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자린 나무공예박물관(페스)
이슬람 양식의 건축물은 유럽의 건축물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지요.
전문가도 아닌 우리가 보아도 첫눈에 구분이 되고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 내부를 장식하는 나무 장식은 어떨까요?
모하메드 카림 람라니 재단이 운영하는 네자린 나무공예박물관을 구경합니다.
이곳은 페스의 메디나 안에 있어 골목길을 걷다가 우연히 보이기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입장료는 20 디르함으로 우리 돈으로 3천 원 정도 되나 봅니다.
이곳에는 무슬림 양식의 나무 공예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곳입니다.
사용된 나무의 재료는 주로 삼나무라고 합니다.
삼(杉)나무가 아마도 무슬림들이 사는 지역에서는 가장 잘 자라는 나무겠지요?
나무가 조금은 무른 편이라 나무 공예에는 대단히 좋은 재료가 된다네요.
그리고 피톤치드배출량이 편백나무 다음이라고 하니 건강목적으로도 많이 사용될 듯합니다.
특유의 향이 있어 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기에 특히 건축재로 많이 사용되는 나무라하고요.
건물은 목재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눈요기할 것이 많이 보입니다.
방안에 전시한 공예품들의 사진촬영을 못하게 하는 데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아래 사진에는 나무공예를 위한 나무망치 등으로 보이네요.
그러나 중앙 홀이나 복도에서 모든 방이 오픈된 상태로 있기에 굳이 안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지 않아도 대부분의 전시품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복도나 홀에서는 사진 촬영을 허용하는 이상한 곳입니다.
무슬림의 공예는 주로 건축이나 목재제품을 많이 보아왔는데 이곳에서는 다른 나무로
만든 것도 있지만, 주로 삼나무를 이용한 나무 공예를 볼 수 있는 것이라 특별했습니다.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예쁜 문입니다.
굳이 공예품이 아닌 실생활에서 사용되었던 나무 제품의 전시도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도 예전부터 많이 사용했던 그런 생활도구도 많아
전혀 낯설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우리는 예전에는 무슬림과는 전혀 교류가 없었을 텐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절구통과
빨래판을 보니 마치 우리 예전의 생활도구로 생각됩니다.
여성들이 머리를 단정히 하기 위해 사용하는 빗은 또 어떻습니까?
우리 어린 시절에 할머니나 어머니들이 사용했던 참빗과 다르지 않습니다.
꽃모양으로 문을 장식한 다양한 문양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문양이지요.
서로 교류는 없었지만, 인간의 생각은 어느 곳에 사나 비슷한가 봅니다.
이것은 아마도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죽간과도 같은 용도로 책의 역할을 했을 듯한
글을 적은 나무로 보이는데 무슬림은 후세 교육에도 진심이어서 도시마다 교육기관인
마드라사를 세워 후진 양성에 매진했다고 하지요.
벽이나 기둥을 장식했던 아라베스크 양식의 공예예술 작품으로 보입니다.
위의 문양은 모카라베 장식이라는 무슬림 전통의 장식을 나무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종유석처럼 보이기도 하며 마치 벌집 형태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실제 무슬림 양식의 건축물 출입문 위나 기둥 위를 보면 나무가 아닌
석고 등으로 만든 모카라베 장식을 볼 수 있는데 이들 특유의 건물을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이는데 이런 방법의 표현은 이슬람의 예언자였던 무함마드가 메디나로
피난 중 숨어 지낼 때의 동굴을 상징한다고도 합니다.
나무로 만든 다양한 종류의 악기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슬림들의 삶을 잠시나마 곁눈질할 수 있는 네자린 나무 공예박물관은
그냥 지나는 길에 잠시 구경해 보는 것도 좋지 싶습니다.
전시층은 3층으로 되어있고 전시된 공예품을 보고 난 후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옥상에 올라가면 주변 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메디나 자체가
낮은 곳이라 여기에만 올라도 전망대처럼 페스의 메디나를 구경할 수 있더라고요.
메디나는 복잡한 골목과 건물 외벽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워낙 좁은 골목길이라 높은 곳에 올라왔어도 골목길을 쉽게 구분할 수 없고
건물은 처음 짓고 난 후 외부는 전혀 관리하지 않나 봅니다.
삼나무를 단면으로 자르면 가운데 부분은 나무 색깔이 짙고 바깥 부분은 연한 빛깔을 띄는
재미있는 나무라는데 빛깔이 짙은 부분의 목재를 심재(心材)라고 부르고
연한 부분의 목재를 변재(邊材)라고 한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변재와 심재는 조직상의 차이는 없으나 심재부에는 녹말, 당분, 타닌, 색소 등
화학물질의 함량이 많아 빛깔이 짙고, 강도, 내구력, 비중이나 단단함 등
물리적 성질이 변재보다 양호하다고 합니다.
수종에 따라 변재나 심재가 구별되는 것과 구별되지 않는 것이 있으며 따라서
무슬림들이 주로 사용하는 공예재료는 색깔이 짙은 심재 부분을 주로 사용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