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페소스의 아름다운 하드리아누스 신전
에페소스는 기원전 10세기 이오니아인에 의해 처음으로 도시가 형성되었다 합니다.
그 후 여러 세력이 이곳을 통치하였고 그 후 마지막으로 로마가 통치하며 남아 있는
대부분 유적이 로마의 유적이지만, 사실 이곳은 여러 문명이
한데 어울려 있는 곳으로 보아야겠네요.
이제 우리는 힘깨나 쓴다는 헤라클레스 문을 뒤로하고 아래로 난 크레테스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헤라클레스 문에서부터 내리막으로 셀수스 도서관까지의 길을 크레테스의
길이라 한다는데 아마도 예전에 이 길을 사제가 신전을 가기 위해 늘 오르내렸기에
그렇게 부르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도시로는 도로가 너무 경사가 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대리석으로 만든 석상입니다.
옷의 주름까지 생동감 있게 조각으로 남겼습니다.
이 사람들은 돌을 떡 주무르듯 하는 기술을 지녔나 모르겠습니다.
사제의 길이라는 크레테스의 길에는 위의 사진처럼 이런 기둥이 많습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이 기둥 위에 이곳 출신의 사제나 유명한 사람의 석상이 올려져 있었을
것이기에 잠시 우두커니 서서 상상을 합니다.
지금 저 좌대 위에 멋진 석상이 연속적으로 올려져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마저 두근거립니다.
어때요... 멋진 풍경이잖아요.
조각상 아래는 글이 간혹 적혀 있지만, 무식한 佳人이...
조각상은 몸체와 머리 부분을 따로 만들어 붙였나 모르겠습니다.
중국 시안에 있는 병마용도 머리 부분은 따로 만들어 나중에 붙였다 했던가요?
이 사람은 아마도 에페소스 출신의 철학자인 헤라 클레이토스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디세이의 저자 호메로스였는지도...
토가라는 겉 옷을 걸친 사람이니 로마의 귀족이었을까요?
에페소스는 그리스 통치 시절 에게해에서는 가장 번성한 항구로 번영을 누렸다 합니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그들의 영토에 세워진 위대한 건축물 가운데 세계 7대 불가사의를
꼽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이었다 합니다..
아르테미스는 이오니아인이 섬기던 가장 좋아했던 여신이라는군요.
크레테스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위의 사진처럼 오른쪽에 건물 하나가 나타납니다.
트라야 누스의 샘이라는 건물입니다.
트라야 누스(52-117)는 로마제국의 5 현제 중 한 사람이며 통치시기에
로마제국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황제였지요.
그를 기념하기 위한 샘입니다.
건물의 지붕 상인방 부분이 삼각형입니다.
저 부분을 페디먼트라고 하던가요?
원래는 이 샘 앞에 저수조가 있고 그 앞에 황제의 석상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조각상 발아래로 물이 흘렀다고 합니다.
지금 위의 사진에 보이는 둥근 공 모양을 한 발로 딛고 서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누구는 둥근 모양이 지구를 의미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겠지요?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게 한참 후대였으니까요.
차라리 박지성 선수가 공을 드리블하는 모습을 새겨놓았다 하면 그럴듯하지 않겠어요?
이곳은 다른 곳보다 복원이 어느 정도 진행된 모습입니다.
복원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없어진 게 더 많습니다.
그러니 주변의 돌을 치우고 정리했다는 표현이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트라야누스의 샘이 있는 건물 앞은 이렇게 물이 흘러가도록 수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물은 에페소스 사람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그들의 물관리와 그 시스템에
오늘에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우두커니 서서 옛날을 상상합니다.
분수에서 물이 솟아오르고 그 물이 작을 수로를 따라 흘러가는 모습을...
들리십니까? 졸졸졸...
트라야누스의 샘을 뒤로하고 계속 아래로 내려갑니다.
아마도 이곳은 상가지역으로 상가터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에페소스는 크게 2개의 권역으로 나뉘어 있다고 했습니다.
계곡 상부는 상류층이 살았고 옛날 항구와 잇닿아 있는 하단부는 서민을 위한
주거공간이었다 합니다.
두 구역은 상가가 밀집했던 번화한 크레테스 거리로 연결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 앞은 어제 보여드린 모자이크 도로이니까요.
위의 사진은 스콜라스티키아((Scholasticia)라는 목욕탕 시설입니다.
벌써 두 번째 목욕탕 시설입니다.
4세기경 부유한 사업가 스콜라스티키아라는 여성이 기존의 작은 목욕탕을
크게 지어 기증한 건물이라 하네요.
로마의 목욕탕 사랑은 그 끝을 알 수 없지요?
점차 확장하여 3층 건물로 불을 직접 때지 않고 인근에서 불을 때고 뜨거운 공기를
순환시켜 난방했으며 탈의실, 냉탕, 온탕, 열탕에 증기탕까지 게다가 체력단련실과
미술관까지 갖추고 있었다고 하네요.
로마인에게는 목욕탕이라는 개념이 그냥 목욕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문화공간이고 사교장이지요.
로마시대에는 목욕탕이 남녀 혼탕이었다가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기부터 여자는
오전, 남자는 오후에 이용하도록 하기도 했다 합니다.
지금 터키의 오래된 하만이라는 터키탕도 그와 같은 형태로 운영하거나
요일을 달리해 운영하는 곳이 있다 하네요.
그다음에 나오는 유적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하드리아누스 신전입니다.
유적이 거의 복원이 끝나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무척 아름다운 건물로 보입니다.
4개의 코린트식 기둥이 받치고 있으며 가운데 두 개는 원형이고
밖의 두 개는 사각기둥입니다.
앞쪽의 아치 지붕의 가운데에는 행운의 여신 티케(Tyche)의 얼굴입니다.
보이십니까?
아치의 중앙에 아주 작은 얼굴입니다.
티케의 얼굴을 찾으신 분은 올 한 해 대박이 나실 겁니다.
티케는 행운의 여신이니까요.
하드리아누스는 이미 안탈리아에서 하드리아누스 문을 보았기에 귀에 익은
황제로 이곳은 아까 보았던 도미티아누스에 이어 황제에게 바쳐진
두 번째 신전인 셈입니다.
도미티아누스 신전은 살아생전 자기가 자기 손으로 만든 것이기에 반칙이고
사실 이것이 처음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착하게 살아야 할 이유입니다.
그러나 도미티아누스 신전은 황제가 살아생전 자기가 명령을 내려 만든 신전이고
이곳은 하드리아누스 사후 그의 업적을 기리는 마음으로 만들어 헌정한 것으로
같으나 다른 신전입니다.
세상에 자기 손으로 자기 공덕비 만들어 세운 사람도 가끔 있더군요.
그런 사람일수록 사실 별로 한 일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잠시 위의 사진 중 오른쪽 끝에 보이는 멧돼지를 눈여겨보아 주세요.
나중에 저 멧돼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사실 저 멧돼지가 이 도시의 주인인
셈으로 나중에 출연하지 않는다면 멧돼지 바비큐를 해 드셔도
제가 아무 말하지 않겠습니다.
에페소스를 제일 먼저 건설한 안드로니코스가 멧돼지를 쫓아다는 모습을
표현한 조각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뒤쪽의 상인방에 있는 메두사의 모습입니다.
로마나 그리스 유적을 다니다 보면 메두사의 얼굴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악귀와 불행을 막아준다는 부적과도 같은 조각인듯합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메두사는 고르곤의 세 자매 중 하나로 괴물의 모습을 한
스텐노와 에우리알레와는 달리 대단히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메두사는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을 사랑하였으나 이를 시기한 아테나로부터
저주를 받아 그 아름답던 머리카락은 뱀으로 변하게 하고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 사람은 무조건 돌로 변하게 하였습니다.
사랑이 무슨 죄인가요?
아무나 사랑하고 예쁘게 살아가면 안 되나요?
왜 이렇게 사랑은 신도 힘들게 만듭니까?
신이 인간보다도 못한 심성을 지녔습니다.
투기하고 미워하고 방해하고...
그것도 모자라 아테나는 페르세우스로 하여금 메두사를 죽이게 합니다.
정말 너무하시는군요.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한다지만, 신의 투기는 목숨마저 빼앗습니다.
몰래 접근해 간 페르세우스는 하르페 검으로 메두사의 목을 자릅니다.
신은 인간도 하기 어려운 나쁜 짓만 골라합니까?
이를 불쌍히 여긴 포세이돈은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죽이자마자 그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메두사가 흘리는 피를 막고 메두사가 흘리는 피에 영혼이
몰리게 하여 天馬로 다시 태어나게 했는데 이 말이 하늘을 수놓는 페가수스입니다.
메두사의 얼굴은 우리의 부적과 같아 부정한 기운이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메두사의
얼굴이 그리스나 로마 시대에 지어진 많은 건물에 조각으로 남아 있습니다.
예레바탄이라는 이스탄불의 저수조에 가면 메두사의 얼굴을 옆으로 또 거꾸로
물속에 잠기게 하고 그 위에 기둥을 올린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처용이나 터키의 나자르 본쥬와도 같은 의미라 보이네요.
씨엠립의 힌두사원을 들어갈 때 상인방에 있는 깔라와도 같은 의미로 만들었지 싶습니다.
이 신전을 바라볼 때는 메두사의 눈과 마주치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눈이 마주치면 '반사'를 외치거나 외면하십시오.
안 그러면 돌이 되어 귀국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에페소스에 머물며
다른 돌처럼 굴러다니게 됩니다.
메두사의 앞에 있던 행운의 여신 티케(Tyche)를 보십시오.
여신이고 나발이고 이미 돌이 되어 저곳에 매달린 지 수천 년...
뒤통수만 바라보아도 돌이 되어 버렸습니다.
위의 조각은 테세우스와 헤라클레스를 비롯한 그리스 신들이 아마존 여전사와
마주하는 모습이라 합니다.
저렇게 메두사는 맨날 뒤에서 티케의 뒤통수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에페소스에 가서 보시면 정말 돌이 많습니다.
그 돌이 모두 어디에서 왔겠습니까?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이 여기서 메두사와 눈이 마주쳐 바로 돌이 되어 뒹굴고 있습니다.
메두사와 눈이 마주쳐 돌이 되고 또 어떤 경우는
고양이도 되어 구천을 헤매고 있구나~
불량품은 고양이가 될까요?
아마존 여전사와 싸우는 디오니소스와 판, 시티로스, 헤르메스라고 합니다.
가끔 살아생전 자기 공덕비 만드는 이상한 사람을 보는 경우가
바로 도미티아누스의 경우입니다.
128년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이곳 에페소스를 방문합니다.
이를 기념해 10년 후 퀸틸리우스라는 사람이 코린트식으로 신전을 만들어
봉헌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드리아누스는 로마의 5 현제 중 한 사람이라고 했던가요?
착한 사람은 만들지 말라고 해도 방문만 해도 나중에 보면
기념 신전이나 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유적은 모조품이고 진품은 에페소스 박물관에 가 있습니다.
제일 왼쪽에 둥근 방패가 보이는 조각상이 아테네 여신상이고 그다음부터
여섯개의 조각이 그리스 신상입니다.
그 다음 기독교를 국교로 삼은 테오도시우스 황제의 가족들이 새겨져 있는 조각입니다.
그리스의 신은 로마 황제의 기쁨조인 바람잡이 역할만 하는군요.
로마 황제를 기리는 기념 신전의 상인방을 장식하고 치어리더 역할만 하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사랑한다면 우리처럼 이곳을 찾아와서는 안 됩니다.
적어도 며칠이라도 이곳에 머물며 둘러보며 느껴야 합니다.
발길에 차이는 돌 하나라도 눈길을 주고 묻고 대화해야 합니다.
수천 년을 사람의 눈길이 그리워 돌이 되어 이곳에 뒹굴고 있지 않습니까?
그냥 찬바람만 일으키며 휑하니 지나친다면, 얼마나 속상하겠습니까?