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삼국지 속의 장안

佳人 2013. 3. 20. 08:00

 

장안...

여기서 100여 리 떨어진 곳...

그곳에 동탁이 지었다는 미오성(郿塢城)이라 있었답니다.

삼국지라는 이야기 속에서 말입니다.

바로 엉뚱한 야망을 지닌 동탁이 황제의 꿈을 꾸고 황궁보다 더 훌륭한 궁을 짓고

황제보다 더 폼나게 지냈다는 곳이 바로 이야기 속에 나오는 미오성이라네요.

 

 

동탁을 더욱 동탁답게 만든 사람은 바로 여포였다지요?

여포 없는 동탁은 정말 그냥 평범한 군벌 중 하나에 불과했나 봅니다.

사실, 뤄양으로 들어오게 된 것도 스스로 결정한 게 아니라 하진의 명으로 들어와

그냥 주저앉았지만, 뤄양에는 아무 근거도 연고도 없었잖아요.

그러니 어영부영하다가 갑자기 두각을 나타나게 되었지만, 

사실 객지라 불안한 처지였을 것 같습니다.

 

동탁은 당시 전력의 비세를 느끼고 이를 타개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수하에 있던

이숙의 말에 귀가 번쩍 뜨였는대 지금 성밖에 진을 치고 동탁을 위협하는 자가

바로 장원이고 장원의 힘은 99.99%가 여포라는 장수 때문이라 합니다.

그런 여포였기에 동탁에는 여포를 얻어 곁에 둔다는 것만으로도

바로 동탁의 완성이라는 말이 되지 않겠어요?

 

사실 유비도 혼자 힘으로는 짚신 파는 일 밖에는 할 일이 없었지만, 관우와

장비를 만나고 공명을 만남으로 황제에 오르는 대단한 결말을 보았잖아요.

사람의 만남이란 이렇게 중요한 가 봅니다.

 

 

이에 동탁은 장원의 양아들이라는 여포를 얻기 위해 이숙을 보냈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여포가 마음을 바꾸어 양아버지였던 장원을 죽이고 동탁에 넘어오게 한 것이

바로 적토마라는 말입니다.

위에 사진에 보시면 저 잘난 말이 적토마이지요.

바로 군막 앞에서 여포를 만난 이숙이 여포에게 뭐라고 하는 모습입니다.

뭐라고 했을까요?

 

"어때? 저 잘 빠진 적토마 죽이지?"

"오잉? 정말 주기네~"

여러분은 틀리면 안 되지만, 여포나 佳人은 완전 무식하기에 맞춤법이 틀릴 수 있습니다.

 

말 때문에 양아버지 장원을 죽인 여포는 말보다도 못한 인간이 아닌가요?

차라니 말춤이나 추며 "오빤 여포 스타일`"이라고 외치지...

그런데 저 적토마의 팔자가 무척 드센가 봅니다.

뇌물로만 사용되었잖아요.

여포를 얻기 위해, 또 관우를 얻기 위해 적토마는 미끼로만 사용되었어요.

 

 

동탁이 여포를 얻은 후 세상은 갑자기 동탁에게로 기울어 버립니다.

세상이 마치 동탁을 위해 존재하는 듯 말입니다.

하늘 높은지 모르고 동탁은 황제보다 더 거들먹거리고 뤄양에서 이곳 장안으로 황제를

납치하다시피 옮겨와 황궁보다 더 좋은 미오성을 짓고 띵까띵까 거리며 살았답니다.

황제보다 먼저 황제처럼 행동하고 황제보다 더 황제처럼 보였고...

황제란 동탁을 빛내기 위해 존재했던 때였습니다.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동탁 제거에 많은 사람이 동참하나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위의 사진처럼 조조마저 자는 동탁을 살해하려다 거울에 번쩍거리며 비친 명검인 칠성검

때문에 들켜 동탁에게 명검을 바치려 한다고 거짓말로 둘러대고 바로 도망을 쳐버립니다.

조조를 간웅이라 하지만, 이렇게 의협심도 갖춘 멋진 사내였습니다.

 

그런데 어젯밤 佳人이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누가 창문 밖에서 노래를 부르더군요.

무슨 노래냐고요?

"우리 만남은 ~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운명이었어~"

아!!! 글쎄 佳人과 만남은 운명이랍니다.

 

마눌님이 깰까 봐 창문을 살그머니 열어보니 처음 보는 젊은 여인이 서 있더군요.

그날은 모처럼 달이 떴는데 마침 그녀가 서 있는 곳은 구름이 가렸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어보았습니다

"소저는 누구 신가?"

그랬더니 아래 자막에 보이는 것처럼 대답하더군요.

 

 

옴마야~

어쩌면 좋겠습니까?

달도 그녀의 미모에 부끄러워 구름 속으로 숨었다는 폐월이 말입니다.

오밤중에 佳人의 침실로 초선이 찾아들다니요.

초선이가 창문 앞에 서 있는 게 아니겠어요?

울 마눌님 옆에서 곤히 주무십니다.

만약, 마눌님에게 걸리면 여권 비자 모두 빼앗기고 저는 한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중국 서안에서 거지로 살아야 합니다.

중국말도 못하고 한국말에 아주 능통한 국제거지 말입니다.

 

여러분도 초선이를 아시죠?

"그런데 초선이가 웬일이냐?"
"소녀 佳人 어른을 1.800년간이나 기다렸사옵니다. 잠시 소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겠사옵니까?"

 

그래서 마눌님 몰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죠.

눈물을 펑펑 흘리며 품을 마구마구 파고들더니만 이야기 좀 들어달라는 겁니다.

어쩝니까? 밤새워 초선이랑 둘이 앉아 지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초선이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시렵니까?

초선은 佳人을 당시 그때로 함께 가자고 합니다.

이게 바로 백 투더 퓨처입니까?

 

 

초선이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바로 동탁척결을 위한 이야기였습니다.

당시 동탁의 전횡으로 한나라 황제는 허수아비였고 그야말로 암울한 시대였을 겁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마지막 희망은 늘 손바닥 안에 있는 법이죠.

왕윤에게 동탁을 제거하기 위한 남은 마지막 희망...

그것은 바로 미인계라는 초선이가 있었답니다.

여포 없는 동탁은 목탁보다도 못하고 동탁 없는 여포는 여보보다 더 순한 양이지요.

그러나 두 사람이 같은 편이 되면 마치 우뚝 솟은 산보다 더 위압감을 줍니다.

 

그래서 사도였던 왕윤은 두 사람을 각각 날짜를 달리해 집으로 초대해 초선의 하늘거리는

춤과 옥구슬 굴러가는 노랫소리에 바로 뻑~ 소리 나게 보내버리고 작업에 들어갔다고 했나요?

남자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바로 여자이며 남자를 파멸의 길로 인도하는 것도 또한

여자이기에 초선이라면 바로 폐월(閉月)이라고 달도 초선의 미모에 부끄러워 숨었다고 하니...

사실 서안에서는 날씨가 늘 운무에 싸여 달 볼 일도 별로 많지 않습니다.

 

뭐.. 이런 이야기 해야 하나?

사실 울 마눌님도 중국에 가면 달뿐이 아니라 해도 보기 쉽지 않걸랑요.

그럼 울 마눌님은 폐일(閉日)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이때 초선의 나이가 허거걱~

꽃보다도 더 예쁘다는 열여섯이랍니다.

우리의 관습으로는 미성년자가 맞습니다.

 

 

며칠 후 동탁의 집...

동탁은 입궁을 해 집을 비운 사이 여포만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원래 무식한 여포는 늘 책을 가까이하려 하지만, 책이 자기를 멀리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동탁의 수양아들이 된 후 아비의 권유로 시간이 있을 때는 책을 읽는 척합니다.

주로 19금 성인용이지만....

 

어쩌면 佳人과 같은 레벨입니까?

佳人도 늘 책을 가까이하고 살고 싶었으나 책이 언제나 佳人을 멀리한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으며 이제는 책이 옆에만 있으면 눈까지 침침해 더 멀리합니다.

 

하인 하나가 쪼르르 달려와 여포에게 손님이 왔다고 전하자 여포는 교양있게 보이려고

'옳다구나' 하고 서재로 들이라고 합니다.

물론 19금 책을 치우고 사마천의 사기와 손자병법 등 책을 끄집어내

탁자 위에 어지럽게 놓아두었고요.

타임지가 그때는 없어서 그랬지 그것도 펼쳐놓고 싶었을 겁니다.

 

손님은 왕윤의 집에 있는 집사로 왕대인께서 평소 존경(?)하는 천하의 영웅이며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인 여포에게 금관을 선물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보자기를 펼칩니다.

눈이 부십니다.

금관총에 있던 것과 같은 24K로 만든 금관입니다.

뇌물은 이번에는 무식한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여포는 마음이 흡족합니다.

 

비록 동탁의 수양아들로 있었지마는 그의 후광이라는 말이 듣기 싫었는데

이제 영웅으로 주위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왕대인이 누굽니까?

그래도 후한에서는 저명인사로 그의 동정이 늘 TV로 자주 보도되는 사람이 아닙니까?

바로 땡동뉴스라는 9시 시보가 땡하고 울리며 나오는 동탁의 동정뉴스가 끝나며

 그다음에 나오는 사람 말입니다.

 

 

게다가 황금으로 만든 금관까지....

수일 내로 왕대인을 찾아뵙고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다고 합니다.

받고도 모른 체 하면 인간도 아닙니다.

그러면 이야기는 더 진행할 수 없습니다.

 

원래 정치자금을 받으면 처음에는 받은 적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사람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우기다가 그다음 만난 사실이 밝혀지면 대가성이 없다고 우깁니다만

세상에 그런 일은 결코 없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오가는 뇌물 속에 은밀하게 깊어지는 대가 아닙니까?

협찬도 뇌물이 맞습니다.

정치인 후원금이라는 게 합법을 가장한 뇌물입니다.

그런 것 자체를 없애야 하지 맨날 남이 받으면 뇌물이고 내가 받으면 후원금이고...

이게 지랄같은 법입니다.

 

며칠이 지나자 여포는 왕윤의 집에 제 발로 찾아옵니다.

제가 안 오고 배깁니까?

왕윤의 집에서는 미리 도상연습을 했던 것처럼 모든 일이 순서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됩니다.

원래 행사를 여러 번 치른 집안이라 다릅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여포의 무공과 용맹성, 그리고 동탁의 칭찬,

그리고 술과 가무는 기본입니다.

여포는 자기가 비록 장안의 일인자인 동탁의 수양아들이나 그래도 조정의 중신이며

충신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왕윤이 무식한 자신을 예우하는 것에 대하여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큰 감동을 합니다.

이게 겨우 애피타이저인데 무식한 여포는 벌써 감동 먹었습니다.

글 쓰는 제게 여포가 슬쩍 "제가 벌써 이렇게 떴단 말인가요?" 하며 놀라며

물어보기까지 했으니까요.

 

이제 비장의 카드를 꺼낼 때가 되었음을 왕윤은 알고 있습니다.

왕윤이 손을 들자 좌중이 갑자기 조용해지며 불이 꺼지고 잠시 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하늘에서 방금 내려온 듯한 여인이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옥 병풍 뒤에서 나옵니다.

 

초선의 아름다운 모습에 왕윤이 보아도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입니다.

그야말로 달이 부끄러워 구름 속으로 숨고 고기가 미모에 취해 헤엄치는 것을 잊고

물밑으로 가라앉고 꽃은 스스로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멀쩡하게 날아가던

기러기까지 농약 먹은 것처럼 왜 떨어집니까? 

조금 전까지 이곳에서 여포를 기쁘게 했던 어떤 여자보다 비교도 되지 않을

그런 아름다운 미녀입니다.

글을 쓰는 佳人도 초선의 미모에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전쟁터만 누비던 여포는 지금까지 이런 미인을 본 적이 없고

다만 인터넷 검색으로만 간간이 보았지요.

네! 바로 초선이 등장한 것입니다.

흔히 '쭉쭉 빵빵'이라고 속된 표현을 합니다만 조금 부연설명을 하자면

훤칠한 키에 낭창한 허리선 하며 봉긋 솟은 가슴에 머리는 길게 길러

미모를 더욱 업시켜버렸습니다.

 

백옥보다도 더 흰 피부에 검은 아미 아래로 두 눈은 사슴을 닮아 갈망하는 듯

애잔하고 볼은 복숭앗빛으로 붉게 보이고 살짝 미소 짓는 입술은 앵두처럼

탱글탱글하여 윤기가 흐르고 치아는 가지런하여 보는 순간 숨이 멎어버릴 것 같습니다.

 

왕윤뿐만 아니라 평소 함께 생활했던 모든 여인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니

여포인들 어떻겠습니까?

무식한 여포의 입에서는 "아~"라는 소리 외에는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경국지색이니 절대 가인이니 하는 말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옆에서 여포를 쳐다보니 눈동자가 풀렸습니다.

 

왜? 

여포는 완전 무식하니까요.

그래도 사람인데 왜 생각이 나지 않겠습니까?

"졸라 이쁘다" 느니 "쩐다" 또는 "쥑이네"라는 말은 생각이 납니다만 그런 말을

이런 자리에서는 입으로 뱉을 수는 없다는 것은 알지요.

 

 

순간 이미 기선을 제압했다는 판단을 한 초선이 왕윤을 대신해 먼저 입을 엽니다.

"소녀 초선이옵니다. 아버님을 대신해 영웅이신 여포님께 술 한 잔 올려도 되겠습니까?"  

되겠습니까? 지금 여포에게 하는 말입니까?

그걸 지금 말이라고 물어봅니까? 하모 되다 마다요.

술 한 잔 입에 대지 못하는 저라도 초선의 잔을 받고 싶습니다.

목소리는 또 어떻습니까?

천상의 음성이요,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입니다.

옥구슬이 은쟁반 위를 또르르르르 굴러가는 소리입니다.

 

술잔을 올리는 초선의 손을 보는 순간 그녀의 투명하고 맑은 손에서 광채가 나는 듯

오히려 술잔을 받는 여포의 손이 와들와들 떨립니다.

지금까지 전장을 누비며 한 번도 떨어본 적이 없는 여포의 손이 떨립니다.

 

그런 모습을 본 초선은 여포에게 살짝 웃음을 보냅니다. 환장합니다.

"고맙습니다. 소저... 이름이 뭐라고???? 하셨습니까?" 이제는 말까지 더듬습니다.

분명히 초선이라고 했는데 보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하여 이름조차 기억을 못 합니다.

워낙 사람이 충격을 받으면 방금 한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요.

 

맥박은 분당 200회 이상을 뛰고 혈압은 순간 수축기 혈압이 250mmHg이고

이완기 혈압이 180mmHg까지 올라갑니다.

심장을 두드리는 고동소리가 옆에 앉아 있는 제 귀에까지 들립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선을 넘나들며 적과 마주치고 화살이 비 오듯 쏟아지고 칼날이 눈앞에

번쩍이는 상황인 백천간두에 서 있었던 여포일지라도 이렇게 흥분이 되고 떨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왕윤이 기회를 보고 바로 인터셉트하고 들어 옵니다.

"네 제 미천한 딸년 초선이라 합니다. 올해 열 하고도 여섯이지요."

와우~ 꽃보다도 예쁘다는 열 하고도 여섯살이랍니다요...

미성년자를 술자리에 끌어들인 왕윤을 어찌 벌해야 합니까?

 

"늘 규방 안에서만 곱게 지내다가 오늘 영웅께서 왕림하셔서 제가 처음으로

술 한 잔 치라고 했습니다."  

옴마야~ 그러니 오늘 여포를 위해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비장의 무기를

최초로 공개한다는 말이 아닙니까?

"결례가 아니 된다면 받으시지요."    

"결례라니요? 제가 영광이지요." 젠장 하마터면 여포는 결례라는 말을 걸레라고 할 뻔했습니다.

 

"영광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영웅을 제집에 모신 것만으로

오히려 우리 집안 가문의 영광입니다.

초선아~ 지금 뭐하는 게냐? 빨리 장군님을 위해 한 곡조 올려야지?"

초선은 살짝 여포에게 미소를 보내고 살포시 일어나 Only 여포만을 위한 노래와 춤을 춥니다.

한국 걸 그룹의 특허인 과도한 엉덩이 씰룩 거리기도 나옵니다.

춤과 노래를 보내며 사이사이에 여포에게 가끔 살인미소도 날려줍니다.

 

이때 부른 노래가 元多杰水가 부른 "We want nobody, nobody, but you"라는 노래입니다.

그러나 머리가 영 시원치 않은 여포는 You라는 지칭이 자기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초선은 You라는 말을 Yeo Pho라고 바꾸면서 뇌쇄적인 윙크에 두 손을 입에 대고

하트를 만들어 여포에게 날려주니 그만 여포는 뻑~ 하고 가버립니다.

드디어 여포의 입에서 "올레~"라는 최고의 감탄사가 나옵니다.

 

 

초선의 춤사위는 하늘의 선녀가 추는 춤이요, 그녀의 목소리는

옥쟁반에 구술을 굴리듯 청아합니다.

게다가 같이 들어온 다른 무희들이 백 댄서로써 함께 노바디 춤을 추니

그야말로 환상의 무대입니다.

여포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그녀의 몸짓과 목소리에 마구마구 빨려 들어갑니다.

분위기 있게 조명 또한 희미합니다.

 

술에 취해서만이 아니고 사람에 취하면 정말 혼이 나간 모습입니다.

젠장....

초선이 여포에 윙크를 날리자 순간 여포는 손에 든 술잔을 자신도 모르게 떨어뜨립니다.

제가 옆에서 정신 차리라고 옆구리를 쿡하고 찔러주니 그때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옵니다.

 

지금 저 여인을 가슴에 품을 수만 있다면 천하와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영웅은 천하를 호령하지만, 여자는 그런 영웅을 꼼짝하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는 말...

정말입니다.

여포는 혼자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지금 이 순간이 꿈은 아니겠지? 꿈이라면 제발 깨지 마라'라고요.

 

"초선아! 아비가 나이가 드니 술을 마신다는 것도 힘 드는 구나 잠시 자리를 비울 테니

네가 장군을 모시거라. 장군! 결례를 용서하세요."

오잉? 결례라니요?  

흐미~ 좋은 것~ 천만의 말씀이고 만만의 콩떡입니다요.

그렇지 않아도 둘만의 달콤한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이제 둘만 남았습니다.

여포는 지금 이 순간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저 여인만 품을 수 있다면 동탁도 내칠 수 있습니다.

적토마도 잡으라면 지금 당장 잡아서 뜨거운 가슴 위에 올려놓아

스테이크로 만들어 대접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말고기 햄버거도 만들었다는데 못 할 게 뭐가 있겠어요?

초선은 여포와 둘만 남자 더 교태를 부리며 여포의 혼을 뺍니다.

사실 이미 혼이 모두 빠져 있는데 더 뺄 것도 없습니다.

정말로 여포는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고 감히 외치고 싶습니다.

 

이윽고 둘만 남자, 초선은 술잔을 반만 채우고 나머지 반은 그녀의 은근한 미소와 정과

하트를 넘치게 담아 부끄러운 듯 여포에게 올리고 여포는 그런 초선을 바라보며

"설마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며

받아 마시니 마치 첫 날밤을 치르는 숫총각의 마음입니다.

"제발 꿈이라면 깨지 말고 평생 이렇게 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여포만의 욕심일까요?

 

혹시 글을 읽는 분에게 결례되지 않는다면 내일 그들의 수작을 더 훔쳐보려고 합니다.

괜찮으시겠어요?

아니면 그냥 건너뛰어 박물관이나 다른 곳으로 갈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동탁이 낙양을 불 지르고 장안으로 도읍을 옮긴 것은 아마도 자신의 근거지인

서량이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탁은 서량출신으로 지금의 감숙성의 군벌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원래 그곳 사람인 강족은 중원에서 볼 때 야만스럽고 용맹했던 모양입니다.

당시 천하는 어지러웠고 지방마다 터를 잡은 군벌 모두가 스스로 영웅이라고 폼 잡을

때였기에 믿을 사람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동탁은 고향이 가까운 장안으로 도읍을 옮겨 황제의 꿈을 키우려고 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