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기/터키여행

안탈리아와 나자르 본쥬

佳人 2011. 6. 4. 00:10

이제 콘야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차에 올라 지중해의 항구도시인 안탈리아로 갑니다.

지금까지는 평원을 달렸지만, 콘야 시내를 벗어나며 산길을 오릅니다.

이 산맥이 지중해와 함께 동서로 길게 뻗은 토로스 산맥이라 하네요.

 

콘야는 터키에서도 가장 믿음이 강한 모슬렘이 사는 도시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슬람을 믿는 나라가 57개국 정도이고 13억의 신자가 있는 종교라 하더군요.

콘야는 로마시대엔 이고니온이라고 불린 곳으로 오래전부터 발달한 내륙도시입니다. 

 

점심을 마치고 1시 30분경 다시 출발합니다.

나무조차 한 그루 잘 자랄 수 없는 그런 산으로 보입니다.

여기도 화산재가 내린 곳에 용암이 덮어 농사도 지을 수 없는 그런 땅으로 보입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차창 가로 나무에 뭔가 보입니다.

이거 겨우살이가 아닙니까?

지천입니다.

산비탈에 있는 나무에는 모두 달라붙어 삽니다.

 

겨우살이는 기생식물로 다른 나무에 붙어사는 이상한 식물입니다.

항암작용이 있는 나무라 우리나라에서는 무척 대우를 받지만, 터키는 아닌 모양입니다.

이곳에 내려 겨우살이나 걷어 팔면 돈이 되지 않겠습니까?

 

독일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겨우살이 추출물을 정화하여 항암 주사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미슬토라고 할 겁니다.

독일은 유럽에서도 자연에서 채취한 식물을 이용하여 약을 많이 만드는 나라인가 보네요.

 

오늘 새벽 열기구를 탔을 때 열기구에 붙어 있던 나자르 본쥬라고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늘을 나는 열기구에 우리가 탄 바구니에도 붙여 놓았더군요.

우리처럼 두리번거리며 구경하라는 의미인가요?

터키를 다니다 보면 가게나 집은 물론 자동차에도 붙어있는 나자를 본쥬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을 나자르 본쥬(Nazar Boncugu) 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크기도 다양하고 모양도 다양합니다.

열쇠고리에서 반지에 팔찌까지...

좌우지간 다니다 보면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가게에는 당연히 붙여 놓았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부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메두사와 같은 용도입니까?

터키의 국민 부적인 셈입니다.

 

달리는 버스에도 물론 붙여 놓았지요.

그러니 마주 보고 달리는 버스를 보면 마치 서로 째려보고 달려오는 듯합니다.

 

영어로는 이블 아이(Evil Eye)라고 하며 악마의 눈이라고 하는데 이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악마를

가두어 두었기에 보통 시시한 악마는 그 눈을 쳐다만 봐도 '오메~ 기죽어' 하며

놀라 도망간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이제이의 방법인가요?

 

이 집은 아주 굴비 엮듯 꿰어서 걸어 놓았습니다.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를 겨루겠다는 의지 표현인가요?

 

물론 그 옆에는 질과 양으로 한꺼번에 승부를 하겠다고 큰 놈과 작은놈으로 함께 걸어 놓았습니다.

터키를 여행하다 보면 우리 눈에는 눈이 이상하게 보이지만, 그들 눈에는 아주 당연한 눈이 있습니다.

 

터키 사람들은 나자르 본쥬가 다른 사람의 질투나 미움도 빨아들여 자신을 지켜준다고 믿는다는군요.

터키를 여행하다 보면 파란색 바탕으로 된 유리에 까만색 눈이 그려진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어때요?

이제 나자르 본쥬를 보신 여러분께서는 올해 잡귀가 여러분 가정에 얼씬도 하지 못 합 겁니다.

 

이제 우리를 태운 버스는 달리고 또 달립니다.

산길을 올라가며 헐떡거립니다.

이 산맥은 동서로 길게 뻗은 산맥으로 그 높이가 3.000m가 넘는 산맥이라 합니다.

 

아직 산 위에는 눈이 녹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지난주에 이 지역을 달렸던 관광버스가 폭설로 운행하지 못하고 우회하여 운행했다고 하니...

무척 높이 올라왔나 봅니다.

안개마저 끼기 시작합니다.

 

오전에는 내내 고원의 평야를 달렸고 오후는 내내 산을 오르내립니다.

산의 모양이 시루떡을 쌓아 놓은 듯하네요.

벽돌인가요?

 

2시간 정도 달려 중간에 잠시 휴게소를 들렀다 갑니다.

아마도 관광객을 태운 버스 대부분은 이 휴게소는 필수일 겁니다.

터키어로 아나톨루는 동방의 해가 뜨는 곳이라는 의미라네요.

아마도 가장 많은 문명이 일어나고 사라진 곳 중의 하나가 아나톨리아가 아닐까요?

예전에 배운 메소포타미아와 유프라테스 강이 흐르는 곳이니까요.

 

노아의 방주에 나오는 아라랏산도 동부에 있고 에덴동산도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 있고...

아나톨리아는 만 년의 역사가 있는 유서 깊은 지방인가 봅니다.

 

이제 휴게소를 지나면 내리막입니다.

바로 계속 내리막을 달려 지중해 바닷가로 내려갑니다.

 

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그러나 바다가 보이면 앞으로도 한 시간을 더 가야

지중해의 유명한 휴양도시인 안탈리아라고 하네요.

 

오늘 겨우 700km를 달렸습니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9시경 출발하여 7시경에 안탈리아에 도착합니다.

물론 오는 도중 점심을 먹었고 오전과 오후에 한 번 정도 휴게소를 들렀지만,

10시간을 달려 지중해 휴양도시인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옴마야~

위의 사진에 보이는 호텔 실외 수영장이 설마 나자르 본쥬라는 부적은 아니겠죠?

만약 그렇다면 터키에서는 제일 큰 나자르 본쥬가 아닐까요?

 

우리는 Cender 호텔이라는 곳에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호텔을 오래되어 시설은 낡았지만, 오래전에 지었기에 위치는 무척 좋아

호텔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훌륭합니다.

 

아마도 먼저 자리를 잡은 곳이라 그럴 겁니다.

이 호텔은 한국인 여행객이 무척 많습니다.

한국 여행사마다 안탈리아에서는 이 호텔을 주로 이용하나 봅니다.

 

객실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어때요?

경치 하나는 끝내줍니다.

옆을 바라보면 한국인 모두 테라스에 나와 풍경을 바라보고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안탈리아는 佳人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터키의 국기를 보면 붉은 바탕에 초승달과 별이 그려진 모습입니다.

이슬람의 창시자인 모하메드가 메카의 언덕 히라에서 신의 계시를 받아

새벽에 일어나 처음 바라본 모습이 초승달과 별이었다 합니다.

누구는 잠에서 깨어나 깨달음을 얻는다 하는데 佳人은 왜 깨달음은커녕 머리만 띵~ 합니까? 

그래서 터키의 국기가 초승달과 별을 나타내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모양이 초승달이 아니고 그믐달이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