찾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내 마음에 등불 하나 켜놓고 싶습니다.
비록 佳人은 어렵게 찾아간 마을일지라도 후행에는 쉽게 갈 수 있도록....
혹시나 나중에 이곳을 찾아가려는 사람에게 찾아가는 길을
비추어 줄 수 있도록 말입니다.
내 마음에 등불 하나 켜놓고 싶습니다.
빨리 지름길로 쉽게 찾아가는 길은 알 수 없지만...
함께 인생의 길을 걸어가는 마눌님과 즐겁게 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위의 사진은 석상옥(石上屋)이라는 사당입니다.
명말, 청초에 만든 것으로 커다란 바위 위에 만든 사당입니다.
많은 사람이 모여와 향을 피우고 부처에 기도하며 가물 때 비를 구했고 소원을 빈 곳이랍니다.
이렇게 큰 하나의 바위는 중국 북부에서는 그리 흔한 게 아니랍니다.
가로, 세로가 각각 7m와 14m에 달하고 둘레가 20m의 대단히 큰 바위입니다.
이 바위가 있는 마을 이름이 쌍석두(雙石頭)촌으로 마을 입구에 커다란 돌이
두 개가 버티고 있어 그리 부르는 곳입니다.
세상에 마을 이름도 하나의 돌대가리도 부족해 투윈 돌대가리랍니다.
좌우지간 이 마을은 양쪽 산에서 굴러내려 온 돌로 말미암아 돌이 많은 마을입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바위는 마치 짐승의 머리로 보이지 않나요?
아름다운 음악도 쉼표가 있어야 하듯, 살아가는 도중에도 쉬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물며 여행 중에도 가끔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숨도 돌리고
쉬었다가 가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오늘은 잠시 쉬어가려 합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우리를 늘 바쁘게 만들어 버리네요.
사실, 우리가 여행을 떠난다는 의미란 바쁜 생활 속에 잠시 몸과 마음에 휴식과
충전을 하기 위함인데 여행을 와서도 대부분 빡빡한 일정의 노예가 되어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가게 되어 몸과 마음의 휴식은커녕
오히려 바쁘고 파김치가 되기에 십상입니다.
자유여행이 과연 자유로운 여행이었나 되돌아보니 대부분의 여행이
일정표에 따른 노예와 같은 일이었네요.
우리네 여행도 살아가는 삶과 같이 너무 각박하게 살아가는 게 아닌가 후회됩니다.
여행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사람은 정말 어리석은 동물인가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아무 부담 없이 거닐 수 있는 작은 옛 마을을 찾아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1시에 마을을 출발해 6km를 걸어 2시 20분 촨저시아춴 입구 삼거리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물어보니 베이징으로 가는 버스라 합니다.
그곳에서 잠시 기다리다 버스를 타고 핑궈위안 역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옆에 앉은 아가씨와 초콜릿을 나누어 먹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직장이
톈진이며 지금 그곳으로 간다고 합니다.
나중에 우리 부부도 톈진을 통하여 인천으로 돌아와야 하기에 톈진에서
구경할만한 장소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없지만, 우리 일정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톈진에서 하루나
이틀을 머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 때는 갈 때보다 시간이 덜 걸리네요.
2시간 10분 만인 4시 30분 핑궈위안 지하철역 앞에 도착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쳰먼역에서 내리지 않고 왕푸징까지 갑니다.
4시 43분 출발한 지하철은 5시 35분 왕푸징역에 도착합니다.
왕푸징이 워낙 유명한 곳이라 그냥 걸어 다니며 구경하려 했으나
우리에게는 별로 좋은 곳이 아니더군요.
많은 사람이 들려보기를 원하는 곳이더라도 누구에게나 그런 곳은 아닙니다.
젊은 사람이나 좋아 할 그런 곳이군요.
세상을 다니다 보면 누구에게는 좋은 곳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그런 곳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은 원래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그래서 세상은 이렇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여기가 북경반점이군요?
한국의 모든 북경반점의 본사인가요?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면 북경반점이나 자금성에서는 짜장면을 시켜먹지 않겠습니다.
한국에서 번 돈 모두를 중국 본사로 보내나요?
그러니 자금성도 어마어마하게 짓고 북경반점도 으리으리합니다.
아닌가요?
중국의 짜장면집은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크게 짓나요?
그곳에서 걸어 천안문으로 천천히 걸어갑니다.
천안문 앞에서 야경을 보고 인민대회당 앞을 지나 쳰먼으로 갑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노구교를 다녀오렵니다.
그다음 천단공원을 구경하러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너무 많이 걸었나 봅니다.
촨디시아춴 마을을 돌아보고 그곳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6km를 걸었습니다.
다시 왕푸징을 갔다가 걸어서 천안문을 거쳐 대책란에 있는 숙소까지 또 걸어왔습니다.
오늘 20km 가까이 걸었을 겁니다.
밤에 온풍기를 틀고 자니 실내가 건조하여 몸살 기운이 있습니다.
드디어 발에 탈이 생기고 몸살까지 겹쳐버렸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사람은 생각하는 게 적으면 적을수록 더욱더 말이 많아진다고 했습니다.
佳人처럼 말입니다.
성불하기는 애초부터 틀렸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