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여행기 2024

페스의 핫 플레이스, 슈아라 태너리(Chouara Tannerie)

佳人 2024. 10. 18. 02:59

 

페스에 들린다면 누구나 반드시 찾는 곳이 태너리(Tannerie)라고 하는 가죽을 염색하기 위한

작업장으로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이어왔기에 역사 또한 대단하다고 합니다.

페스에 온 여행자치고 페스를 패스하는 사람은 절대로 없겠지요?

 

 

그래서 우리도 찾았습니다.

이른 아침 숙소를 나와 제일 먼저 슈아라(Chouara:초아라) 태너리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천 년 이상을 이 자리에서 그때 방식 그대로 작업하는 곳이랍니다.

 

 

 페스에는 예전에 무두질하는 곳이 무척 많았다는데 세월이 흐르며 거의 모두

사라지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지금은 많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페스에서는

천 년 이상의 전통을 이어오는 유명한 곳이 3군데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무두질하는 곳을 프랑스어로 태너리 (Tannerie)라고 한다는데 이 단어는

너무 껍질에서 추출한 식물성 탄닌(Tannin)으로 무두질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무두질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기에 페스처럼 주로 강을 끼고 있겠지요.

 

 

슈아라 태너리를 찾기 어렵다고 하지만, 구글 지도만으로도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충분히 찾아갔기에 굳이 가이드 비용을 지불하며 찾아가실 필요는 없지 싶습니다.

하지만, 페스의 골목길은 가끔 우리에게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기웃거리다 보면 태너리를 안내해 주겠다는 호객군이 수시로 따라붙기에

도움을 받든지 아니면 과감히 거절해야지 그렇지 않다면 옥신각신 피곤해질 수 있지요.

대단히 집요하게 따라다닙니다.

 

 

대체로 무료로 알려주겠다고 따라붙지만, 절대로 그럴 일은 없다는 것은 명심해야겠습니다.

사실 근처에만 가면 특유한 냄새로 쉽게 태너리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리고 두리번거리다 보면 태너리를 알리는 표시가 수시로 보이기에 찾기도 쉽습니다.

 

 

태너리를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안으로 들어가서 돌아보거나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하는 방법인 가죽제품을 파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

옥상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일이지요.

 

 

가게를 통과해 이곳에 오른다고 별도로 입장료를 내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오르내릴 수 있으며 동방예의지국 사람인 우리가 가죽가게를 드나드는 것이

부담이 간다고 그 가게에서 가죽제품을 사거나 할 필요도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런 옥상에 마련된 곳에서 바라보는 곳도 한 곳만 있는 게 아니라 

태너리를 둘러싸고 여러 가게에서 위의 사진처럼 옥상을 무료로 개방해

여행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에 편리한 곳에 오르기만 하면 됩니다.

 

 

그중 이곳 슈아라 태너리(Chouara Tanneries)라는 가죽가공 공장은 가장 핫한 곳이라지요.

페스에는 11세기부터 시작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죽 가공공장이라도 한답니다.

그 시작이 이드리스 2세에 의해 설립된 곳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이미 천 년이 넘는 대단히 오랜 역사를 지닌 가죽 처리 장소지요.

이들은 대대로 이곳에서 억척같이 힘들고 냄새나는 열악한 장소에서

묵묵히 천 년 이상을 일하고 있는 페스 사람들입니다.

 

 

가죽 가공공장이 성업했을 시기에는 이런 장소가 페스에만 100여 개에 이르렀을

정도로 번창해 가죽은 페스는 물론, 모로코 교역에 대단히 중요한 곳이었다고 하는데

이런 사연으로 페스는 가죽산업으로 많은 돈을 벌어 모로코 역사에서 중요한

경제중심지며 수도로 오랜 시간 존재했고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지 싶습니다.

 

 

따라서 당시에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였던 이라크 바그다드에서까지 가죽 하면

페스에서 생산된 제품만 고집하기도 했다는데 페스를 일컬어 서쪽의 메카라고도 하고

  아프리카의 아테네로도 부르기에 모로코의 정신적, 문화적 수도로 여겨지기도 한다네요.

 

 

그러나 잠시 태너리를 구경할 수 있는 옥탑에 올라서서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금세 그 냄새에 익숙해져 오히려 사람 사는 냄새로 생각되어 향기롭지는 못하지만,

정말 모로코의 향기로 생각되기도 하답니다.

 

 

누구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토할 정도로 고통을 받는다고 이야기하고

또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는 냄새를 약간은 저감 시킬 수 있는 민트 잎을 코에 대거나

돌돌 말아 코를 막아버리는 사람도 있다네요.

 

 

태너리라는 것은 태닝(Tanning)이라는 말에서 나온 말로 우리말로는 무두질이라고 한다지요.

그러니 동물의 생피를 우리가 사용하기 쉽도록 가죽으로 만드는 일이랍니다.

생피를 그냥 사용하면 냄새가 심하고 쉽게 부패되기에 여기에서는 털을 먼저 벗기지요.

 

 

그리고 처리과정을 거치며 동물의 지방자체를 제거하기 위해 소금에 담그기도 한다네요.

그러니 단순하게 동물의 가죽을 펴서 말린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모두 천 년 전의 방식인 사람에 의해 수작업으로만 이루어진다네요.

 

 

제일 먼저 동물의 가죽을 깨끗하게 세척하고 가죽의 외피의 털이나 안쪽에 남아있는

단백질이나 지방 같은 불필요한 성분을 제거하는 일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는 가죽을 상품으로 만드는 가장 기초적인 일로 장인이 가죽으로

부가가치를 올리게 하려고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겠네요.

 

 

이렇게 힘들게 작업하게 되면 가죽제품을 만드는 일 중 가장 많은 돈을 

이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벌어야지 당연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세상 일이 어찌 힘든 일이라고 더 큰돈을 벌 수 있나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치즈를 만들어 가공하여 판매하는 일도 가장 큰 이익을 남기는 사람은 

직접 우유를 짜고 치즈를 만드는 근본적인 일을 하는 낙농업자가 아니라

그런 치즈를 가져다가 예쁘게 잘라 접시에 올려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사람이

제일 많은 이익을 남기는 게 세상의 이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