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베이징(北京)

나비야! 우리 함께 일선천(一線天)으로 가자~

佳人 2011. 12. 28. 08:00

 

하늘에서 한 줄기 빛이 내리는 마을이라면 축복 밭은 마을임이 틀림없습니다.

과연 그런 마을이 있을까요?

그 마을이 바로 촨디시아춴이랍니다.

그러면 마을의 꿈동이라는 일선천(一線天)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을 찾아가 보렵니다.

 

 

 마을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길을 따라 걸어서 올라가면 일선천(一線天)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는데 거리는 마을에서 약 2km 정도 떨어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마을을 대표하는 볼거리라고 하니 함께 올라가 볼까요?

마을 입구에서는 이곳으로 올라가는 차를 타라고 호객행위를 합니다.

멀다고요.

그냥 걸어가세요.

 

 

거리는 2km 정도밖에는 되지 않으니 휘파람이라도 불며 걸어가시면 아주 상쾌합니다.

나비를 앞세우고 걸어갑시다.

 

나비야 청산가자 벌나비야 너도가자
가다가 날저물면 꽃잎에 쉬어가자
꽃잎이 푸대접을 하거들랑
나무밑에 쉬어가자
나무도 푸대접하면 풀잎에서 쉬어가자

나비야 청산가자 나하고 청산가자
가다가 해저물면 고목에 쉬어가자
고목이 싫다하고 뿌리치면
달과 별을 병풍삼고
풀잎을 자리삼아 찬이슬에 자고가자

 

 

맑은 시냇물이 근처로 흐르고 이 길은 예전에 베이징에서 하북과 산서, 그리고

내몽골 등으로 통하는 주요한 길이었다고 하며 지금은 더 빠르고 좋은 길이 생긴

동네길이 되었기에 그냥 차도 별로 다니지 않는 도로입니다.

제법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었네요.

오른쪽으로 보면 산 중턱에 동굴 하나가 보이고 그곳으로 올라가는 길을 만들어 놓았네요.

그곳으로 가기 위하여는 깊은 계곡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한참을 올라가야 하기에

그냥 쓰윽~ 눈으로만 쳐다보고 갑니다.

 

 

드디어 앞에 심상치 않은 모습이 보입니다.

일선천이란 의미는 아마도 하늘의 빛이 벌어진 틈 사이로 한 줄기 빛 내림의

모습으로 보이는 곳을 말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호라~

하늘의 빛이여! 세상을 밝혔도다.

한 줄기 빛 내림에 세상은 눈을 뜨고...

이 마을에 광명의 빛을 내려주었고나.

 

일선천(一線天)이란 바로 사진 같은 모습을 보이는 곳을 일컫는 말인가 보네요.

중국에서는 일선천(一線天)이라고 부르는 곳이 제법 됩니다.

 

 

그러나 일선천이라 부르는 그런 곳 대부분은 바위로 이루어진 곳이지요.

그러니 두 개의 거대한 바위 사이로 좁게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을 말합니다,

어느 날 쩌어어억~ 소리가 나며 갈라졌다는 말이 아닐까요?

 

 

그러나 이곳은 거대한 바위가 아니군요.

화강암이나 이런 단단한 바위가 아니라 푸석푸석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네요.

이게 전혀 사람이 만든 곳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생긴 길이라고 합니다.

 

 

일선천(一線天)이라고 하는 입구까지는 양쪽으로 모두 포장도로이지만,

이 구간만 포장을 하지 않고 그냥 흙바닥입니다.

 

 

이곳은 옛날에는 베이징에서 산서성이나 내몽골로 가는 길목이랍니다.

지금은 많은 차가 다니지 않지만, 예전에는 중요한 도로였다 합니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만들어지며 불편하고 좁은 이 길로 차가 별로 다니지 않습니다.

양쪽으로 가파른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좁은 틈 사이로 드나들어야 하는 곳입니다.

마치 수수께끼의 나라로 들어가는 문처럼 생각되지 않나요?

 

 

이런 곳에는 반드시 전설이 있어야 합니다.

"있지?"

없다네요.

이상한 일입니다.

이런 풍경에 전설이 없다니요.

다른 곳도 아니고 여기는 중국이 아닌가요?

괴이한 일입니다. 

 

 

그럼 하나 만들어 주고 올까요?

어느 날 용이 하늘을 날다 허기져 이곳에 불시착합니다.

 

 

용도 배가 고프면 날기 싫어지잖아요.

그리고 혈당이 떨어진 용은 지렁이만도 못합니다.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날기는커녕 기지도 못하고 눈만 멀뚱 거리지요.

 

 

이곳 마을이 부뚜막처럼 생겼으니 대형 밥솥을 걸고 밥을 해 먹고

다시 하늘로 날아가기 위해 이륙하다 생긴 자리라고...

용을 용보다 더 사랑하는 중국사람에게 이곳이 용틀임하며 하늘로 올라가 자리라고...

왜 이렇게 전설을 만들지 못합니까?

너무 속보인다고요?

원래 중국의 이야기는 너무 속보이기에 더 재미있지 않은가요?

 

 

동네와 일선천은 유명한 영화의 촬영지로 사용된 적도 여러 번 있었다네요.

마을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고 또 이곳의 모습 또한 심상치 않잖아요.

이곳은 제법 많은 영화가 촬영된 곳이라 합니다.

하늘을 바라보면 겨우 좁은 하나의 선으로 그어놓은 듯하기에 그리 부르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자주 영화 촬영을 위해 이 마을을 방문하게 되지요.

그래서 일선천이라고 부르는 구간은 포장하지 않고 그냥 맨땅으로 내버려 두었습니다.

사극에서 말을 타고 아스팔트 포장길을 달릴 수야 없지 않겠어요? 

 

 

중국의 관광지 개발은 가는 곳마다 케이블카에 잔도며 무식하게 만들지만,

가끔 이렇게 도로에 포장도 하지 않고 생긴 그대로 옛날 모습 그대로 보고

즐길 수 있게 한 곳도 있습니다.

참 희한한 일이군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이 그런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베이징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수 백 년 전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네요.

그러니 사람들은 오히려 이런 모습 때문에 이곳을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