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기/터키여행

시린제는 그리스 마을이었습니다.

佳人 2011. 6. 28. 08:02

 

이제 화려한 옛 도시인 에페소스를 뒤로하고 시린제(Sirince) 마을로 갑니다.

좀 더 머물고 싶었습니다.

여행사 단체여행이 제일 아쉬운 것이 바로 이런 점입니다.

어쩌겠습니까?

함께 새로운 곳으로 길을 나서야지요.

시린제 마을은 산속에 있는 터키 속의 그리스 마을이라고 합니다.

 

 

에페소스의 감동을 간직한 체 버스를 타고 다시 셀축이라는 마을로 나와 그곳에서

반대편으로 들어갑니다.

위의 사진처럼 셀축 시내에서 8km 정도 떨어진 마을인가 봅니다.

배낭여행을 오시려면 셀축에서 돌무시라는 승합 택시를 타고 시린제 마을로 간다 하는군요.

 

 

요금은 왕복 2.5 TL로 우리 돈으로 2.000원 정도 되겠네요.

마을로 들어가는 곳에는 올리브 나무가 무척 많습니다.

올리브유도 그 품질이 여러 가지로 나뉘나 봅니다.

가장 비싸고 품질이 좋은 것은 돌로 압착하여 짜낸 기름이라고 하는군요.

수확은 10월 이후에 보통 하나 봅니다.

 

 

시린제 마을을 구경할 때 타고 다니는 익스프레스 버스인가 봅니다.

서양사람은 이런 어린이 놀이기구처럼 생긴 차를 타고 마을을 다니기도 하더군요.

원래 이곳은 그리스 사람이 살던 동네라 합니다.

원래 아나톨리아 반도에는 주인이 그리스 사람이 아니었나요?

1차 세계 대전 후 두 나라는 서로의 국민을 맞교환할 때

그리스 사람은 모두 떠나고 지금은 터키 사람이 사는 마을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터키 속의 그리스였던 마을입니다.

시린(Sirince)의 시린(Sirin)은 터키어로 달콤한, 상쾌한 이나 귀엽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이 마을이 유명해진 것은 과일 농사로 지은 여러 가지 과일로 술을 빚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과일 농사로 여러 가지 과일주를 담아 판매하면서 알음알음 관광객에게 알려지고

마침 부근의 유명한 유적지인 에페소스와 연계되어 들려가는 코스가 된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오스만 시절에 터키로 노예로 끌려온 그리스 사람이 모여들며 가꾼 마을입니다.

나라가 힘이 없으면 원래의 주인이 나그네에게 노예가 되어 수모를 당하나 봅니다.

점차 노에생활에서 해방되며 유유상종으로 같은 나라 사람은 모이게 되겠지요.

그러니 노예생활에서 벗어나며 가진 게 없으니 산골짜기 깊은 곳을 찾아

아무도 살지 않았던 이곳으로 흘러들어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이지만, 그 속내를 들춰보면 아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스인이 모여 살 때는 이곳의 인구가 약 8천 명에 이르렀고

마을 교회까지 있었으니 무척 큰 마을이었습니다.

지금은 500여 명이 살아가는 작은 산골 마을입니다.

 

 

셀축에서 시린제 마을을 올라가는 길이 무척 좁고 험합니다.

가파른 비탈에도 모두 올리브 나무가 빽빽이 자라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위험하므로 버스는 좁은 길을 따라

이곳을 올라오지 않는다 하네요.

 

 

마을에서 공동으로 과일주를 생산하고 공동으로 저장하고 판매한다는군요.

그런데 우리가 알기로는 모슬렘인 터키 사람은 술을 먹지 않는다고 하던데...

이곳에서는 술을 판다는 말입니까?

먹지는 않고 해외 여행자에게만 팔려고 술을 팔까요?

 

 

역시 대표선수 과일주입니다.

가격이야 당연히 관광지다 보니 비쌉니다.

그래도 우리 돈 10.000원 정도면 한 병 살 수 있습니다.

 

 

기념품 가게도 있습니다.

 

 

이곳 마당에 앉아 있으면 이렇게 과일주를 조금 따라 줍니다.

맛을 보고 선택하라는 말이겠지요.

 

 

우리에게는 모두 세 가지 과일주의 맛을 보여주는군요.

 

 

1924년 양국의 국민 교환 협정의 의해 그리스 사람은 돌아가고 터키 사람이

들어오게 되며 지금까지 이어왔다 합니다.

물론 그리스 땅에 살던 터키사람도 터키로 돌아왔다 합니다.

주변에 함께 살아가는 나라 사이는 아픈 역사가 있게 마련인가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입니다.

과일주 저장시설이 있다고 하네요.

 

 

아타튀르크라는 터키의 초대 대통령이며 국부라 추앙받던 사람도

 태어나 살기는 그리스였지요.

그의 부친이 공무원으로 식민지였던 그리스 땅에서 근무하며 무스타파를 낳았다 했습니다. 

 

 

우리가 있는 곳은 시린제 마을에서는 가장 큰 건물로 보입니다.

아르테미스 시린제 사랍에비라는 식당입니다.

이곳에서 주로 외부에서 방문하는 관광객의 간단한 와인 시음과 식사가 이루어집니다.

 

 

우리의 터키 현지 가이드 야사르입니다.

얼마 전 보내준 열 장의 개인 사진을 잘 받았다고 메일을 보냈더군요.

만약 나중에 터키를 오게 되면 자기에게 미리 연락하라고 합니다.

언제나 배낭 둘러메고 한번 찾아가 보겠습니까?

그래도 이런 사람을 알았기에 터키라는 나라가 생소하지는 않은 곳이 되겠지요?

 

 

이 식당은 이 마을에서 수확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주로 여러 가지 과일을

이용하여 과일주를 판매합니다.

친환경적이라 하네요.

 

 

원래 이 마을에 살던 그리스 사람들이 250년 전 돈을 모아 이 건물을 지어

초등학교로 문을 열었던 곳입니다. 

지금은 학교가 아니고 음식점으로 바꾸고 건물 지하에는 포도주 저장 시설을 하여

그곳에 수확한 과일로 와인을 만들어 저장했다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앉아 있는 곳은 그 옛날 학교의 운동장인 셈입니다.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가 이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라다 그리스로 이주했다고 하지만,

정확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터키의 춤이라는 배꼽춤을 출 때 입는 옷인가 봅니다.

그런데 누가 이걸 여기까지 와서 살까요?

 

 

동네는 주로 과일주를 담가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판매합니다.

아마도 마을 공동작업으로 만들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런 곳에 오면 호젓하게 시골 마을을 거닐어 봐야 하는데...

단체라 개별 행동을 하기도 어렵고 해서 잠시 휘딱 마을 입구만 다녀왔습니다.

빨간 지붕에 하얀 벽...

그리고 유난히 창문을 많이 만들어 놓았네요.

 

 

담장을 따라 밖으로 널찍한 돌을 돌출되게 만들어 화분 받침으로 이용했습니다.

한국인이 얼마나 많이 오나 마을 사람은 한 두 마디의 한국어를 구사합니다.

마을 모습을 바라보면 눈이 시릴 정도로 조용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시린제 마을인가요?

 

 

처음에 이곳에 살던 그리스 사람은 이 마을 이름을 40가구가 사는 동네라는 의미로

크르큰제라고 불렀다 하며 그 후 자국민 이주정책에 따라 그리스 사람이 떠나고

터키 사람이 들어와 살게 되었으며 금의환향했지만, 정부에서 전혀 지원이 없자 마을 사람은

스스로 치르킨 제(Cirkince)라고 불렀다는데 이 말의 의미는 추악한 동네라는 뜻이라 하네요.

사실 이 마을은 가파른 언덕을 헐떡거리며 올라와야 합니다.

 

 

지방 정부에서는 마을로 올라오는 도로도 넓히고 포장도 했지만,

너무 위험해 비가 오는 날에는 버스가 올라오지 않는다네요.

그러나 올라오기만 하면 매우 아름다워 혹시 다른 사람이 올라와 살까 봐

이름을 그렇게 지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후 1926년 이즈미르 주지사의 명에 의해 치르킨제를 버리고 '상쾌함"이라는

의미의 시린제로 마을 이름을 바꾸었다 합니다.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마을이 예쁘면 이렇게 관광객이 꾸역꾸역 몰려 들어오는데요. 뭘~

 

 

시린제를 내려와 다시 셀축 시내를 거쳐 아이발륵으로 갑니다.

차창 밖을 바라보니 멀리 산 위로 셀축 성이 보입니다.

이렇게 올려다보고 가도 차창 관광이 되겠네요.

지금 아직 저곳은 발굴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또 먼 산봉우리에 성채가 보이지만...

오늘 워낙 대단한 유적을 보았기에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노란 물감을 뿌렸나요?

갑자기 눈앞이 밝아집니다.

 

 

눈이 부신 바다도 보입니다.

우리가 가는 곳은 아이발륵이라는 에게 해에 있는 작은 어촌입니다.

그곳으로 가는 이유는 잠을 자기 위해 가는 겁니다.

 

 

아름다운 색을 칠한 듯하다가 바다도 보이고...

노란 물감을 뿌려 놓았나 봅니다.

 

이제 우리 여행도 막바지로 접어들며 점차 이스탄불을 향해 가기 때문이죠. 

중간에 휴게소도 한 번 쉬었다가 가며 약 3시간이 걸리는 길입니다.

 

 

지중해로부터 불어오는 해풍은 올리브만 살찌우는 게 아닌가 봅니다.

무척 많은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많은 전기도 생산하는 것을 보아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인가 봅니다.

 

셀축에서 아이발륵까지는 도로 상황이 무척 좋습니다.

바람이 많은 지역인가 봅니다.

풍력발전기가 무척 많이 보입니다.

 

 

아이발륵은 아주 재미있는 마을입니다.

호텔 엘리베이터에는 3명만 탑승할 수 있다고 한글로 써 놓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일행 대부분 이렇게 커다란 가방을 지참하였기에 2명만 타라고 합니다.

 

 

엘리베이터는 반자동입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게 아니고 사람이 문을 잡아당겨

열어야 하고 타고난 후에 문을 닫고 원하는 층의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 그 층에

도착하고 도착하면 문을 손으로 밀고 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그냥 열리기를 기다리다가는 온종일 안에 갇혀 있게 됩니다.

 

 

저녁 식사를 호텔에서 합니다.

작은 호텔이고 투숙 손님도 우리 일행뿐이지만,

음식은 그런대로 맛도 있고 먹을 만합니다.

 

 

아이발륵은 작은 어촌마을입니다.

그러나 작으나마 모래사장이 있어 여름철에는 휴양도시로 많은 사람이

바캉스를 즐기러 찾아오는 곳이라 합니다.

 

 

이제 오늘 하루를 접습니다.

저녁 서산 너머로 넘어가는 해가 무척 화려합니다.

황금색으로 세상을 물들입니다.

오늘 하루는 시린제 마을의 푸르름을 보았고, 노란 물감을 뿌린 들판을 달리다

파란 에게 해를 보며 달렸으며 이제 저녁은 황금색으로 마무리합니다.

세상은 이렇게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만들어졌나 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바닷가를 산책합니다.

 

 

멀리 불을 밝히고 어디로 가는 배가 보입니다.

아직 달님은 하늘에 남아 밤을 아쉬워하나 봅니다. 

 

 

이제 해가 밝아옵니다.

이제 오늘의 여행을 또 시작합니다.

오늘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나온 트로이로 갑니다.

내일이면 우리도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이발륵이라는 어촌 마을은 가는 길에 하룻밤 묵어가는 곳입니다.

오늘도 많은 시간 동안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많은 관광객을 실은 버스가 이 마을을 드나들지만,

모두 그냥 하룻밤 쉬어가는 게 목적으로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