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묵칼레... 그곳은 하얀 목화의 성입니다.
칼레이치 항구에서 배를 타고 나갔던 일행을 만나 구시가지를 지나 하드리아누스 문으로
자리를 옮겨 잠시 구경합니다.
9시 20분에 배를 타고 나가 딱 한 시간만인 10시 20분에 돌아옵니다.
배를 타신 분 중 일부는 표정이 썩 밝은 모습이 아닙니다.
멀미에 음산하고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씨로 추워서 고생하셨다 합니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아름다운 안탈리아가 더 멋지게 보였을 텐데 아쉽습니다.
우리도 비 오는 골목을 비를 맞으며 다녔지만, 佳人은 오히려 그런 모습이 더 좋았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 했습니까?
역시 생각의 차이가 같은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사람과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는 사람으로 나뉘나 보네요.
사자의 머리 조각이 비를 맞고 있습니다.
레오~ 너 울고 있구나!
佳人은 이미 이 문에 대한 이야기를 대강 다른 나라 여행객의 가이드에게 들었습니다.
일부러 들은 게 아니고 그 문 앞에 서서 사진을 찍다 보니 귀동냥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올라 목화의 성이라 부르는 파묵칼레라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그곳의 모습은 사진이나 TV를 통해 몇 번 보았으며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지요.
눈보다도 더 희고 따뜻한 온천물이 흐르는 곳...
풍경마저 아름다운 온천 휴양지가 파묵칼레가 아니겠습니까?
오늘 그 뽀얀 속살 속으로 들어가 봐야겠어요.
그게 바로 터키 땅에 있다는군요.
그곳에는 옛날부터 유명하였기에 히에라폴리스라는 고대 도시도 함께 있는 곳이랍니다.
오늘 안탈리아에서 이동할 파묵칼레까지의 여정입니다.
북서쪽으로 올라갑니다.
데니즐리라는 제법 큰 도시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갑니다.
지중해 바닷가에서 다시 3천 m가 넘는 토로스 산맥을 넘어 중앙 아나톨리아 고원지대로
가는데 이동 예정시간이 4시간 정도입니다.
비가 그렇게 줄기차게 내리더니만, 토로스 산맥을 올라가며 비는 그치고
잠시 후 햇볕이 비치기까지 합니다.
중간 휴게소에 내려 점심을 하고 다시 출발하여 달립니다.
휴게소에는 한국어로 된 터키 관광 안내 책도 팔고 있습니다.
주변은 온통 올리브 밭입니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올리브 나무를 살찌우나 봅니다.
올리브는 우리나라 가을경인 10월이나 11월에 수확한다 합니다.
터키도 스페인이나 그리스와 더불어 올리브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라는군요.
요즈음 건강식품으로 올리브가 주목을 받는다 하지요?
파묵칼레는 클레오파트라가 안토니오와 신혼여행을 온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역사상 최고 미인의 상징인 클레오파트라...
누가 만나 본 사람 있나요?
말로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했지...
佳人이 중국의 서시와 더불어 사실 만나보고 싶은 여인 중 한 명입니다.
그녀가 팜므 파탈인가요?
아니면 조국을 지키기 위한 자기희생이었나요.
나라를 보존하고 살 찌우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미모를 바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예쁘다고 이름난 여자는 운명이 그런가요?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맞나 봐요.
히에라폴리스라는 도시의 당시 모습을 상상한 그림입니다.
히에라폴리스에 온천장을 만들고 즐기던 모습인가 봅니다.
정말 대단한 도시가 바로 파묵칼레에 있었습니다.
휴양지로 유럽에서는 정평이 나 있고 많은 부호가 이곳으로 휴양차 방문한 유명한 곳입니다.
당시에 파파라치도 없고 무서운 네티즌도 없었을 겁니다.
그냥 유명인도 조용히 쉬며 즐길 수 있었던 곳..
바로 최고의 온천휴양지인 파묵칼레가 아니었겠습니까?
파묵칼레의 모습을 가끔 TV를 통한 여행 프로그램에서 몇 번 본 기억이 있기에
무척 궁금하기도 하였는데 드디어 오늘 그곳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정말 환상적인 모습입니다.
눈이 부십니다.
눈이 부신 이유는 하얗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가끔 비키니 차림의 여자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탈리아에서 5시간 정도 걸려 데니즐리라는 제법 큰 도시에 도착합니다.
이제 이 도시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면 파묵칼레가 나옵니다.
버스 속에서 가이드가 마이크를 잡고 명품 타령을 합니다.
명품... 좋지요.
더 좋은 것은 명품으로 치장한 외양보다 속을 명품으로 채워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입이 아파 유적 설명은 못 하겠다는 사람이 기운을 차려 열변을 토하는 것을 보아
오늘 명품점에 가는 게 틀림없습니다.
입고 나온 옷차림이 유명 상표 티를 내고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가 맞습니다.
이곳이 파묵칼레가 목화의 성이라는 이름이라고 목화와 연관 짓고 그게 면으로 이어져
면제품이 유명하기에 명품 면제품의 고향이 여기라고 관계를 맺게 하네요.
주변을 둘러보아도 목화밭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3시경에 파묵칼레 입구에 도착합니다.
천천히 걸어 들어가니 성벽이 나타나고 성문이 있어 그곳을 통과합니다.
파묵칼레로 들어가는 주변에는 온통 야생화가 지천입니다.
그중에 눈에 띄는 게 양귀비입니다.
여기에 피는 양귀비는 개양귀비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와는 다른 관상용 양귀비라고 합니다.
원산지가 바로 유럽이라는군요.
이곳은 파묵칼레라는 신기한 자연과 함께 아주 오래된 유적지인 히에라폴리스가
함께 있는 곳으로 가이드는 이곳이 그렇게 설명할 게 없다고 한 시간의 자유시간을 주며
족욕이나 하라고 하네요.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자유입니다.
마치 스키장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석회성분 때문에 눈이 부실만큼 하얀 세상입니다.
이곳은 세게 자연 유산이며 문화유산이 함께 있는 곳입니다.
이런 게 생기는 이유는 석회암 지역에서 온천수에 녹아있는 탄산칼슘이 물속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며 침전되어 단단해지며 하얀 모습의 알갱이가 생기고 접시 모양의 지형이 계단 형태로
이렇게 형성된 석회암을 Travertine(석회화)이라는 온천의 침전물이라고 한답니다.
이런 온천의 침전물의 암석이 층층이 계단 모양으로 형성된 지형을
Travertine Terrace(석화화 단구)라고 부른다네요.
그러니 이곳 파묵칼레는 아주 오래전부터 만들어진 석회화 단구가 아주 넓은
면적에 걸쳐 형성되어 이런 장관을 연출해 준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기이한 모습입니다.
가끔 지하동굴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형태입니다.
중국 쿤밍 부근의 지우시앙(九鄕) 동굴에 다녀오신 분은 색깔은 다르지만
같은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계단이 형성되는 모습은 같은 이치가 아닐까요?
그곳에 가면 신전(神田)이라고 이름 붙인 곳에 무척 큰 모양의 테라스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하에 이런 규모란 대단한 크기입니다.
물론 이곳 파묵칼레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자연이 만들어 낸 신기한 모습...
하얀 언덕에 바글거리는 게 개미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지면으로 석회성분의 물이 솟아 나오며 오랜 시간 그 물이 흘러 마치 스키장처럼
이 산을 하얗게 덮어버렸습니다.
이런 기이한 모습 때문에 이 부근에 온천도 많아 옛날부터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클레오파트라가 신혼여행을 올 정도니 옛날부터 유명했다는 이야기겠네요.
그런데 옛날에는 이런 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왔을까요?
교통편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이곳도 세계 자연유산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섭씨 35도 정도의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밋밋한 온천물...
한국인에게는 차가운 편입니다.
한국인은 뜨거워야 시원하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여기는 차가운 곳입니다.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없는 곳입니다.
신발과 양말을 벗어 비닐봉지에 넣어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냥 입구에 앉아 흐르는 물에 발만 담갔다가 돌아가시려면 상관없겠지만,
이곳저곳 다니려면...
차라리 배낭이 있다면 신발을 벗어 넣고 메고 다니면 훨씬 편할 것 같습니다.
이끼가 끼어 미끄러운 곳도 있어 조심스럽게 걸어야 합니다.
넘어지는 분도 계셨으니까요.
그런데 바닥이 날카로운 부분도 있기에 다칠 수 있어
무척 조심스럽게 걸어 다녀야 합니다.
주변에 많은 온천장이 생기는 바람에 지금은 물의 양이 많지 않아 제한 급수를 하기에
전체 면적을 삼등분하여 순서대로 돌아가며 물을 흘려보낸다 합니다.
만약 한동안 물이 흐르지 않으면 하얀 색깔이 누렇게 변해버려 흉하게 보인다 하네요.
그러나 지금 사진을 찍고 있는 이곳은 언제나 가장 많은 사람이 붐비는 곳으로
늘 물을 흘려보낸다 하네요.
자연유산으로 등록되며 이곳에 있던 호텔은 모두 철거해 버렸다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시면 옛 유적의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주위를 하얗게 덮어버렸습니다.
서양인은 간혹 과감히 벗어버립니다.
이런 곳에 오면 보여주고 싶으신 게요?
그런 게요?
특히 북유럽에 사는 사람은 햇볕만 보면 환장합니다.
그래야 비타민 D가 생성되어 뼈만 튼튼해지는 게 아니라 신경질도 줄어듭니다.
데린쿠유의 지하도시에 살았던 사람의 뼈를 보면 알 수 있잖아요?
그래요.
껍데기를 과감히 벗어던질 때 세상은 달라집니다.
더 벗어던지면 세상은 더 아름다워지고 남자는 더 즐겁습니다.
이래서 여자는 세상을 아름답고 즐겁게 만드나 봅니다.
지금은 비키니를 입지 못하게 했고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온천욕을 할 수 있는 곳은 따로 마련해 놓았기에 이곳에서는 비키니 차림은 금합니다만...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가끔 노출을 희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데 어쩌란 말입니까?
너만 벗냐?
나도 벗는다.
우쒸~
같은 여자라도 비키니만 입은 여자도 있고 히잡을 둘러쓰고 꽁꽁 싸맨 여자도 있습니다.
다리마저도 걷지 않고 바지까지 입은 체 물에 들어옵니다.
모슬렘이라도 온천과 아름다운 광경은 즐기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겠지요.
제일 즐거운 것은 바로 아이들입니다.
누구도 아이의 노출을 막지는 않습니다.
자기 세상을 만난 듯 즐겁게 물놀이합니다.
이런 곳에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아이가 부럽습니다.
바닥에는 하얀 가루가 쌓여 있습니다.
가끔 바퀴벌레 두 마리가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석에 숨어
사랑의 밀어를 속삭인다고 짜증 내지 맙시다.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
원래 저러면 안 되는 일입니다.
그래도 부러운 걸 어쩝니까?
이곳은 목욕탕이 아닙니다.
그래서 신발로 신지 못하고 벗고 다니고 비키니도 입지 못하게 하는 곳입니다.
바퀴벌레의 생명력은 강하기에 석회성분이 강한 물속에서도, 세상 어디서나 살아갑니다.
우리 가이드는 입이 아파 말을 하지 않는다 했지만,
佳人은 눈으로만이라도 보여 드리겠습니다.
사실 이곳은 별로 할 말이 없는 곳입니다.
그냥 눈으로 보고 몸으로 즐기는 곳입니다.
그러나 히에라폴리스에 대하여는 많은 설명이 필요한 곳입니다.
시멘트로 틀을 만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자연적으로 두는 것보다 저렇게 틀을 잡아주면 훨씬 빨리 계단을 만드나 봅니다.
이렇게 둔덕을 만들어 놓으면 자연히 이곳에 탄산칼슘이 침전되어 계단 형태의 모습이 만들어지겠지요.
이런 기이한 형태의 모습은 세상에서도 몇 군데 되지 않을 겁니다.
마치 예술작품처럼 아름답게 꽃이 핀 듯합니다.
佳人 혼자만의 생각인가요?
죄송합니다.
또 떴습니다.
이곳에 다녀왔다는 인증도 필요하고...
그리고 울 마눌님도 왔다는 인증도 필요하고...
그러나 같은 장소라도 따로 찍었으니 완벽하게 물증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배경의 사진은 스키장에 가서 찍어도 되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생각
세상의 모습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니...
정말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놀랄만한 광경입니다.
지금은 주위에 많은 온천 호텔이 생겨 물을 대량으로 소비하기에 이곳에는 3부제로
물을 분배하여 물길을 튼다 합니다.
오늘 둘러본 곳은 이곳의 주된 곳이라 늘 물을 흘려보내지만...
한동안 물길을 터주지 않으면 하얀색이 바래져 보기 흉해진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