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기/터키여행

에페소스의 공중화장실

佳人 2011. 6. 21. 08:10

 

이제 자리를 옮겨 로마 시대에 만들었다는 공중 화장실로 갑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화려한 공중 화장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늘 공중 화장실도 세월이 흐르면 유명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나 원 참!!!

 

 

물론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화장실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개미처럼 줄 지어 찾아들어 갑니다.

화장실 안에서 기념촬영도 합니다.

서로 변기 위에 앉아보려고 합니다.

 

 

화장실의 위치는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바로 하드리아누스 신전 옆에 있습니다.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지하에서 이 소리를 들었다면, 뭐라고 할까요?

 

 

살아생전 로마의 5 현제니 뭐니 하다가 죽고 나니 신전을 지어 봉헌한다 하여

좋다고 했더니 겨우 한다는 짓이 화장실 옆에다 신전을 지었단 말인가?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죽어서도 옆에서 뽕뽕 거리는 소리에 향기롭지 못한

냄새 때문에 오랜 세월 고생했을 것 같습니다.

 

 

그 위치가 목욕탕이 있고 그 아래 하드리아누스 신전이 있고 그다음이 공중화장실로

그러니 아마도 이 수세식 화장실은 목욕탕에서 사용하고 난 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낮은 위치에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만약 그렇다면 수압에 의한 압력으로 강한 물줄기가 흘러 일을 본 덩어리를

금세 씻어 버렸을 것이고, 물을 재활용하고 아낀다는 의미에서

대단한 절약정신을 볼 수 있지 않겠어요?

 

 

그래야만 냄새도 나지 않고 깨끗하게 뒤처리를 하지요.

그래도 하드리아누스는 지하에서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겁니다.

신전은 이렇게 예쁘게 지어놓고 위치는 영 아닙니다.

 

 

여기에 대략 50여 개의 대리석 변기가 놓여 있습니다.

한꺼번에 50명이 함께 일을 볼 수 있다는 말이 되겠네요.

지금은 대리석이 깨어진 곳은 그냥 시멘트로 만들어 놓았네요.

아래로 덩어리가 떨어지면 물이 흐르도록 되어 있는 시설을 사진으로 확인하세요.

 

 

여름에야 대리석 좌변기라 시원해서 좋겠지만, 겨울에는 차가워 식겁하지 않겠어요?

그때는 집에서 일하는 노예를 불러 먼저 엉덩이 까고 미리 앉아 있으라 했답니다.

그러면 노예 엉덩이의 열기가 대리석에 전해져 미리 데워져 주인이 가서 일을 보는데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네요.

그러다 노예가 급한 김에 먼저 실례를 한 경우도 있었겠지요?

 

 

세상에 노예 중에도 엉덩이 까고 앉는 화장실 전용 노예가 따로 있었을까요?

젠장 주인이 물 갈아먹고 설사라도 하는 날에는 하루에 수십 번 엉덩이 까고

가서 앉아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 왜 관광객은 저곳에 앉지 못해 야단이죠?

앉아보면 뭐가 다른가요?

일 볼 때가 아니면 노예가 주인을 위해 차가운 대리석을 데우는 일을 하기 위해 앉는다는데...

노예가 되고 싶은 게요?

정말 그런 게요?

아마도 시공을 뛰어넘어 옛사람과 천 년의 대화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엉덩이를 통한 교감... 네 그런 일이었습니다.

 

 

화장실 변기 앞을 보시면 물길이 보이실 겁니다.

뒤처리하기 위해 물을 늘 흘려보냈다 합니다.

손 씻으라고요.

당시에 변변한 화장지는 고사하고 종이마저 파피루스는 귀한고 이집트에서

금수조치까지 했다고 하니...

 

로마인은 화장실에 앉아서도 토론을 즐겼을까요?

사진으로 보시면 변기 사이에 칸막이도 없고 소리도 그대로 들리고 

지금의 중국의 시골 화장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곳은 유료화장실이었다 하니...

이때부터 화장실 사용료를 받았나 보네요.

 

 

로마인의 옷을 토가(Toga)라고 한다는군요.

그 옷은 바지가 아니라 망토와 같아 일을 볼 때 가리면 크게 쑥스러운 것도 없겠네요.

그렇다고 소리와 냄새까지 가릴 수는 없었겠지요.

 

이 화장실은 유로 화장실로 물이 들어오는 곳의 변기는 가격이 비싸고

물이 나가는 곳의 변기는 저렴했다고 하니 같은 화장실을 이용하여도

위치에 따라 합리적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하니...

 

 

어디 토가라는 옷을 한번 볼까요?

그 녀석들이 일 볼 때 편하려고 그런 옷을 만들어 입었나 봅니다.

토가는 남성들만 입었고 여성은 스톨라(Stola)를 입었다 하네요.

그러나 토가는 아무나 입는 옷이 아니고 로마 시민만 입었다고 합니다.

일종의 망토로 여겨지며 불편하였기에 집에서나 일할 때는 벗었다 하니...

 

 

가운데는 정원으로 꾸며 분수도 만들어 놓아 습도와 환기도 시키는 작용을 했다 하고

일을 보며 시선은 앞의 정원을 향하도록 하여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얼굴 붉히는 일이

없도록 배려했다는데 작은 정원 안에 고기도 기르고... 수초도 자라고...

화장실도 이 정도는 되어야 돈을 내고 들어갈만하지 않겠어요?

악사까지 불러 연주라도 시킬까요?

어때요?

묵직하게 흐르는 첼로의 선율에 몸을 맡기면 저절로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변비 안녕~ 

 

 

그럼 밤에는?

밤에 화장실을 이용하면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며 별 헤는 밤을 노래할 수 있습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비둘기, 강아지, 노새, 노루는 이곳에 있지만 프랑시스잠이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이곳에 없으며 시를 읊으며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일을 볼 수 있다는 일은

정말 멋진 빤따쑤띡한 화장실입니다.

 

 

그럼 또 비 오는 날에는?

환장하지요.

노예보고 우산 받쳐라 하고 일을 보았을까요?

눈 내리는 밤에는...

노예는 담장 너머 보이는 상업용 아고라를 바라보며 오늘 들어온 서커스가 있나 하며

바라보았을 것이고 그래도 이런 화장실에 앉아 첼로로 연주하는 음악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비가 오고 눈이 내린 들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아닌가요?

바로 건너다 보이는 유곽에 어떤 새로운 여자가 들어왔나 바라보았을까요?

화장실 이야기로만 한 꼭지를 쓸 수 있는 곳이 에페소스의 화장실이었습니다.

佳人도 화장실을 가지고 이렇게 많은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길게 쓸지 몰랐습니다.

용서하소서~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생각

에페소스의 화장실은 이미 기원전부터 유료화장실이었다 합니다.

나 참 더러워서...

세상은 이미 이때부터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작용을 이용해 돈을 벌었습니다.

세상에 먹는 물값 받지 않고 화장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나라가 몇 나라나 될까요?

佳人은 이래서 대한민국을 무지 사랑합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무료로 해결할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가 아니겠습니까?

들어가고 나가는데 드는 비용이 없는 나라~

대~ 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